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철 목사 / 초원교회 원로,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고려 교단은 경향교회와 보조를 맞추어 향후 진로를 가늠하고 있었다. 경향교회가 모 교회였고 교단 유지에 여러 면에서 기여도가 컸기 때문이다. 고려 교단은 결국 석원태 목사 문제로 양분되는 아픔을 다시 겪었다. 이때부터 반 석원태 측을 가칭 개혁 고려로 석원태 측을 가칭 석향 측이라고 불렀다.
 

개혁 고려에 소속된 서울남노회 충신교회 김관태 목사는 2013년 8월 한 세미나에 참석하여 고신교단 울산 깊은샘교회 송상호 목사를 룸메이트로 만나게 되었다. 이때 부흥회 강사로 고신교단 사직동교회 김철봉 목사를 소개받아 약속까지 받았다. 김철봉 목사는 2013년 9월 총회에서 고신교단 부총회장으로 피선되었고, 이미 약속한 대로 10월에 충신교회 부흥회를 인도했다.
 


김철봉 목사는 김관태 목사와의 대화를 통해 형제 교단이니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김관태 목사는 고신교단이 성도 간의 불신 법정 소송 문제만 불가로 환원한다면 언제든지 하나가 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답했다. 이때 김철봉 목사는 자신이 총회장이 되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김관태 목사 개인과의 대화였지 교단 대 교단의 대화나 약속은 아니었다.
 

개혁고려 교단(총회장: 천환 목사)은 2014년 9월에 제64회 총회를 진행하면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통합의 대상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나 당시까지 대한예수교장로회 순장 측 권정희 총회장과 합동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교단 지도부끼리 여러 차례 회동이 있었으나 행정 등 여러 면에서 상이점이 많았고 고려 측에서는 상대가 폐쇄적이라고 생각하여 합동 추진을 포기했다.
 

이런 즈음에 고신교단 지도부와 만남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김철봉 목사는 2014년 9월 총회장에 피선되면서 김관태 목사와 약속한 대로 고려 교단과의 합동에 크게 비중을 두게 되었다. 김철봉 목사는 김관태 목사에게 소개받은 필자를 총회 사무실에서 면담까지 하게 되었다. 그 후 구자우 사무총장은 경인 노회까지 방문하여 필자를 포함한 노회 중진 목사들과 회동까지 했다. 총회장과 사무총장과의 회동 내용은 불신 법정 소송 불가로 환원하는 문제였다. 이때는 이미 필자가 담임목사로 있는 초원교회에서 경인 노회를 통해 이 소송 문제를 23회 총회의 결의대로 소송 불가로 돌려달라고 안건 상정을 했으나 2013년 63회 총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총회장과 사무총장의 권유를 받고 64회 총회에 한 번 더 상정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하지만 이 문제가 교단에서 다시 주목을 받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고신교단 내의 소송 문제가 1970년대의 일이니 잊혀진 사건이었지만 다시 수면 위로 부상을 시킨 것이다. 그러나 64회 총회에서 가결되지 않음으로 결국 고려 교단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아 합동은 어려워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와중에도 김철봉 목사는 김관태 목사를 통해 소개받은 고려 교단의 천환 총회장을 위시한 지도부와 공식 비공식 만남을 총 20차례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2015년 8월 5일에는 ‘고신총회와 고려총회 통합합의문’으로 ‘고신총회와 고려총회는 2015년 9월에 개최되는 제65회 총회 시에 결의하여 통합하기로 한다. 통합 시 양 총회의 모든 역사(총회 회기, 교회 역사, 신학교 졸업기수 등)는 병합된다.’ 등 5개 항에 서명했다. 이때 양 총회 14명의 대표가 서명에 참여했다.
 

그 후 9월 9일에는 ‘고신총회와 고려총회의 통합 세부 사항 서명의 건’이라는 제목하에 ‘ “성도 간의 소송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에서 의료법인, 학교법인 고려학원, 유지재단, 은급재단, 고신 언론사 등 운영상 부득이한 경우는 예외로 할지라도 “총회 산하의 목회자와 교회와 성도는 소송이 불가하다.” 등 16개 항으로 입장을 천명하여 양 교단의 합동에 걸림돌을 제거했다.
 

고려 교단은 제65회 총회를 2015년 9월 15일(화) 15시부터 사랑의 교회 안성수양관에서 ‘교회의 사도성을 회복하라’(엡 2:20-22)는 표제 하에 개최했다. 이때 목사 244명, 장로 103명 등 총 347명의 총대가 명단에 올랐다. 65회 총회에서 국내교회 179개, 해외선교지 교회 91개 등 270개, 교역자 340명이 보고되었다. 국내 전체 교인 수는 18,438명으로 보고되었다. 결국 65회 총회에서 고신교단과 합동 안이 상정되어 통과되었고 이에 따라 천안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모이는 고신교단 제65회 총회 장소로 이동하여 함께 총회에 참석했다.
 


2015년 9월 당시 개혁고려 교단은 3개 처 교회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고신교단에 합류하였다. 애초 미 합류 교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통합은 순조로웠고 고려 교단 지도부는 남은 교회들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한편 석원태 측의 고려 교단에 남은 교회와 목사 중 일부가 고신교단 지역 노회로 바로 가입하기도 했다. 천안 좋은교회의 오기정 목사와 백향목교회의 이연기 목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2001년 서경 노회가 고신교단 합동 추진위원회와 결의한 고려 교단에 소속된 교회나 고려신학교 출신 목회자가 가입을 원할 때는 허락한다는 합의사항에 따라 고신교단 지역 노회로의 직접 가입이 가능했다.
 

필자는 이때, 즉 2015년의 합동은 총회 대 총회의 통합이었고 석원태로 상징되는 고려 교단에서 볼 때는 4차 분열로 평가한다. 그 앞의 1차 분열(1984년 3월 이전), 2차 분열(1984년 3월 23일), 3차 분열(2001년 4월)은 결과적으로 고신총회와 고려총회의 통합을 이루는 전초 역사가 되었다.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