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무국적 동포의 국적 문제를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무국적 동포를 위한 정부의 정책 마련과 국회의 법 제정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국희년재단 정책토론회 모습. 맨 왼쪽이 임광빈 목사(희년재단 상임이사)

한국희년재단(이사장 오창우 목사)은 지난 5월 25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본 무국적 동포의 포괄적 입국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는 한국사회와 기독교계에서 관심 갖지 못했던 ‘무국적 고려인’의 역사를 알리며 정부의 정책을 논의하며 지원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무국적 고려인을 위한 정부 정책 마련과 상대국과 외교적 실무 협상, 그리고 여러 단체의 협력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광빈 목사(한국희년재단 상임이사)는 ‘무국적 고려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임 목사에 따르면 고려인들은 1860-1930년까지 연해주에 30만명이 거주했으나 1930년대 스탈린의 정책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하게 됐다. 소련 해체로 15개 국가가 분할됐을 때 고려인들은 15개 나라에 뿔뿔이 흩어져 떠돌아다니게 됐는데 그때 국적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의 밀농사 지역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1-2만 명 정도 추정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무국적자와 불법체류자 상태다. 이와 함께 러시아 지역에 무국적 고려인이 4만 명 가량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손정진 이사의 발언 모습

임광빈 목사는 “대한민국 정부는 무국적 고려인이 대한민국의 재외동포임을 인정하고 재외동포 정책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 위원회 상설화와 함께 동포 문제 전담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무국적 고려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나라와의 실무적 테이블 만들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코이카, 민간 단체, 현지 대사관과 영사관, 고려인협회 등 기관들의 네트워크 활동도 제안했다.

무국적 동포를 돕는 데 일관성을 보이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 그리고 법원의 태도를 문제삼는 발언도 있었다. 손정진 이사(사단법인 너머)는 ‘고려인 동포의 포괄적 입국 문제와 개선 방향’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무국적 동포 권리 제한과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의 입장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손 이사는 “특히 정부는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입장을 바꿨다”며 재중동포에 대해서는 배제적 정책을 폈으나 북한과의 체제 경쟁 가운데 재일동포는 포섭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북한적 취득자는 국민으로 보지만 재일동포 무국적자는 국민으로 보지 않는 애매모호한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외국국적 취득 여부로 동포 인정은 고난의 근대사를 잊어버리는 것이다”면서 ‘국가는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적 원칙 헌법 제2조 제2항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까지 통틀어서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 내용은 ▲ 무국적 동포에 재외동포 지위 부여 ▲ 무국적 재외동포를 포함한 국내 체류 재외동포 실태조사 근거 마련 ▲ 재외동포 단체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 신설 ▲ 재외동포 체류 통합센터 설치 운영 지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