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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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목사 / 예린교회 은퇴목사, 전 부산장신대 교수, Drew University(예배학박사, Ph. D. in Liturgical Studies)

고대 철학자들에 의해서 주장된 이러한 에토스 이론을 굳이 교회음악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오늘날에도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하여 에토스 이론의 논리가 여실히 입증되어 일반사회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태아와 산모를 위한 ‘태교음악,’ 수험생을 위한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 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까지 이러한 음악 기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젖소가 우유를 짤 때 가곡이나 클래식음악을 들려주면 팝이나 락을 들려줄 때보다 훨씬 좋은 양질의 우유를 다량으로 생산하며 식물의 성장과정에서도 이와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임상실험에 사용되는 음악의 특징이 에토스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템포가 심하게 빠르지 않고, 리듬의 변화가 일정하며, 볼륨이 지나치게 크지 않으며, 동원되는 악기로는 관악기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현악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빵을 반죽할 때 이러한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을 하면 빵이 한껏 잘 부풀고 한층 더 쫄깃쫄깃한 맛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는 좋은 종류의 음악을 들으면서 밀가루를 반죽하는, 개선된 작업환경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빵을 부풀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효모(酵母 yeast)가, 음악이 전해주는 소리의 파장에 반응을 나타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물에 대한 임상실험에서도 동일한 반응이 나타났다. 즉 나쁜 종류의 음악을 들려준 물과 좋은 종류의 음악을 들려준 물의 분자구조를 조사해보니까 이 둘의 물에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좋은 종류의 음악을 들려준 물의 분자구조는 정상적이었던 반면에 나쁜 종류의 음악을 들려준 물의 분자구조는 이상한 형태로 망가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일그러진 형태의 분자구조를 가진 물을 마시면 사람의 신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음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언젠가 텔레비전 뉴스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특이한 농사기법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농부의 농사작법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특별한 농사기술이나 뛰어난 효과를 지닌 비료를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이 농부는 모를 심을 때부터 논에 나갈 때마다 자라고 있는 벼를 향해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에게 대하듯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벼들을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건강하게 자라거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농부가 농사짓는 벼들은 일반 벼들에 비해 병충해에 잘 걸리지도 않고 성장속도도 빠를 뿐더러 낱알도 풍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쌀로 밥을 지어먹으면 밥이 맛이 있고 영양가도 높아 다른 쌀에 비해 가격이 두 세배 비싼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쌀을 구입하니까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농부가 재배한 벼들이 이렇게 특별한 성장을 보인 이유가 무엇일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에토스 이론에 따른 좋은 음악을 들려준 것도 아니었다. 이 농부는 단지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말을 한 것뿐이었다. 그러니까 비록 음악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사랑이 담긴 음성의 파장에 식물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결론은 음악이든 사람의 음성이든 좋은 종류의 소리가 가지고 있는 파장은 그것을 느끼는 생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고대 그리스의 에토스 음악이론은 단순히 음악에만 한정시키고 있지만 오늘날의 소리와 관련된 임상실험에서는 이를 소리이론으로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이와 같이 좋은 영향을 미치는 좋은 종류의 음악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음성이 지닌 파장을 ‘사랑의 파장’이라고 이름 짓고자 한다.

교회가 아닌 세상이 판단한 좋은 음악의 기준이 이렇다면, 하나님께 드려지는 교회음악은 더 이상 거론할 여지가 없이, 고대 그리스의 에토스론에 따라, 사람의 정서와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좋은 종류의 음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복음 선교와 친교를 위해 교회에서 필요한 것이지만, 적어도 공적인 예배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은 에토스 이론에 근거한 인간의 정서와 영혼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음악, 즉 ‘사랑의 파장’을 가진 음악이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음악은 하나님께서도 좋아하실 것이므로 바로 그러한 음악으로 하나님께 찬양 드릴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 예배를 기뻐 받으실 줄을 믿으며 이러한 음악이 예배음악의 음악적 형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에모토 마사루, 『물은 답을 알고있다』(서울: 나무심는사람, 200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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