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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목사님은 남편감 1순위
2016년 03월 08일 (화) 07:27:44 장경애 사모 webmaster@amennews.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사모

내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일이다. 친정에 다니러 간 어느 날, 나의 어머니께서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아주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 아주머니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딸의 신랑감을 찾고 있는데 내 남편 전도사의 친구 중 한 명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예수를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딸 역시 예수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전도사를 남편감으로 소개시켜 달라고 하는지 놀람과 동시에 의아해서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어머니께 여쭈었다. 그랬더니 어머니를 통해 들은 아주머니의 말은 이러했다. 세상이 하도 험악하여 믿을 사람이 하나 없는데 목사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 내용인 즉, 목사는 바람도 안 피고, 아내에게 폭력도 가하지 않을 것이고, 술도 먹지 않을 것이니 얼마나 좋겠냐는 것이었다. 그런 마음이었으니 자신의 사윗감으로 목사될 전도사를 적격자로 보며 마침 신학생과 결혼한 내가 생각났다는 것이었다.

믿을 남자가 없는 세상에 그나마 믿을 사람이라고는 목사 밖에 없다고, 목사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그 아주머니를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해야 할지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한 편으로는 고맙기도 했지만 씁쓸한 생각이 뒤따랐다. 그리고는 목회자의 길이 무엇인지 조금도 모르면서 목사와 결혼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 이해되기도 했다. 그 아주머니는 아마 성직자의 아내가 되기만 하면 모든 행복이 굴러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그 아주머니가 그렇게도 바라는 목사의 아내가 되었으니 감사하며 어깨라도 으쓱대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나를 발견하고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반성도 되었다. 자신과 딸은 예수를 믿지 않는데도 믿을만한 사윗감 찾는 것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예수 믿는 남자 정도가 아닌, 성직자를 사위로 맞고 싶었을까? 과연 목사와 결혼시키면 아주머니는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고 언제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

1970년대 중후반의 배우자감의 1순위는 목사였다. 이것은 기독교 통계가 아닌 세상에서의 통계였다. 1위가 된 것은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목사를 선호했다는 증거다. 왜 그렇게 목사를 배우자로 선호했을까? 그것은 그 아주머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목사는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해 볼 때 고맙고 다행한 일이었다.

그런데 1순위였던 선망의 대상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한 총각 전도사님이 대학부 학생들과 식사를 하던 중 한 여학생이 말하기를 “전도사님, 결혼 배우자감의 2순위가 목회자라는 통계가 나왔다고 하네요.” 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노총각 전도사님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이렇게 질문을 했다. “그건 의외인데. 그럼 1순위는 누구지요?” 이 말에 이 여학생은 깔깔 웃으며 “1순위는 평신도래요.” 라고 했다는 유머가 있다.

조금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신용카드를 지금처럼 많이 사용하지 않을 때의 일로 기억된다. 내 남편 목사가 신용카드를 잃어버렸다. 어디서, 언제 잃어버렸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청구서 내역을 보고 비로소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분실된 것을 발견한 후, 카드회사에 신고하고 어디서 지출되었는지 알고 보니 어떤 한 술집이었다. 나와 내 남편 목사는 그 술집을 찾아갔다. 남편 목사는 찾아온 이유를 그 주인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주인이 내 남편 목사를 대하는 태도에 크게 놀랐다. 그 주인은 비록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내 남편 목사를 매우 깍듯하고 정중히 대하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우리 교회 성도들이 내 남편 목사를 대할 때도 거의 본 적이 없는 정도의 모습이었다. 자기는 험하게 살기에 목사가 더 거룩하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목사가 교회에서보다 술집에서 더 존경받는 모습에 만감이 교차했다. 또 한편으로는 언제나, 어디서나 존경받는 목사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술집에서 존경받는 목사의 모습은 지금도 있을까? 오늘날 세상은 목사님들에 대한 존경심은커녕 불신이 만연한 것은 아닌가? 그리고 목사님들의 수준이 이제는 세상 남자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여기게 된 것은 아닌가? 바람피우지 않을 것 같아서, 술 먹지 않을 것 같아서, 아내 폭력이 없을 것 같아서 사위로 맞고 싶다던 아주머니의 생각은 이제 사라져버린 전설적인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이런 글을 쓰는 나를 나무라거나 좋아하지 않을 목사님들이 계실 것이다. 혹자는 네 남편이나 잘 간수하라고 화를 낼 목사님도 계실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목사님들의 비리나 잘못된 행실에 대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세상이다. 지금은 그야말로 밤송이를 보자기에 쌌다고 숨길 수 없는 그런 시대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목회자를 고발하는 매스컴을 지탄할 이유도, 자격도 없다. 목사님들이 올바르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무라고 역정을 내기 전에 먼저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어떤 면으로든지, 누가 보든지 정말 바르고, 깨끗하고, 순수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훌륭한 목사님들이 많이 계심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드러나지 않기에 잘 모른다. 그러나 잊혀질 만하면 또 목사님들의 비윤리적인 모습이나 비도덕적인 비리가 TV화면에 나타난다. 세상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악한 일에 목사님들이 예외인 곳이 이제는 하나도 없는 것만 같다. 세상의 어둔 곳을 밝히고, 빛 되고 소금된 삶을 사는 수준이 아닌 그런 삶을 선도해야할 지도자가 목사님들이기에 속이 많이 상한다. 아프다. 그리고 밉다. 이제 더 이상 무슨 범죄가 남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그래서 기도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 같은 목사 아내보다 목사님들이 더 잘 알 것이므로 말하지 않겠다. 다만 목사 안수 받을 때,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서원하며 신학교에 들어갈 때의 마음을 늘 염두에 두면 좋겠다. 초심! 그것만 잃지 않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존경받는 목사님들이 많아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더러운 그릇에 깨끗한 물을 부으면 처음엔 더럽다. 그러나 자꾸 여러 번 반복하여 붓다보면 더러움은 어느 사이에 씻겨 나가고 깨끗한 물로 가득하게 되지 않을까?

과연 그 아주머니의 생각처럼 술 먹지 않고, 바람 안 피고, 폭력 쓰지 않는 목사님들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그 아주머니의 딸은 결혼했다. 그러나 목사의 아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목사의 아내가 되지 못했다. 그 아주머니는 자신의 딸이 목사의 아내가 되지 않은 것을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목사 아내의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강하게 목사님들께 요구해 본다. 다시 목사님들이 배우자감 1순위를 탈환하자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날이 다시 올 것을 믿는다. 봄이 올 것 같지 않게 혹독하게 추운 겨울도 오는 봄을 물리칠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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