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이단은 안 생길 수 없습니다. 교회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이단이 출몰하게 되는가, 교회가 어느 정도 건전하냐에 반비례합니다. 교회가 건전하면 줄어들고, 불건전하면 기승합니다. 물론 이단 대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교회 건전성 운동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송인규 교수는 "이단 대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교회 건전성 운동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인규 교수(74세, 한국교회탐구센터, 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는 교회가 건전해지려는 노력이 이단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알렸다. 송 교수에 따르면 교회가 불건전하면 이단 성행하기 때문이다. 그가 언급한 건전성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교리이고 다른 하나는 교제이다. 그는 “교회에 올바른 교육이 있고 사랑이 넘치고 용서, 화평이 있으면 이단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송 교수는 “소위 보수주의, 급진주의, 자유주의 교회가 있다고 할 때, 자유주의 교회에는 이단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고 거의 보수주의 교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고 알리며 “보수주의 교회는 독선적이고, 교회 안에서와 교단에서 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 제대로 알고 가르치며 평소에 낮아지고 섬기는 모습을 보이고, 교인들끼리 사랑하면 이단이 들어오는 터전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알고 가르치도록 합동신대에서 조직신학을 18년 동안 가르쳤다. 원래 그의 전공은 철학신학(Syracuse 대학)이었지만 한국에는 분야가 없어서 조직신학 교수가 됐다고 한다. 2014년 교수 은퇴 후 한국교회탐구센터(이하 교탐센)에서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교탐센은 한국교회가 꼭 필요로 하지만 개교회, 신학교, 혹은 교단이 하지 않는 사역 분야에 집중하여, 연구, 발표, 출판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그는 “주로 ‘과학과 신앙’, ‘평신도를 위한 신학 강좌’, ‘한국교회의 생태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연구’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회탐구포럼’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포럼을 묻자, 그는 “네 번째 포럼이 ‘교회와 성, 젊은이들의 스킨쉽’이 주제였는데, 그때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면서 “반응도 좋았기에 기억에 남습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사회에서 문제되는 ‘페미니즘’, ‘혐오’, ‘태극기(우파)’를 다루다가 “잘 안믿는 시대에 어떤 사람이 믿었는지에 대해서 탐구해 보았습니다”고 알렸다. 그때 포럼을 근거로 나온 책이 바로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IVP, 2022)이다.

▲ 송인규 교수의 신간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교탐센 소장으로 바쁜 가운데 최근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비아토르, 2022)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하나님의 뜻이 왜 중요한지 질문했다. 그는 “하나님이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고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신다면 자연히 논의되는 주제는 하나님의 뜻(또는 하나님의 인도)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서는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앙과 삶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답했다.

그가 제시하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그는 “하나님의 뜻은 보편적 하나님의 뜻과 개별적 하나님의 뜻으로 대별이 됩니다. 전자는 하나님의 원하시는 바가 이미 성경에 교훈의 형태로 나타나 있는데, 예를 들어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가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개별적 하나님의 뜻은 내가 누구하고 결혼을 할 것인지,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지 등등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안들과 연관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송인규 교수는 “우리 각자를 향한 개별적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몇 가지 방편을 활용하여 알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하는 방편은 다섯 가지인데, ‘성경의 구절’, ‘기도 중 확신’, ‘자기 평가’, ‘상담과 조언’, ‘환경의 문’이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방법을 주장한 이전 학자들과 가장 큰 차별성이 무엇인지 묻자 “이 방편들이 서로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안내나 설명이 제시된다는 점입니다”라고 알렸다. 다만 그는 이러한 방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려고 할 때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리는 제한된 인식의 존재이므로 다섯 가지 수단이 합당한지를 판정하는 데 있어서 항시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을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직장 문제를 예로 제시했다. “먼저, 직장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가 어떤 ‘성경 구절’을 통해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입니다. 이것은 ‘기도 중 확신’이라는 수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때 세 곳의 후보지를 놓고 어느 쪽이 하나님께서 원하는 곳인가를 결정할 경우에는, 기도 중 확신도 상당히 중요한 인도 수단이 될 것입니다. 직장 선택에 있어 가장 의미심장한 수단은 ‘자기 평가’입니다. 자기 평가는 자신의 욕구, 자신의 능력, 자신의 기질을 평가하는 것인데, 직장 선택에 있어서는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욕구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됩니다. 직장 선택에 있어 자기 평가의 항목으로 가장 낮은 것은 자신의 기질입니다. 이와 함께 ‘상담과 조언’의 수단도 직업 선택에 있어서는 꽤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환경의 문’은 대체로 부차적 중요성만을 갖습니다.”

▲ 송인규 교수는 '아는만큼' 시리즈를 통해 지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는 ‘아는만큼’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홍성사에서 출간했었던 <아는만큼 누리는 예배>와 <아는만큼 깊어지는 신앙>을 비아토르에서 새롭게 편집해서 재출간했다. <아는만큼 건강한 목회>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책 제목에서 ‘아는만큼’이라고 언급하며 지적인 면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 질문했다. 송 교수는 “우리는 전인격적인 존재로 지적, 정서적, 의지적 측면이 함께 발달해야 합니다”고 전제한 후 “한국의 기독교는 정적인 측면에 기울어져 있어 마음에 와닿아야 의미를 두고 중요하게 여겨 지성적인 측면이 약합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행함이 생길 때까지 우리의 지정의(知情意) 세 가지가 어떻게 공조하고 연결하는지 보면 제일 먼저 읽고 알고 배우는 지적인 첫 단계가 없이는 절대 연결이 안 됩니다”고 알리며 “지성적인 것이 제일 먼저이고, 의지가 발동되어야만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신앙의 행동이 있기 위해서 무엇보다 지적인 면을 강조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해하곤 한다. 그래서 송 교수는 “지성만 이야기한다고 오해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고 항변하며 “지적인 노력을 너무 안 하니까 그쪽을 깨우치기 위해서 강조할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신뢰를 잃고 성도 수도 침체를 넘어 급감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교회가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을 질문했다. 송 교수는 “감소 원인이 무엇이냐가 중요합니다”면서 “90년대 초반부터 가나안 성도가 나타날 때에는 주원인이 목회자와 교인의 잘못, 교회에 대한 염증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가나안 성도 급증하면서 그 요인이 많이 바뀌었는데, 교회 염증 외에 세속화와 개인주의의 극대화입니다”라고 알렸다. 그는 “교회 염증은 목회자와 교인이 바뀌어야 하지만 세속화와 극단화된 개인주의 문제는 목사와 교인의 잘못과는 다른 영역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실용주의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관이 우선시되며, 개인주의는 소비자중심사회와 연결되어 “내가 취사선택합니다”라고 상기시켰다. 이런 원인을 파악한 후 “지금은 비록 수가 적지만 교회에 오는 사람들 착실하게 가르치면 됩니다”라고 언급했다. 송 교수는 “줄어든다고 괴로워할 필요 없습니다. 수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가 나타날 것입니다”라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나단 에드워즈나 찰스 피니로 대변되는 서양 개신교의 부흥도 25년 이상 못 갔습니다. 하나님은 부흥할 때만 역사하시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춰 역사하십니다. 지금 고생하면서 키운 세대가 부흥의 불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