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서울교회 박노철 목사에 대한 목사면직 건이 예장통합 총회권징재판국(재판장 양원용 목사, 서기 박삼주 장로, 이하 권징재판국)의 표결 결과 5:1로 '부결' 돼 제101회기 전원합의부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 9월 19일 오후 1시 서울교회 박노철 목사에 대한 권징재판국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2층 소회의실 주변은 박 목사 측과 박 목사를 고소(고발)한 18명의 장로들 측 간에 긴장감이 팽배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100명 가까운 박 목사 측 교인들이 100주년기념관 1층 로비와 2층 소회의실로 들어가는 통로에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예전엔 주로 권사들과 여 집사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날은 남자 교인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명절을 지낸 뒤라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하루 휴가를 또 내어 참석했다는 안수집사들이 있는가하면, 사업이나 장사를 직원들에게 맡기고 참석한 안수집사들도 있었다. 이들이 이처럼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석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로비에서 기도하는 박노철 목사와 서울교회 교인들 ⓒ<교회와신앙>

이날 7명의 권징재판국원 가운데 1명이 출국하여 궐원이 생겼다. 그러자 그 자리에 K 장로가 대신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알려져 박 목사 측 교인들을 긴장시켰다. 소문을 듣고 박 목사 측 교인들 백 여 명이 주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한 시간 이상 기도회를 가지는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래서 이날 안수집사를 비롯한 남자 교인들이 휴가를 내는 등 하여 만사를 제치고 참석하게 된 것이었다.

소문대로 K 장로가 이날 100주년기념관 주위에 나타나자 박 목사 측 교인들은 더욱 긴장감에 휩싸였다. 일부 교인들이 K 장로에게 권징재판국에 참석하느냐고 질문을 하자 K 장로가 참석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교회 교인들은 그래도 K 장로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권징재판국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막기 위한 모종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반면에 18명의 장로 측은 100주년기념관 근처에 있는 연동교회 다사랑 카페에 머물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권징재판국이 자판으로 박 목사에 대해 어떤 내용으로든 징벌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목사 측 교인들 가운데는 만약 권징재판국이 불법적으로 자판을 통해 박 목사에 대해 징벌적 결정을 내리게 되면 18명의 장로들 측에서 담임목사실을 즉시 폐쇄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징재판국은 박 목사에 대해 목사면직을 시켜달라고 총회재판국에 제출한 18명의 장로들의 고소(고발)건에 대해 6명이 비밀투표를 실시, 5:1로 부결시켰다. 그 결과 서울교회 건은 자동적으로 다음회기(제101회 총회)의 총회재판국 전원합의부로 넘어가게 됐다.

그런데 <교회와신앙>의 취재에 의하면 권징재판국은 이날 자판으로 서울교회 박 목사 건에 대해 6개월 시무해임 결정을 내리려 했으나 국원 중 한 사람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부결되고 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정수 장로 외 17명의 장로들이 던진 회심의 카드가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아직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박 목사 건이 권징재판국에서 부결되어 다음 회기로 넘겨졌다는 결정 소식을 들은 박 목사 측 교인들은 긴장모드에서 완전히 축제 분위기로 전환됐다. 서로 끌어안고 등실등실 춤을 추며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교인들의 모습이 역력했다.

이영숙 권사는 “지금의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이번 권징재판 결과를 놓고 박 목사님을 사랑하는 서울교회 교인들이 한 마음으로 드린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 것으로 믿어져 너무 감사하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영수 은퇴장로도 “하나님은 의로운 자의 편이심을 오늘 분명하게 확인했다.”면서 “서울교회가 지난 20여 년 동안 세워온 인간중심의 바벨탑을 무너뜨리고 박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 중심의 교회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이런 진통을 겪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 목사도 모여든 교인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후 하나님께 기도드리자면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한편, 이영숙 권사가 이날 권징재판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동안 애태운 교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미리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참석자들을 모두 놀라게 했으며, 참석한 대부분의 교인들이 즉석에서 스케줄을 조절하여 홀가분한 마음으로 임진각을 향해 일일 관광을 떠났다.

이날 권징재판국의 부결 결정으로 인해 자동적으로 제101회기 총회재판국 전원합의부로 넘어간 서울교회 박 목사 건은 제101회 총회를 마치고 새로운 재판국원들이 구성되는 대로 오는 10월 중에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