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인간의 자유의지를 네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통해 과학신학적으로 고찰하는 학술대회가 있어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장재호 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이후정 박사, 이하 감신대)가 2022년 지난 3월 28일 ‘감신교수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학술포럼은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는데, 감신대 M+미디어센터에서 대면으로, 감신대 유튜브 채널로 비대면으로 실시간 방송됐다. 장재호 종교철학 교수는 이번 학술포럼에서 논문 ‘자유의지에 대한 과학신학적 고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장재호 교수(감신대 종교철학)는 “네플릭스에서 개봉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오징어게임>을 통해 자유의지를 신학적으로 고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장 교수는 <오징어게임>에서 게임의 참가자들이 모두 ‘자유의지’를 가지고 참여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면을 상기시키며 그 대표적인 예로 게임동의서 제3항을 언급했다. 바로 ‘참가자의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을 중단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다. 456억 원이라는 상금이 걸려 있어도 목숨이 걸린 게임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살기 위해 게임을 중단하는 모습이 드라마에 나온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간 201명 중 187명이 ‘자발적으로’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장재호 교수는 극중 게임 주최자이자 참여자인 오일남이 찬성과 반대표가 100:100인 상황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도 그들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확신했던 것 같다고 언급하며, “결국 이들에게 게임에 다시 참여하는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오징어게임> 포스터

장 교수는 <오징어게임>이 오히려 결정론에 근거를 두고 게임을 진행시키고 있음을 지적한 후 이런 결정론적 세계(게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유의지를 발견하고 올바른 자유의지를 발휘해야 하는지를 주인공을 통해 논의한다. 그는 “<오징어게임>은 사회적 상황에 의해 밑바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결정론적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자유의지로 자신들의 인생을 바꿀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장재호 교수는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역)을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부르며 그가 보여준 행동에서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주목한다. 성기훈은 목숨이 오가는 경기 중에도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거액의 상금을 받고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재호 교수는 자유의지에 대한 정의를 세분화하면서 요한복음과 바울서신에서 예수와 연결시키는 자유를 언급하며(요 8:32, 36, 고후 3:17), “여기에서의 자유는 육체적 자유라기보다는 정신적 자유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의 몸은 결정론적 자연 법칙을 따른다고 해도, 우리는 정신적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오늘도 <오징어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양극단으로 갈라져 자신들의 삶이 이미 정해져 버린 것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예정과 물리법칙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자유의지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