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단에게 딸을 빼앗긴 아버지가 피눈물로 쓴 글을 연재한다. 보내 온 기고자의 글을 읽는 내내 눈물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아무리 이단이라도 이럴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단들과 나눈 대화는 물론 수십 차례 받은 협박 문자 내용을 날짜와 시간까지 기록하고 있다. 오랜 공직 생활로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이단에 빠진 딸을 구하려면 철저한 물증이 필요하리라 판단한 결과라고 했다. 한 권의 장편 실화 소설책으로 생각해도 될 만한 A4 160여 페이지 분량이다. 하지만 글의 성격상 당사자들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한다. - 편집자 - |
김민수(가명) 집사 / 이단에게 딸을 빼앗긴 아버지
3장 끝이 없는 악마들의 공격
3-7 잃어버린 영혼 / 끝이 없는 고통
양주경찰서에서 돌아오자 가슴 속에서 울분이 터져 나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하늘을 보면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사라지고 싶었다. 딸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그냥 모든 것을 다 잊고 어디론가 훌훌 무작정 혼자 떠나고 싶었다. 그러면 모든 일은 다 망각이 되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이 억울한 내 심정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다니기 시작하였다.
부평에 있는 글로리아 정신병원에서 몸에 상처를 말해준 간호사, 신북기도원에서 있었던 일들, 경기도 연천에 거주하는 김정의 집사의 집, 새벽 아침에 미선이의 발목에 묶인 흔적을 보고 아내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그리고 연천 한북제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진료기록서, 원무과장이 촬영한 사진 등등을 보관하고 자세히 기록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장에 연가를 내고 뛰어다니기 시작하였다.
양주경찰서에서 대질 심문을 하고 돌아온 지 12일째 되는 날이었다. 휴대폰에서 전화가 왔다는 신호음이 들렸다. 나는 휴대폰을 열어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양주경찰서 폭력 2팀 문 경장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고발장이 접수되어서 조사를 받으러 와야 합니다.”
나는 놀라서 다시 물었다.
“고발이라니요. 누가 나를 고발했다는 말인가요?”
“와서 조사를 받으면 알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양주경찰서 폭력 2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여기 문 경장이 어느 분이십니까?”
“네, 여기입니다.”
나는 문 경장 책상으로 가서 인사를 하였다. 문 경장은 웃으면서 의자에 앉으라고 하면서 고발장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말했다.
“민조성 씨 압니까?”
“네.”
“그 사람이 고발했습니다.”
나는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고발한 사람이 민조성일 것이라고 예상은 하였다. 왜냐하면 민조성은 서울 신촌에 있는 Y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발한 내용은 미선이가 대질 심문과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같은데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은 내용이었다. 문 경장은 고발장을 보면서 내게 물었다.
“어떻게 자식을 이렇게 때릴 수가 있습니까?”
“저는 때리지 않았습니다.”
“때렸다고 고발장에 있는데요, 그리고 때린 시간과 장소가 분명히 있는데도 때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내 딸을 때리지 않았습니다.”
딸을 때리지 않았다고 대답하는데 갑자기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본 문 경장은 담배를 피우겠다고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 나에게 “커피를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문 경장은 사무실 한쪽에 있는 종이컵에 다 커피를 타가지고 와서 내게 주며 다시 물었다.
“민조성은 누구입니까? 어떤 관계입니까?”
“내 딸이 오빠라고 하면서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따님은 민조성을 언제 알게 되었습니까?”
“잘은 모릅니다. 김병식과 지민호를 알게 되면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김병식이라니요?”
나는 그동안 있었던 사실들을 자세히 문 경장에게 진술하였다. 듣고 있던 문 경장이 다시 고발장을 보고 물었다.
“그렇다고 해도 따님을 발목을 묶고 때릴 수가 있습니까?”
“형사님, 어느 부모가 다 큰 딸의 손과 발목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피멍이 심하게 들 정도로 때리겠습니까? 저도 딸의 상처를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나는 문 경장에게 부평에 있는 글로리아 정신병원에서 간호사가 처음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나는 양주경찰서를 나왔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검은 비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검은 비구름이 비로 변해 쏟아질 것 같았다. 비를 맞으면서 무작정 세상을 떠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리고 죽고 싶었다.
“그래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가서 죽자.”
그 때에 성경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이스라엘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구원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깊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시키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이사야 43:1~2)
이 말씀은 뇌경색 판정을 받고 백병원 입원실에서 누워있을 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힘이 들고 어려움이 오면 이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다시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다시 이 말씀을 묵상하자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집으로 들어오자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여보, 경찰서에서 왜 오라고 했어요?”
“응, 아무 일도 아냐.”
“뭐가 아무 일도 아녜요? 당신 얼굴을 보니까 아닌데요.”
아내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 갔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 같아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솔직히 말했다.
“여보, 민조성이가 나를 고발했어.”
아내는 걱정하면서 물었다.
“여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괜찮을 거야. 그런데 고발한 내용을 밝히려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아.”
아내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안 돼요, 지금 그만두면 둘째는요, 그리고 막내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인데요,,,”
“앞으로 경찰서, 검찰에서도 계속 나오라고 할 텐데 이놈들이 하는 짓으로 보아 정상적인 직장생활은 불가능해 보여.”
요즘에 나는 자주 결근을 하였다. 23일의 법정 연가를 이미 사용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휴가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또한 출장을 간다는 핑계로 시간을 내기에는 눈치가 보여 공직생활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양주경찰서를 갔다 온 후부터 미선이는 밖으로 나가려고 문고리를 흔들기도 해서 나와 아내는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때마다 나와 아내는 초조함과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날도 미선이와 함께 집에 있는데 공갈, 협박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니 딸 잘 있냐 니 뒤에 나 있다. 뒷통수 조심해라. 의정부지검엔 왜 갔냐? 이젠 두 주먹 됐냐?]
[씨팔놈아, 니가 부모냐. 개새끼 역시 한 주먹거리 쪼다새끼! ]
자식 같은 사람에게 이러한 문자 메시지를 받고 보니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부들부들 떨어야만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하여 사랑의 교회, 통합총회, 평북노회, 내가 다니는 M교회 등 각 자유 게시판에 K 목사와 내가 짜고 딸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고 모의를 했다. 여자관계가 복잡하다. 주식투자를 해서 수억의 돈을 잃었다. 그래서 부인과 이혼을 하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딸을 감금하고 발목을 묶어 몽둥이로 구타했다는 등의 허위의 글들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K 목사와 나는 이 글을 모아서 양주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에 수사의뢰를 하였다. 수사의뢰를 한지 20여 일이 지나서 사이버 수사팀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수사를 하였으나 I.P 추적이 안 돼서 더 이상 진척이 없습니다. 아마 PC방 같은 데서 올린 것 같습니다.”
전화를 받고 한숨을 내쉬고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면 범인을 잡을 수 없습니까?”
“네, PC방 같은 데는 수많은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해서 누가 글을 작성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는 많은 생각을 하였다. 만약 내가 유명한 사람이고 유명 연예인이었다면 이렇게 허술한 수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같이 힘이 없는 서민들의 억울한 일들은 아무리 범인을 잡아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 후에 나는 머리를 삭발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직장도 그만두고 할 일도 별로 없는 나는 동네 산에 올라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날도 산에 올라가 배드민턴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바로 그때에 휴대폰 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휴대폰을 열고 전화번호를 보니 처음 보는 전화번호였다.
“그런데 누구신지요?”
“의정부 지방검찰청 홍 계장입니다”
목소리가 투박하고 딱딱한 말투였다.
“네, 무슨 일이신지요? 말씀하세요.”
“5월 11일 오전 10시까지 의정부 지검 이 검사실로 오셨으면 하는데요.”
갑자기 검사실로 들어오라는 말에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물었다.
“무슨 일로 오라는 겁니까?”
홍 계장은 짜증스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선생님이 고소한 사건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선 씨도 와야 합니다.”
나는 양주경찰서에서 대질 심문을 한 사실이 있어 홍 계장에게 물었다.
“대질 심문은 했는데요. 그리고 왜 미선이도 가야 합니까?”
“다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대질 심문을 하면 이 사건을 종결 처리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