사진=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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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섭 목사 / 시인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물러간 자리
찜통더위가 지구를 점점 뜨겁게 달구고
낮보다 밤의 열대야 불쾌지수 높인다

폭염의 여름날 소낙비 기다려지며
에어컨 빵빵한 카페의 팥빙수 그립고
어린 시절 고향의 여름 생각난다

섬마을 여름이 후덥지근하면
어린 우리 바닷물에 풍덩풍덩 멱감고
밤 되면 방파제에 누워 하늘 쳐다본다

북두칠성 따라 별자리 헤아리며 꿈꾸고
축구 중계에 두 귀 쫑긋하고 잠들면
새벽 종소리 은은하게 울리면 교회로 간다

삼복 찜통더위에도 소, 먹이기 계속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면
한여름 더위가 나를 이기지 못한다

구슬땀 흘리며 퇴비 증산에 일조하고
소나무 갉아 먹는 송충이 잡은 후
우물물에 등물 치면 더위가 도망간다

뜨거운 여름 바위 낚시로 망중한 즐기고
노래미, 우럭, 줄돔, 장어 낚아 집에 오면
여름날 보약이 따로 없다

갈수록 지구는 더워지고, 열대야 심해져
불쾌지수 높아지고 사람들 거칠어져
각자의 여름나기 생각하며 이겨내야 해

짜증스러운 여름이 아닌 신나고 즐거운 여름
멈추고 뒷걸음치는 여름보다 성장한 여름
불평하는 여름 아닌 감사하는 여름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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