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단에게 딸을 빼앗긴 아버지가 피눈물로 쓴 글을 연재한다. 보내 온 기고자의 글을 읽는 내내 눈물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아무리 이단이라도 이럴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단들과 나눈 대화는 물론 수십 차례 받은 협박 문자 내용을 날짜와 시간까지 기록하고 있다. 오랜 공직 생활로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이단에 빠진 딸을 구하려면 철저한 물증이 필요하리라 판단한 결과라고 했다. 한 권의 장편 실화 소설책으로 생각해도 될 만한 A4 160여 페이지 분량이다. 하지만 글의 성격상 당사자들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한다. - 편집자 - |
김민수(가명) 집사 / 이단에게 딸을 빼앗긴 아버지
3장 끝이 없는 악마들의 공격
3-14 잃어버린 영혼 / 죽으면 고통도 끝나는 것일까?
그날 밤 시계가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문을 두들기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미선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문을 열어 주자 미선이가 아내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어디 있다 이제 왔어?”
흐트러진 신발을 정리하면서 아내가 말했다.
“기도원에 갔다가 이제 왔지.”
기도원에 갔다 왔다는 아내의 말에 미선이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기도원 뭐 하러 갔어?”
미선이의 눈이 시퍼렇게 변해버려 나는 오늘 밤 또 한바탕의 난리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가 누워있는 방으로 미선이가 들어와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3,000만 원 있어?”
“뭐, 3,000만 원?”
“그래 방을 얻고 한 달에 100만 원씩은 있어야 살잖아.”
아내가 안방으로 들어와 미선이가 하는 말을 듣고 말했다.
“미선아, 너 왜 그래. 우리 집 형편이 그럴 처지가 아니잖아?”
아내의 말을 들은 미선이가 방문을 걷어차며 “안 주겠다는 거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 식탁 위에 있던 전화기를 내던지고 피아노 위에 있던 화분을 거실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미선이의 난동이 또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침을 질질 흘리며 화장실로 들어가 신문지에다 오줌을 싸고 눈을 치켜뜨면서 소리를 질렀다.
“호적에 내 이름을 빼! 자식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와 아내는 밖으로 뛰쳐나왔다. 미선이가 밖으로 나오면서 소리를 질렀다.
“전부 죽여 버릴 거야!”
미선이는 수건으로 내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나는 손으로 수건을 풀어 길바닥에 내던졌고 길가로 나온 미선이는 오줌을 싸고 입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어쩌다 미선이가 이렇게 되었다는 말인가? 착하고 공부도 잘하던 우리 미선이가 이렇게 된 것에 가슴이 터지고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나는 미선이가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해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112에 전화를 해요.”
잠시 후에 미아지구대 경찰관들이 왔고 미선이의 행동을 지켜보던 경찰관이 말했다.
“선생님, 아무래도 따님의 행동이 이상합니다.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하나요? 전번에도 정신병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이번에는 그때와 다른 것 같습니다.”
여성 경찰관이 미선이를 붙잡고 경찰차에 태운 다음에 경찰관이 정신병원에 연락을 하였다. 정신병원 응급차가 도착하자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성지정신병원에 미선이를 입원시켰다. 미선이가 입원한 지 이틀이 지났다. 병원 의사가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다.
“어머님, 미선이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따님과 대화를 하면 정상적인 것 같은데요. 일단 본인이 잘못했다고 하니 퇴원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아내와 나는 고모와 함께 성지정신병원으로 가서 퇴원 수속을 하였다. 나는 미선이가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어쩌다가 몇 번이나 정신병원에 들어와서 고통을 받아야 했는지 마음이 무척 괴로웠다. 나는 상담실에 앉아 있는 미선이에게 말했다.
“미선아, 잘못을 뉘우쳤다고? 그래 알았다.”
내 말을 듣고 있던 미선이는 “아빠, 이젠 안 그럴게.”라고 말하면서도 환자복을 갈아입으려고 탈의실로 들어가면서 나를 쏘아보는 눈초리가 아주 매섭게 보였다. 퇴원 수속을 다 마친 우리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작은고모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
“미선아, 이제 시골에 가서 안정을 취하고 좀 쉬는 게 어떻겠니?”
“시골에? 그럼 그렇게 해.”
미선이는 순순히 고모의 말에 순응하면서 “아빠, 공부할 책도 좀 보내주고, 그리고 시골길을 가려면 자전거도 있어야 하고,,,”라고 나에게 말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탄 미선이를 보내며 나는 상상에 잠겼다.
“이제 우리 미선이가 조용한 시골에 가서 공부도 하고 농촌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도 하고 성가대도 조직하여 찬양을 드리고 어린아이들도 가르치고 어르신들 말벗도 해 드리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미선이가 시골로 간 그날 저녁에 나는 궁금하여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잘 도착했어? 미선이도 잘 있고”
“네, 지금 자려고요. 이제 미선이도 목욕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해요. 그리고 미선이도 말을 잘하고 웃기도 잘하네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뒷산으로 올라갔다. 각종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에서 이것저것을 들면서 운동을 하다가 약수터로 가서 물을 받아 집으로 들어왔다.
그때였다 집에 있는 전화기에서 벨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나는 전화기가 있는 식탁으로 걸어가면서 “누가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하지.”라고 중얼거렸다. 아내의 전화였고 불길한 생각이 문뜩 들었다.
“여보, 미선이가 또 변했어요!”
아내의 목소리는 떨렸고 다급한 목소리였다.
“무슨 소리야. 어제 저녁까지 웃기도 잘하고 말도 잘한다고 그랬잖아.”
“글쎄,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갔다 오더니 서울로 가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그래요.”
미선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읍에 있는 우체국 옆 전화기 박스로 가서 김병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김병식은 당장 서울로 올라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지시를 받은 미선이는 서울로 가겠다고 아내에게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그날 저녁 8시 20분경, 아내와 미선이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미선이가 거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미선아, 왔니?”
“왔어!”
미선이는 내 말에 차갑게 대답하더니 바로 식탁 앞으로 갔다. 그리고 식탁에 있던 물병을 거실 바닥에 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이게 뭐야! 씨팔.”
내가 미선이의 손을 잡자 내 가슴을 입으로 물어뜯고 말리는 아내를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피아노 위에 있던 화분을 집어 거실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미선이의 난동이 또 시작된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아내에게 소리를 쳤다.
“빨리 경찰을 불러!”
잠시 후에 미아지구대 경찰관들이 우리 집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또 다시 미아지구대로 들어갔다.
아내는 다시 집을 나와 천보산기도원으로 올라갔고 나는 수유리에 있는 고모네 집에서 잠시 거주하게 되었다. 그 일로부터 보름이 지난 8월 29일 오전 11시 경이었다. 삼양동 상가 건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옆집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전화를 하였다.
“아저씨, 큰일 났어요!”
“무슨 일인데요.”
“아저씨 딸이 집안 살림을 전부 차에 싣고 있어요!”
“뭐라고요!”
나는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아내에게 전화하여 이 사실을 알렸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 나서 빌딩 관리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달려가니 집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이삿짐센터 차가 침대와 김치냉장고, 장롱, TV 등 가전제품을 차에 싣고 있었다. 나는 부지런히 나르고 있는 인부들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다.
“중지해! 이놈들아! 이 집 주인은 나야!”
나는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재활용센터에서 온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저씨, 우리는 심부름만 하는 거예요.”
“무슨 심부름? 경찰관을 부를 거야!”
경찰관을 부른다고 하자 그 사람은 미선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저씨, 우리는 저 여자한테 돈을 주고 하는 거예요. 재활용센터에서 돈을 이미 줬어요.”
나는 그 대답을 듣자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렸을 때부터 애지중지하게 키운 자식새끼가 이제는 집안 살림까지 팔아먹는다는 말인가! 나는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이삿짐센터 차 속으로 기어 들어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나를 죽이고 가라!”
피아노, 냉장고 등은 이미 다른 차가 와서 실어가 버렸고 지금 싣고 있는 물건들은 30만 원을 미선이에게 선불로 주고 또 싣고 있는 중이라고 재활용센터에서 온 사람이 말했다. 딸이 집안 살림을 팔아먹었다는 소문이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골목길에서 웅성거리며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경찰관들이 도착했다. 나는 경찰관에게 말했다.
“딸이 집안 물건을 다 팔아먹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경찰관은 내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허 참, 이런 일도 다 있네요. 딸을 고소할 수도 없고 어쨌든 물건을 찾아오셔야지요.”
결국 나와 아내는 재활용센터 차를 타고 장안동에 있는 사무실로 가서 사장에게 항의하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남의 집 살림을 주인 허락 없이 마음대로 가지고 갑니까?”
재활용센터 사장은 차분하게 나에게 설명하였다.
“선생님, 그런 게 아니고요. 어제 오후 2시쯤에 이사 가려고 하는데 살림을 처분하고 싶다고 하면서 전화가 와서 직원을 보내 확인하고 돈 100만 원을 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