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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나는 남편이 있습니다
2016년 06월 24일 (금) 11:55:58 장경애 사모 webmaster@amennews.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사모

한 남자의 아내인 것은 분명한데 남편이 없는 여인이 목사의 아내다. 얼마 전 나는 ‘나는 남편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정말 나는 남편이 없는가? 아니, 한 마디로 나는 남편이 있다. 그런데 나는 남편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남편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었다. 특별히 남편이 없다는 생각이 입증될 때가 있었는데 바로 아플 때였다.

이런 일이 있었다. 우리 교회 여 집사가 병원에 입원하였을 때 남편 목사와 나는 그 병상에 심방을 같이 갔었다. 그 집사는 남편의 사랑 넘치는 극진한 간호를 받고 있었다. 참으로 눈물겨운 남편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그 환자를 위해 기도했다. 내 남편 목사의 간절한 기도는 환자 집사의 남편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아멘을 하게했고 나도 환자인 그 여 집사를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마음 한 구석으로부터 덕스럽지도 못하고 선하지도 않은 묘한 전율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들이 꼬리를 물고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내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 때마다 내 남편 목사는 잠깐 씩 들러 별일 없음을 확인하고 돌아가곤 했다. 한 마디로 나에게는 지금 병상에 누운 여 집사에게 하는 것처럼 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는 목사님도, 꼼짝도 않고 아내 곁을 지키며 간호하는 남편도 없었다.

남편 목사의 기도 중에 그 때 느꼈던 쓸쓸함과 아픔이 동시에 파도처럼 갑자기 밀려왔던 것이다. 동시에 서글픈 마음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병상에 누워 있는 그 집사가 한없이 부럽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편 목사 기도에 눈물이 많이 났던 것이다. 지금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것은 그 여 집사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은 내 설움에 울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비단 나만 겪는 일은 아닐 것이다. 목사 아내들이라면 심히 공감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목회를 하다보면 때때로 입원한 성도들 중에 이런 저런 이유와 상황으로 담임 목사의 심방을 받지 못한 분들이 생긴다. 그러면 그들은 섭섭함을 말하기도 한다. 그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푸세요. 그나마 당신은 교구 목사님의 심방이라도 받지 않나요? 그리고 남편이 곁에 있잖아요. 나는 간호해 주는 남편도, 심방 오는 교구 목사님도 없답니다.’라고.

목사 아내가 가진 애로사항이라든지, 특성에서 발생되는 점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좀 별스러워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다가 내가 전혀 모르는 목사님이나 사모님들이 쓴 글이 내 생각이나 상황과 너무도 흡사한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곤 했다. 그리고 내가 별스런 목사 아내가 아니고 목사 아내들이 일반적으로 겪으며 공감하는 것이라는 점에 위로를 받았다. 또한 다른 나라 목사님이 그 아내들에 대해 쓴 글의 제목이나 내용을 보아도 동서고금에 목사 아내의 길은 별로 다르지 않고 대동소이함을 느꼈다.

톰 레이너 박사가 발표한 <사모들이 외로울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라는 칼럼에 “목사들은 자신의 아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성도를 최우선으로 둔다. 그런 남편에 대해 목사 아내는 마치 남편을 빼앗긴 것 같은 마음이 될 때가 많기에 우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말은 참으로 공감되는 말이다. 더욱이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남편인 목사가 아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것은 보편화된 현상이다. 자신의 아내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못나거나 좀 모자라는 목사라는 편견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간혹 어떤 목사님들은 자신의 아내를 무시하고 또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척 하기도 한다.

목사 아내들은 교회를 최우선으로 하는 남편 목사에게 소외감을 느끼지만 무어라 말할 수도 없다. 왜냐면 목사뿐만 아니라 그 아내도 소중히 여겨야 할 기관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로는 천만 번 이해가 되나 가슴은 늘 시린 사람이 목사 아내다. 교회 일에 모든 시간과 힘을 다 투자하고 난 후에 파김치가 되어 귀가하는 남편에게 투정은커녕 도리어 피곤을 풀어주어야 하는 과제만 가지게 되는 사람이 목사 아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날마다 계속된다는 점에서 목사 아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되고 남편이 없음을 또 한 번 실감하게 된다.

목사 아내도 여자다. 한 남편의 아내로서 남편의 사랑도, 남편의 위로도 필요한 여인이다. 그러한 여인이 목사의 아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목사 아내는 남편이 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의 아내의 마음 하나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찌 각양각색의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며 이해하겠느냐고 말이다. 이 말 역시 공감되는 말이다.

그런 자신의 아내를 남편으로서 채워주어야 할 사람은 오직 남편 목사님뿐이다. 만일에 가정은 뒷전에 두고 목회하는 것이 최선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라면 목사님들이 굳이 결혼하여 가정을 가질 이유가 없다. 천주교의 신부들처럼 오직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홀로 살게 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부부는 서로 돕는 배필이어야 한다. 목사 아내만 내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님들도 그 아내를 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왕에 가정을 이루고 아내로 하여금 내조를 하게 한다면 내조를 잘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목사님은 사모님께 아내로서 만족감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목사 아내는 남편이 없는 느낌이 아닌, 남의 편으로의 남편이 아닌, 내 편으로의 남편의 존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목사 아내는 어떠한 역경이나 고통이 닥쳐도 모든 문제를 넉넉히 삼켜버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남편이 있습니다.’라고 확실하게 입증할 실제 이야기로 글을 맺으려 한다.

미국에서 무척 큰 교회를 담임하시는 K 목사님의 아내가 어느 날, 의식불명으로 쓰러졌다. 이 때 목사님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사임을 했다. 교인들이나 당회에서는 사모님 치료를 위한 어떠한 것도 교회가 맡을 터이니 사임하지 않을 것을 간청했으나 그 목사님은 이런 말을 남기고 끝내 교회를 떠났다.

“교회 일은 나 말고도 대신할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 역할은 대신할 사람이 없습니다. 설교도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역할은 다른 사람이 할 수 없습니다. 나보다 내 아내를 더 사랑하는 주님이 내 아내를 데려가실 때까지 나는 내 아내를 돌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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