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교수 /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아르메니아조지아연구소(AGSI)와 남장로교연구소(SPSI) 대표
한국의 기독교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기독교 관련 역사관 또는 기독교 박물관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독교인의 정체성이요, 의무이며, 사명인 ‘기억함’(To Remember)을 실천하는 차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원칙들을 제시하려 한다.
첫째, 기독교 역사관 내지는 기독교 박물관의 운영 그룹은 기독교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투철한 역사관을 견지해야 한다. 가능하면 학부나 대학원에서 관련 전공을 한 경우라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아울러 신학을 공부하는 중에 교회사를 전공한 경우가 매우 자연스럽다. 학문적인 배경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장 경험이다. 이론과 실제를 겸한 경우라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 기독교 역사관 내지는 박물관은 살아있어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필요하다. 교회 역사는 유기적인 생명력이 꿈틀대는 인격체와 같다. 생생한 인격적인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매너 있고 건전해야 역사적인 동행이 순조롭다. 그런 개념이 약한 경우라면 살아 숨 쉬는 역사는 결단코 숨죽이며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래서 역사 앞에서 두렵고 떨림으로 겸허히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 역사관 또는 박물관은 살아 있어야 한다! 오래된 유물을 모아놓은 골동품 전시장을 단순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큰 착각이며 절대 관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죽여도 죽지 않으며, 왜곡해도 왜곡 당하지 않고, 무시하고 망각해도 사장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역사는 인간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죽이려면 하나님을 죽은 신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셋째로, 이 자리가 정치적인 논공행상의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인 속성이 인간의 욕망이기는 하지만, 그런 성향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역사 박물관의 관장이 될 자격이 없다. 이 부분은 항상 경계하고 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넷째로, 기독교 역사 박물관의 관계자들은 기독교인의 품성을 지닌 인격자로서 섬기는 리더십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결과적으로 인간관계이고 이 부분은 인격이 올바르게 형성되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경우여야 한다. 인격과 품성은 기독교 역사 박물관을 살아 쉼 쉬게 하는 기본이 된다.
다섯째로, 기독교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열성과 사명감이 투철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근거하여 기독교 역사 박물관을 책임지고 운영해 본 인물이라면 이미 검증이 되었으니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감을 줄 수 있겠다.
여섯째로, 기독교 역사 박물관이 주최하는 상설 활동들과 비상설 특별전 등, 그리고 정기적인 학술활동에 대하여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