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교수 /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아르메니아조지아연구소(AGSI)와 남장로교연구소(SPSI) 대표

 

 

어떻게 감사할 수 있냐고요
 

오니가조 역사문화 순례길의 끝자락, 학살당한 두 명의 조선인, 그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긁어낸 터널의 끝에 이르니 감사가 보이니요
 

학살당한 두 조선인(배상도 씨  이기윤 씨) 추도비
학살당한 두 조선인(배상도 씨  이기윤 씨) 추도비

 

어떻게 기뻐할 수 있냐고요
 

혼슈의 땅끝 마을, 쿠쉬모토의 바닷가 한켠에 외로이 서 있는 하쉬구이 이와 바위들이 풍파를 이겨낸 흔적의 속살을 가까이에서 보니까요
 

 

어떻게 눈물의 기도로 승화할 수 있냐고요
 

산단베키 동굴을 만든 파도의 인내를 보았으니요


 

어떻게 겸손할 수 있냐고요
 

오니가조 순례길, 신묘막측한 바위 위로 한 움큼의 꽃을 피운 생명의 말 못 할 고난과 역경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요. 단 한 순간도 교만하거나 자랑의 말을 할 틈이 없었다고 하니요


 

어떻게 온유하고 온화할 수 있냐고요
 

센조지키를 이룬 영겁의 바위들이 두루마리처럼 쌓이고 쌓이면서 거칠거나 모가 나서 주변에 불편을 줄 여유가 한순간도 없었으니요


 

어떻게 신앙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냐고요
 

동해 바다 건너서 나라 지역을 중심으로 야마토 땅을 일군 우리 옛 조상들의 꿈자리를 보았으니요. 나라에서 교토로, 오사카로, 고베로, 열도 전역으로 기독교와 함께 들어온 정신을 보았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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