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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총회 장소, ‘명성교회 안 된다’
일하는예수회, 농민목회자협의회 성명서 발표
2023년 05월 15일 (월) 11:36:03 이신성 기자 shinsunglee73@gmail.com

<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예장통합 총회가 오는 9월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정했다는 소식에 교단 목회자들이 총회 장소를 변경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일하는예수회(회장 신승원 목사)와 농민목회자협의회(회장 강성룡 목사)는 ‘제108회기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지난 5월 11일 발표했다.

   
▲ 일하는예수회와 농민목회자협의회는 ‘제108회기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지난 5월 11일 발표했다

이미 ‘건강한 교회를 위한 목회자 협의회’(회장 김상래 목사, 건목협)과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대표회장 양인석 목사, 행동연대) 그리고 서울노회(노회장 양의섭 목사) 등도 명성교회 총회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관련기사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525).

신승원 회장(일하는예수회)는 “명성교회는 세습으로 인해서 한국사회에서 통합 교단 소속 교회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곳이다”라면서 “교단의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번 성명서를 내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일하는예수회와 농민목회자협의회는 이번 성명서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세습문제의 본거지인 명성교회에서 거룩한 총회를 열겠다는 것은 다시 한 번 교회가 손가락질을 받기로 작정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연다면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켜내고자 몸부림친 예장통합 교단의 숱한 목회자와 성도들의 신앙 양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짓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회 임원회는 정신 차리고 총회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 바란다”면서 총회 장소 변경을 촉구했다.

강성룡 회장(농민목회자협의회)는 “총회 임원회가 상식 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교회 세습으로 인해서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빠져나가고, 시골교회가 많이 문을 닫았다”면서 “그런 문제를 야기시킨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본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하는예수회는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데, ‘예장통합 전국 민중교회 목회자 연합’이 2000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농민목회자협의회는 1987년에 고통 당하는 농민과 농촌, 농촌교회에 다가가는 실천적인 목회를 감당할 뿐 아니라 정의와 생명 공동체적인 가치를 농촌목회의 방향으로 정하고 그에 따른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창립된 단체다.

아래는 일하는예수회와 농민목회자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예장 일하는예수회, 농민목회자협의회 성명서
제108회기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부활하신 예수는 어두운 돌문을 박차고 일어나셔서 두려움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정의와 평화와 생명과 사랑의 새로운 질서로 나아올 것을 당부하셨다. 지금 우리는 부활절을 지나 성령강림을 기대하는 희망찬 절기에 서 있다. 그런데 우리는 총회 임원회가 제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의 치유, 화해, 부흥을 위해” 서울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세습문제의 본거지인 명성교회에서 거룩한 총회를 열겠다는 것은 다시 한번 교회가 손가락질을 받기로 작정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결정이지 않은가?

명성교회는 목회지 대물림을 금지한 총회 헌법(제28조 6항)을 어기고 세습을 강행하여 그동안 총회에 큰 분란과 상처를 주었다. 명성교회가 교단 헌법을 어기고 불법 세습을 하였다는 사실은 총회 재판국 판결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제104회 총회는 명성교회 하나 살리자고 교단 헌법과 총회 재판국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수습안을 결의함으로써 스스로 교단 권위와 질서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불법을 자행한 명성교회의 잘못이 뚜렷한데도 교단법에 따라 처리하지 못하고 초법적 수습안으로 불법을 어물쩍 용인하려 들었다.

총회가 제 기능을 못 하자, 보다 못한 명성교회 안수집사 한 분이 이 문제에 대해 사회 법정에 호소하여 1심 판결에서 승소하였다. 1심 판결문을 살펴보면 총회 재판국의 판결 요지를 대부분 인용하면서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이 불법이라는 지극히 상식적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국내에 손꼽히는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이단 JMS 정명석을 변호한 곳이다)을 변호인으로 내세워 제2심에서 승소를 이끌어냈다. 2심 판결을 보면 김삼환 원로 목사가 은퇴한 지 장기간이 경과해 해당 교회에 영향력이 없기에 그의 아들이 위임 목사가 되는 데 문제없다고 하였다.

교단 헌법과도 안 맞고 사실과도 다른 엉터리 판결이다. 교단 헌법은 전임 목사 은퇴 이후 “장기간이 경과하면 그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해당 교회에 청빙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또한 김삼환 원로 목사가 서울 명성교회에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원고는 2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였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하였다. 이는 심리를 하지 않고 2심 그대로 인용한다는 결정이다. 2심 패소 이후 대법원에 항소한 민사 사건의 약 70% 가량이 ‘심리불속행 기각’이다. 대법원이 담당해야 할 사건이 너무 많아 자세히 살필 여력이 없다는 핑계로 이처럼 결정하는 일이 많은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대법원이 과거에 ‘상고법원’을 따로 설치하려고 했겠는가?

상황이 이런데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 목사는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려면 “총회장이 먼저 사과하고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상 죄 없는 명성 교인들에게 사과해야 허락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은 ‘무죄 취지 판결’이 아니다.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사건은 1심과 2심 판결이 너무 다르기에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결해야 마땅함에도 ‘심리 없이’ 2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총회 임원회가 정상이라면 교단법을 어긴 명성교회 사건을 교단 스스로 해결 못하고 사회 법정에서 다퉈야 했던 사실에 대해 심히 부끄러워해야 한다. 교단 헌법의 목회지 대물림 방지법을 마련하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성찰하고 또다시 명성교회와 같은 '대물림 방지법'을 어기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질서를 바로 세우려고 힘써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총회 임원회는 제108회기 총회를 명성에서 개최하겠다고 함으로써 공연히 교단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총회 헌법의 ‘목회지 대물림 방지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자 총회 임원회가 앞장서는 모양새이다.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연다면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켜내고자 몸부림친 예장통합 교단의 숱한 목회자와 성도들의 신앙 양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짓이 되고 말 것이다. 나아가 교단 총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조롱거리가 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총회 임원회는 정신 차리고 총회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 바란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찾아 무덤가에 온 이들에게 천사들은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다(마28:6)고 했다. 예수는 어두운 시간을 지나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이 있는 갈릴리에서 다시 복음 전도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당부하셨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2023년 5월 11일
예장 일하는예수회, 예장농민목회자협의회

강성룡 강우경 곽은득 김경남 김경태 김규복 김명술 김삼철 김영철 김종옥 김태웅
김희룡 박천응 서경기 서덕석 손은기 손은정 손은하 송기훈 신승원 안승영 안지성
안하원 오필승 유미란 유승기 이근복 이동규 이성욱 이세광 이원돈 이필숙 이희운
장창원 전기호 정병진 정충일 정태효 조용희 허 연 홍인식 황남덕 황홍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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