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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목사 아내와 일관성
2016년 09월 06일 (화) 11:37:13 장경애 사모 webmaster@amennews.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사모

교회에 부임하던 해 겨울이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32년 전의 일이다. 그 해 겨울은 여느 겨울과 달리 눈이 참 많이 내렸다. 삼라만상을 다 삼킬 듯이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나는 사택의 대문에서부터 현관에 이르는 길의 눈만을 치웠을 뿐 다른 곳에 눈은 치우지 않은 채 흰 눈의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하얀 세상을 바라보며 행복해하고 있는 대낮에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고 보니 지금은 권사님이 되신 집사님 한 분이 오신 것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우리 집에 오신 이유를 힘들게 말씀하셨다. 한 마디로 우리 집의 눈을 치워주려고 오셨다는 것이었다.

사택 앞을 지나던 성도들이 우리 집에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혹자는 ‘게을러서’, 혹자는 ‘몸이 약해서’ 내가 눈을 치우지 않았다고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다가 작은 언쟁(?)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집사님은 그런 말들이 싫어 자신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우리 집의 치우지 않은 눈을 치워주려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에 눈을 치우기 싫어서가 아니고 즐기기 위해 치우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웃음도 났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즐거움이 성도들의 구설수가, 혹은 고통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또한 같은 상황을 보고도, 같은 말을 들어도, 생각하는 것은 천 가지 만 가지 일 수 있음도 새삼 느꼈다.

목사 아내는 자신의 생각으로만 살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나의 생각보다는 성도의 생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만 생각하다가는 팔러가는 당나귀 신세가 되고 만다.

‘팔러가는 당나귀’ 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로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팔기 위해 당나귀를 끌고 장으로 가면서 겪은 이야기이다. 처음엔 당나귀와 함께 걸어가다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아들을 태우기도 하고, 아버지가 타기도 하고, 그리고는 아버지와 아들 둘이 함께 타고, 마침내 당나귀를 메기까지 하는데 메고 가다가 결국 당나귀를 떨어뜨려 놓쳐버렸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여 거기에 맞추다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는 교훈이 담긴 우화지만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이 아버지가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당나귀를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한 두 사람으로부터 듣기 싫은 소리, 나무라는 소리, 혹은 핀잔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직업처럼 하는 사람도 있다. 언제나 구설은 있는 법이니 조금은 무시하고라도 일관성 있는 태도가 필요함을 느낀다. 나는 이 이야기를 내 인생에 여러 가지 교훈 중에 하나로 삼고 있다.

인생을 살아갈 때 누구에게나 삶 전반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일관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인간관계 그리고 자녀교육은 물론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 그리고 지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아니, 삶 구석구석에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 자녀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일관성이 없는 부모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기분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말하게 되므로 자녀들은 부모의 눈치를 보며,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가늠하며 요령을 부리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 자녀는 자신의 부모를 존경하지 않고 눈치꾼으로 성장하기 쉽다.

이처럼 삶에 반드시 필요한 일관성은 목사 아내에게도 매우 필요하다. 보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나 어긋난 행동이 아니라면 목사 아내 나름의 주관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싶다. 목사 아내는 나름대로 자기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자기주장이 강한 고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한 자기 소신과 주관을 말하는 것이다. 일관성이 없으면 상황에 끌려 다니게 되므로 줏대 없는 사모님, 혹은 진실하지 못한 사모님으로 낙인 되어 신뢰받지 못하게 된다. 성도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자신의 확고한 주관 또한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이해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한 문제가 잠재워진다. 그리고 성도들도 목사 아내의 그 일관성에 대해 이해할 뿐만 아니라 존경심마저 가지게 된다.

개성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목사 아내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처럼 패션이 전성기를 이루는 때에 목사 아내도 유행을 따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성도들은 목사 아내에게 관심이 많기 때문에 목사 아내가 입은 옷에 대해 크고 작게 많은 말들을 한다. 그런 말들이 목사 아내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주관이 확고하다면 그런 작은 소리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 사치하거나 누가 보아도 이상하거나 격에 맞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 사모님의 스타일은 저런 것’ 이라고 인정을 받을 때가 반드시 온다. 내 경우를 보면 30년 넘도록 나를 지켜본 성도들은 자신들의 옷을 구입하러 갔다가 ‘저건 사모님 스타일인데’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교회 일이나 경조사 등에 대한 것도 원칙을 가질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 평소에 소신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성도들은 민감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다르면 안 된다. 교회 안에서의 일, 결혼식과 장례식 그리고 생일, 심방에 관한 것까지 세밀하게 원칙을 세워 놓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편애가 되기도 하고 편견으로 쏠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해 놓는다면 성도들에게서 누구는 더 예뻐하고, 누구는 덜 좋아한다는 소리를 덜 듣게 된다.

처음에는 이러쿵저러쿵 구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모르기 때문이고, 또 못 들은 척 하면 그만이다. 어느 사이에 없어지는 말들이다. 시간이 지나 목사 아내에 대한 지식이 생기고 나면 그러한 구설은 사라진다. 그 때까지 참고 인내하기만 하면 된다. 참지 못하고, 인내하지 못하고 주관 없이 들리는 말대로 이리저리 휩쓸리면 구설은 눈덩이 불어나듯 더 커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목사 아내는 피곤해지고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무엇보다 당나귀를 잃어버렸듯이 잃어버리는 것이 생긴다.

당나귀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한 마디로 목표를 잃어서는 안 된다. 목사 아내는 항상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 성도들의 말도 잘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일관성을 가지고 자신의 주관과 소신에 의해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일관성 없이 중심을 잃어 일을 그르쳐서도 안 되지만 일관성이라는 이름하에 중요한 것을 잃지 않아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요즘은 그 때처럼 눈이 많이 오질 않는다. 설사 눈이 온다고 해도 이제는 자연그대로의 내린 눈 구경을 할 수가 없다. 그것은 내 주관과 소신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개인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그 때와 똑같은 여건이라면 그 때처럼 나는 흰 눈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 그 때 그 집사님의 방문 후에 나는 눈을 치웠을까? 그대로 두고 즐겼을까? 독자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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