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수 목사의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 목사는 최근에 일련의 설교들을 통해 1611년판 영어 킹제임스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무오한 성경이며, 개역을 포함한 영어 현대역들은 카톨릭과 마귀가 변개시킨 부패한 성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홍기 목사는 이러한 주장은 이단적이며 거짓된 가르침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교회와 신앙은 김홍기 목사의 일련의 비판을 가감없이 게재함으로 한국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김홍기 목사 / Ph.D., D.Min. Christ Lives Ministries 대표. Talbot School of Theology (M. Div., D.Min.).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Ph.D.)

 

김홍기 목사
김홍기 목사

필자는 최근에 킹제임스 성경과 두에-랭스(Duay-Rheims) 영어 불가타 천주교 성경에 있는 로마서의 단어들과 구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비교해 보았다. 이런 조사를 하게 된 이유는 신약의 사본들(알렉산드리아 사본, 서방 사본, 비잔틴 사본)은 대체로 본래의 것들이고, 초기 소수 사본들과 후기 다수 사본들의 차이는 사소하며, 그 사본들은 모두 정확할 뿐 아니라 교리와 도덕에 있어서100퍼센트일치한다는 정통학자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사에 착수하면서도 개신교의 성경과 천주교의 성경은 무엇이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시작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두 성경을 비교하면 할 수록 필자의 선입견이 잘못되었고, 정통 학자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게 되었다. 두 성경을 비교한 결과, 킹제임스 성경(이후KJV)과 두에-랭스 불가타 천주교 성경(이후DRB)의 로마서의 내용은 사실상 100퍼센트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두 성경의 내용이 사실상 100% 동일하다는 사실은 두 성경의 로마서의 교리와 도덕이 100퍼센트 동일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DRB는 영국 성공회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도피한 영국인 가톨릭 학자들에 의해 번역된 영어 불가타 성경이다. 1582년에 신약이 출판되었고, 1609년과 1610년에는 구약이 출판되었다. DRB는 가톨릭 신학자인 제롬의 라틴어 불가타성경을 최초로 영어로 번역한 성경이다. 제롬의 불가타는 교황 다마소1세의 지시(AD 382)에 따라 개정과 번역 작업이 시작되었다. 제롬은 당시 라틴 교회에서 사용하던 베투스 라티나(Vetus Latina)의 사복음서를 개정하여 라틴어로 된 사복음서를 AD 383년에 선보였고, 70인역과 히브리어 성경에서 번역한 구약 전체를 AD 405년에 내놓았다. 그러나 불가타의 사복음서를 제외한 신약의 나머지 부분은 제롬이 아닌 미상의 개역자가 베투스 라티나를 개정해서 AD 410년 이전에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KJV와 DRB의 차이는 사소하다. 예를 들어 KJV가 “하나님의 의”(righteousness of God)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DRB는 “하나님의 공의”(justice of God)라는 단어를 쓴다. 여기 “의” 혹은 “공의”로 번역한 헬라어 디카이오수네(δικαιοσύνη)는 사전에 그 두 가지 정의가 다 있으므로 둘 중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방할 뿐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그 단어들의 용법을 볼 때 의미 또한 동일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현재 미국에서 가톨릭이 미사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뉴아메리칸 성경(The New American Bible)은 “하나님의 의”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것은 개신교 성경과 가톨릭 성경이 사용하는 용어(디카이오수네)에 있어서 의미상의 차이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리고 KJV는 롬3:19에서 “온 세상이 하나님께 책임을 지게 하려 함이라”(all the world may become accountable to God)로 번역한 반면, DRB는 “온 세상이 하나님께 복종하게 하려 함이라”(all the world may be made subject to God)로 번역했다. 두 번역 사이에 약간의 의미의 차이가 있지만 하나님의 주권적 심판의 교리에 관해서는 차이가 전혀 없다. 개신교 성경과 천주교 성경이 심판의 교리에 있어서 차이가 전혀 없다는 사실은 현대의 가톨릭 성경인 뉴아메리칸 성경의 다음과 같은 번역을 볼 때 더욱 분명해진다. “온 세상이 하나님 앞에 책임을 지게 하려 함이라”(the whole world stand accountable to God).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본다면, KJV는 롬3:23에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come short of the glory of God)라고 번역한다. 반면에 DRB는 “하나님의 영광을 필요로 한다”(do need the glory of God)라고 번역한다. 이것도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의미는 동일하다. 뉴아메리칸 성경의 다음과 같은 번역을 보면 개신교 성경과 천주교 성경이 사람의 죄에 관한 교리에 있어서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영광을 빼앗겼다”(are deprived of the glory of God). 그러면 여기서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성경이 동일한 데 개신교와 천주교는 왜 그렇게 교리적으로 다른가?” 미국의 저명한 변증가들인 앵커버그와 웰든(Ankerberg & Weldon)은 이 질문에 대해 합리적인 답을 제공한다. “사실상 공식적인 가톨릭 성경(JB/NAB 등)과 KJV 사이에는 단어 번역에 있어서 거의 차이가 없다. 교파적인 차이들은 신학자들이 단어들을 잘못 해석하는 방법 때문에 발생한다.”
 

KJV와 DRB의 차이가 사소하다는 사실은 위의 세 구절을 비교해 보는 것으로 충분히 입증될 수 있다. 왜냐하면 차이가 나는 나머지 구절들은 위의 세 구절의 차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두 성경의 로마서의 내용이 사실상 100 퍼센트 동일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통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처럼 두 성경의 출처인 사본들의 차이는 사소하고, 그 사본들은 모두 정확하기 때문이다.
 

DRB는 제롬의 불가타를 영어로 번역한 성경이다. 따라서 불가타의 바탕이 되는 사본들은 DRB의 바탕을 이루는 사본들이 된다. 제롬의 불가타의 신약은 베투스 라티나의 신약을 개정한 것이다. 그리고 베투스라티나의 신약은 서방 본문(The Western Text) 유형의 그리스어 사본에서 번역되었다. 베투스 라티나와 제롬과 미상의 개역자에 의해 개정된 본문들을 비교해 보면 그들이 사용한 사본들은 다음과 같다. 제롬은 베투스 라티나의 사복음서를 개정할 때 더 나은 초기 비잔틴(The Byzantine Text) 및 알렉산드리아 본문(The Alexandrian Text) 유형의 헬라어 사본을 사용했는데, 두 본문 중 비잔틴 본문 유형을 따르는 사본을 선호했다. 반면 미상의 개역자는 베투스 라티나의 신약의 나머지 부분을 개정하면서 알렉산드리아 본문 유형의 사본들을 참조했다.
 

반면에 KJV는 주로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본문인 공인본문(TR)에서 번역되었다. 따라서 TR의 기초가 되는 사본들은 KJV의 기초를 이루는 사본들이 된다. TR은 비잔틴 사본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므로 KJV 역시 비잔틴 사본에서 나온 것이다. KJV가 비잔틴 사본의 산물이라면, DRB는 서방 사본과 비잔틴 사본과 알렉산드리아 사본의 산물이다. 그런데 KJV와 DRB의 로마서의 내용이 동일하다면, 이 두 성경의 바탕이 되는 사본들의 로마서도 동일한 것이다. 그리고 신약의 교리와 도덕의 표준인 로마서의 내용에서 KJV와 DRB가 동일하다면, 로마서가 성경 전체에서 차지하는 최고의 위상과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신약의 나머지 부분에서도 두 성경의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두 성경의 사본들(서방 사본, 비잔틴 사본, 알렉산드리아 사본) 역시 거의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 성경의 사본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들은 사소한 것들로서 교리와 도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의 앵커버그와 웰든은 “후기의 다수 사본들과 초기의 소수 사본들 사이의 차이점은 사소하다. 이는 확실히 두 전통의 정확성에 대한 증거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탁월한 변증학자인 제임스 화이트(James White)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비잔틴 사본과 알렉산드리아 사본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두 개의 신약성경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내 사본에서 발견되는 것과 신약성경을 읽고 그 본문에 건전한 해석 방법을 적용하는 사람은 천년 후에 쓰여진 비잔틴 사본을 읽는 사람과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저명한 개혁신학자인 벤자민 워필드(B. B. Warfield) 역시 신약의 사본들은 우리에게 정확히 전해졌으며 그것들의 교리와 도덕은 완전하다고 주장한다. “신약의 대부분은 변이가 거의 혹은 전혀 없이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거룩한 저자들의 참된 본문은 완전히 정확하며. . . 신조와 도덕적 교훈에 있어서 왜곡되거나 상실된 것이 전혀 없다.” 그리고 에스라 애보트(Ezra Abbott)도 본문의 95퍼센트는 “경쟁적”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읽기 자료들이며, 나머지 95퍼센트는 너무나 하찮은 것들이어서 그것들의 수용이나 거부가 그 구절의 의미에 주목할 만한 차이를 전혀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 신약 본문의 본질적인 순결의 정도는 99.75%가 될 것이다.
 

개신교 성경인 킹제임스 성경과 천주교 성경인 두에-랭스 불가타 성경의 로마서의 내용이 사실상 100퍼센트 동일한 것은 두 성경이 로마서의 교리와 도덕에 있어서 100퍼센트 동일함을 보여 준다. 성경에서 로마서가 차지하는 최고의 위상과 중요성을 감안해 볼 때, 이 경우는 신구약 전서로 확대하여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개신교 성경과 천주교 성경이 이처럼 놀랍게 동일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두 성경의 토대가 되는 사본들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두 성경은 서방 사본, 알렉산드리아 사본, 비잔틴 사본에서 나왔다. 두 성경의 경이로운 동일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본들은 놀라운 동일성과 정확성을 보여 준다.
 

정동수 같은 킹제임스 유일주의자들은 알렉산드리아 사본(초기 소수 사본)은 천주교와 마귀가 부패시킨 사본이고, 비잔틴 사본(후기 다수 사본)은 하나님이 원본 말씀을 그 안에 보존시켜 주신 유일한 사본이라고 거짓되게 주장한다. 그리고 천주교 성경은 천주교 소수 사본(알렉산드리아 사본)에서 나왔고, 개신교 성경은 개신교 다수 사본(비잔틴 사본)에서 나왔다고 터무니없이 주장한다. 그러나 불가타 천주교 신약성경은 정동수의 거짓된 용어인 ‘천주교 소수 사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로마 가톨릭 지역에서 만들어진 서방 사본(The Western Text)에서 나온 라틴어 신약성경을 알렉산드리아 사본과 초기 비잔틴 사본으로 개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 가지 사본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불가타 천주교 성경은 비잔틴 사본으로 만들어진 개신교 킹제임스 성경과 놀라운 동일성을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은 두 성경의 출처인 서방 사본과 알렉산드리아 사본과 비잔틴 사본이 놀라운 동일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것은 정통 학자들이 주장하는 초기 소수 사본(알렉산드리아 사본)과 후기 다수 사본(비잔틴 사본)의 차이는 사소하고, 모든 사본들은 정확하며 교리와 도덕에 있어서 100퍼센트 일치한다는 정통학자들의 주장을 확실히 입증하는 것이다.
 

정동수는 천주교와 마귀가 변개시킨 알렉산드리아 사본과 하나님이 보존해 주신 비잔틴 사본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만들어 사기를 치고 있다. 반면 정통 학자들은 알렉산드리아 사본은 (부패할 확률이 적은 초기 사본이므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본이며 비잔틴 사본은 (부패할 확률이 많은 후기 사본이므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본의 신뢰도를 비교했을 때의 경우를 말하는 것일 뿐, 실제로 두 사본 사이의 차이는 사소하다. 그리고 두 사본은 정확하며 교리와 도덕에 있어서 100퍼센트 일치한다. 정동수는 두 사본의 이질성을 거짓으로 극대화하지만, 정통 학자들은 정직하게 두 사본의 경이로운 동질성을 주장한다. 킹제임스 성경과 두에-랭스 불가타 천주교 성경의 놀라운 동일성은 정동수의 사악한 사본 사기를 만천하에 폭로할 뿐 아니라, 정통학자들의 참된 주장을 강력히 입증해 준다.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