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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나는 목사의 아내입니다
2016년 01월 05일 (화) 11:05:52 장경애 사모 webmaster@amennews.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빛과소금교회 )

   
▲ 장경애 사모

<교회와신앙>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으면서 총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망설이는데 목사님인 내 남편이 말하기를 ‘나는 사모입니다’가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말에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은 나 자신이 나를 지칭하여 사모라고 하는 것이 격에 맞지 않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뜻이기는 하지만 말을 바꾸어 ‘나는 목사의 아내입니다’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는 아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참 좋습니다. 한 번도 누구에게 나를 소개하거나 글을 쓸 때 사모라는 말을 써 본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사모라는 말이 부담스럽습니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이 사모님이라 부를 때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아무 의미도 모르는 채 부르는 것이 괜스레 미안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교회 안에서 남자 아이들에게는 누나라 부르게 하고, 여자 아이들에게는 언니라 부르게 하는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이 생뚱맞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게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즐거웠고, 나 스스로가 사모라는 말을 쓰기에 즐겨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너무 늙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언니 혹은 누나라 부르라고 하면 그런 나를 정신병자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모든 아이들에게 그저 할미라 부르게 합니다. 얼마나 정겨운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나에게 사모가 되고 싶다고, 어떻게 사모 노릇을 잘 할 수 있겠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곤 합니다. 사모가 되려하지 말고 한 남자의 지혜롭고 현명한 아내로 살라고 말입니다. 아내인 나로 인해 남편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아내가 되라고 합니다.

목사의 아내로 살아온 지 30 여년이 지났습니다. 엊그제 목사의 아내가 된 것만 같은데 세월은 전혀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은퇴라는 단어가 제법 익숙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목회자의 아내라고 하면 상대방 입에서 나오는 첫 마디는 “힘드시지요.”라는 말이었습니다. 정말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힘들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힘들었다면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도 생각해 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말하기에 미안함을 느낄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 원인이 반드시 성도 때문만이 아니라 목사인 남편 때문에 힘든 때도 있었음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나는 부교역자 아내 노릇을 해본 적이 없이 신학교 다니는 남편과 결혼하여 교육전도사 아내 시절을 겪고는 바로 담임 목사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목사 아내의 고충에 대해 구체적인 말, 아니 힘들 것이라는 말조차 해 준 사람도 없었습니다. 물론 집안에 목사의 아내가 몇 분 계셨지만 그들은 저보다 훨씬 연세가 많은 할머니, 작은 어머니였기에 자신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내색하지 않으셨는지, 고난을 하나도 겪지 않으셨는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비록 고난이 많았다 해도 조카이고, 손녀인 나에게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어린 시절 저의 눈에 비친 할머니와 작은 어머니는 참으로 멋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교회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세련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목사 아내에 대한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힘들 것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나는 떠밀려 목사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단지 권사님이셨던 제 친정어머니께서 교회에 부임이 결정되었을 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말씀해 주신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씀도 ‘쇠귀에 경 읽기’처럼 듣고 넘겼습니다. 그래도 처음 부임했을 때 얼마나 긴장했었는지 지금 다시 초창기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목사 아내에 대한 교육이랄까 하는 것을 하나도 받지 못한 채 목사의 아내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 해 지나가면서부터 왜 ‘목사의 아내’ 하면 ‘힘들다’가 동격이 되는 줄 알게 되었습니다. 크고 작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절실하게 떠오른 생각은 목사의 아내에게 멘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나는 멘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누구 때문인지를 막론하고 고충을 겪을 때 멘토가 있다면 소극적으로는 그 고통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당한 고난이 더 귀한 열매로 맺혀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선배 사모님들이 후배 사모님들에게 훌륭한 멘토의 역할을 해주는 것은 필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선배 사모님들이 후배 사모님들에게 자신들이 경험한 크고 작은 일들을 객관화하여 이야기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자체에 대한 푸념을 말하는 것이 아닌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과 지혜를 말해 주는 것은 후배 사모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목회자 선 후배의 아내들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나눌 때 위로도 받고,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산 지혜를 얻게 될 것이므로 내조의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이왕 목사의 아내가 되었으면 남편인 목사도 승리하고, 아내인 사모도 승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목사 아내들이여! 멘토가 되십시오. 멘토를 찾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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