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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산타크로스 유감
2017년 12월 14일 (목) 17:02:34 장경애 수필가 jka9075@empal.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사모

올해도 어김없이 12월이 왔다. 이렇게 한 해를 다 보내며 마지막으로 맞는 달이기에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달이 12월이다. 그러나 12월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내 생일보다 더 좋아하고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들어 있기에 조금은 섭섭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올해도 나는 소박한 성탄 트리를 거실에 세우고 깜박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혼탁하기만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예수님 생각에 잠긴다.

성탄! 하면 이상스러울 만큼 어릴 적의 성탄이 떠오른다. 성탄은 추억의 날인가보다. 그것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수 십 년 동안 맞았던 성탄이 순서도 없이 떠오른다.

아주 어린 시절엔 성탄이 무슨 날인지는 알았지만 사실 예수님보다 산타 할아버지를 더 기다렸다. 산타는 나에게 언제나 내가 가장 원하던 그것을 선물해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생각난다. 어느 해인가에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 머리 맡에는 그렇게 갖고 싶어 했던 스케이트가 빨리 자기를 봐 달라는 듯이 놓여 있었다. 또 어느 해에는 눈보다 더 흰 털 구두가, 또 어느 해에는 너무도 예쁜 인형이, 그리고 어느 해에는 예쁜 스웨터가 있었다. 어쩌면 산타 할아버지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그렇게도 잘 알고 가져다 주셨는지 세상에서 내 소원을 가장 잘 아는 분이 산타할아버지라고 여겼었다.

그렇게 좋은 산타를 직접 만나고 싶어 성탄 전야가 되면 산타를 만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안 자려고 안간 힘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오는 잠은 어쩔 수가 없었다. 졸리면 자라고 말씀하시는 엄마에게 안 잘 것이라고 하면서 만약에 내가 잠이 들었을 때 산타가 오면 깨어달라는 간곡한 부탁까지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그런데 번번이 눈을 떠보면 캄캄한 밤이 아닌 해가 훤히 떠오르는 아침이었다. 오직 일 년에 한 번 뿐인 귀한 날인데 안 자려 몸부림을 쳤지만 잠을 이기지 못했던 자신을 꾸짖고 깨워주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며 울기도 하였다. 엄마는 깨웠는데 못 일어났다고 말씀하셨지만 잠은 내가 자 놓고는 애꿎은 엄마를 괴롭혔던 것이다.

사실 성탄에 산타를 만난 적은 거의 없었다. 왜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리건만 내가 깨어있을 때는 오지 않고 잠이 오는 것을 참다 참다 잠시 눈을 붙인 그 시간에 산타는 다녀가는 것인지 야속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산타는 왜 꼭 일 년에 한 번, 성탄절에만 오시는지 일 년에 한 번만이 아닌 몇 번 더 오면 좋으련만 밤이 긴 겨울에 꼭 한 번만 오는 것인지 그것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비록 산타를 만나지는 못했어도 선물을 놓고 갔기에 투정이나 후회도 잠시 뿐 금방 즐거운 마음이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산타는 꼭 내가 갖고 싶은 바로 그것을 선물했다. 그래서 산타할아버지가 나의 부모님보다 더 내 필요를 아는 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 ⓒpixabay_com / jill111 / decorating-christmas-tree-2999722_640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즐거운 산타가 다름 아닌 나의 부모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성탄의 행복은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그렇지. 나와 함께 살지도 않고 나와 대화도 한 번 한 적이 없는 산타가 어떻게 나의 필요와 나의 소망을 알아서 그렇게도 꼭 맞는 선물을 가져다주었겠어? 그것은 나의 부모님이니까 그렇게 내 맘에 꼭 드는 것을 주신 것이지’ 라고 생각하며 산타에 대한 신비감은 물론 내 의문점이 다 풀려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차라리 산타는 정말 있는 것이라고 억지로라도 생각하는 편이 나았는지도 모른다. 산타의 허구를 알게 되고부터는 선물은 줄어들거나 아예 없기도 했다. 그것은 내가 산타가 부모님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한 부모님은 선물에 대해 별로 재미있어 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 후 나는 산타는 있다고 우겼으나 부모님은 그저 웃기만 하실 뿐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나의 딸도 성탄이 되면 나와 똑같이 산타를 기다렸다. 나도 나의 부모님처럼 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사두었다가 산타가 주었다고 하면서 주었다. 아니, 어떤 해에는 교회 장로님께서 산타 복장을 하시고 친히 사택을 방문하셨다. 나의 딸이 만으로 4살 때였다. 산타를 직접 본 내 딸은 너무도 놀라고 감격스러워서 웃지도 못하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 어쩔 줄 몰라 했다. 잘못하다간 아이가 까무러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산타가 돌아가고 나서 딸아이는 밤에 한숨도 못 잤다. 선물도 선물이려니와 자기가 산타를 만났다는 감격에 계속 산타 이야기만 하면서 말이다.

나의 딸은 좀 늦은 나이에 산타가 부모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것을 내게 숨기면서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산타를 기다리지도 않으면서.

“엄마, 산타할아버지에게 이런 것 가져다 달라고 말해 주세요. 저는 피곤해서 잘 거예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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