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한학자 교주 (사진 : 연합뉴스)
통일교 한학자 교주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 간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기소 된 통일교 한학자 교주에 대한 재판이 12월 1일부터 시작된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025년 11월 21일 오전 10시 한학자 교주와 그의 최측근인 비서실장 정원주 씨 등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12월 1일 첫 정식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에서는 함께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은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변호인은 전했다.

한학자 교주에 대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 심문도 같은 날 열릴 예정이다.

앞서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안과 수술을 받고 구치소에 재수용된 한학자 교주는 지난 11월 13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다.

이날 김건희 특검과 피고인들 측은 증거 동의 여부와 기일 지정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검은 한학자 교주와 정 씨의 변호인을 향해 "문자 메시지나 통일교 업무 문건 전부 부동의를 하셨는데 사실상 소송 지연을 위한 부동의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재판부에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부동의한 의견(이유)을 밝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학자 교주 측은 "소송 지연을 위해 불필요한 부동의를 남발한다는 취지인데 듣기 거북하다"고 맞받았다.

재판부가 주 2회 재판 진행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학자 교주 측은 "(한 총재가) 구치소에 있는데 주 2회 진행하면 의견을 물을 수도 없다"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특검은 "태평양(한학자 측 로펌)은 특검 발족 전부터 선임돼 따라갔고 대부분 증인이 통일교 신도다. 준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며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2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우선 주 1.5회 꼴로 재판을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 관련 공소사실에 대해 특검에 "(횡령 혐의에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려면 형사처벌이 전제돼야 한다"며 "헌법에 국교분리 조항이 있지만 관련해서 종교단체가 정치자금 교부하는 것 자체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함께 재판받는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 모 씨는 재판부에 '윤 전 본부장에게 목걸이를 전달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부인하고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편 이날 재판정 앞에는 통일교 신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방청을 위해 대거 몰려들어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법원 측은 기자와 일반방청객을 포함해 선착순으로 입장을 허가한다고 안내했다가 법원 출입기자들을 먼저 입장시키고 일반 방청객을 입장시켰다.

한학자 교주 재판 방청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신도들
한학자 교주 재판 방청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신도들

그런데 법원 출입기자는 2명만 사전 입장해 상당 수의 통일교 신도들이 재판을 지켜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학자 교주는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기소 됐다.

2022년 4∼7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건네며 교단 현안 청탁에 관여한 혐의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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