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의 정교유착 의혹이 갈수록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이종화 목사) 교단이 “종교단체의 지지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취하지 말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기장 교단은 2025년 11월 11일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이성구 목사)와 총회 총무(이훈삼 목사) 명의로 ‘이단의 정교유착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 교단은 성명서에서 “최근 일부 종교단체가 정치권과 조직적으로 결탁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 전체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종교단체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방치해온 구조적 문제이며, 한국 교회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단체의 정치권 침투는 더 이상 은밀한 소문이 아니다. 신도들을 정당에 조직적으로 가입시키고,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제공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는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강제 개종과 인권 침해로 가정과 개인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특정 종교단체가 이제 민주사회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과 조직적 범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달라. 종교단체의 지지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취하지 말라”며 “정치는 합리성과 공공성에 기초해야 하며, 특히 종교의 신념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건희 씨에 대한 전반적인 의혹을 수사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1월 7일 김건희 씨에 대해 통일교 측에 국회의원 비례대표직 제공을 약속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 씨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한학자 교주와 통일교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 통일교 인사들에게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윤석열 씨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금품과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래는 기장 교단 측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이단의 정교유착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성명
"어두움의 열매에 참여하지 말고 도리어 그것을 책망하라"(에베소서 5:11)
우리는 깊은 우려와 책임감으로 이 시대의 위기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종교단체가 정치권과 조직적으로 결탁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 전체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종교단체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방치해온 구조적 문제이며, 한국 교회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단체의 정치권 침투는 더 이상 은밀한 소문이 아닙니다. 신도들을 정당에 조직적으로 가입시키고,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제공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강제 개종과 인권 침해로 가정과 개인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특정 종교단체가 이제 민주사회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쳐왔지만, 동시에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와 물질주의, 정치권력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고백합니다. 한국 교회가 이단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충분히 견제하지 못했고, 정교분리를 외치면서도 교회 스스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끄러움과 통탄의 마음으로 한국 교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서 6:8). 정의는 약자를 위한 것이고, 인자는 공동체를 세우는 사랑이며, 겸손은 자기 성찰과 책임을 의미합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마태복음 7:15-16). 진정한 신앙은 그 열매로 증명됩니다. 강제 개종, 가정 파괴, 인권 침해, 민주주의 훼손—이것이 일부 종교단체가 맺은 열매입니다.
우리는 정부와 사법부에 촉구합니다.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과 조직적 범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십시오. 우리는 정치권에 호소합니다. 종교단체의 지지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취하지 마십시오. 정치는 합리성과 공공성에 기초해야 하며, 특정 종교의 신념에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시민사회에 호소합니다. 정교유착과 종교단체의 폐해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감시해 주십시오.
우리는 다짐합니다. 우리는 정의와 평화, 생명과 공동체를 추구하는 신학적 전통을 더욱 확고히 하며, 권력과의 유착을 거부하고 약자의 편에 서겠습니다. 이 위기는 한국 교회가 본질을 회복할 기회입니다. 우리는 이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습니다.
2025년 11월 1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 이성구 목사
총회 총무 이훈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