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총회 문화법인은 문화를 이어주고 나누는 두 가지 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 이음’과 ‘문화 나눔’입니다. ‘문화 이음’은 선교훈련적, 교육적인 것이며 문화 정책과 네트워크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문화 나눔’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나누는 것입니다.”

손은희 사무총장(예장통합총회 문화법인, 목사)이 총회 문화법인에 대해서 소개하며 전한 말이다. 교회와 문화를 이어주고 나누는 다리 역할을 하는 손 사무총장을 만나 문화목회에 대해서 들어봤다.
 

◎ 총회 문화법인, ‘문화목회’ 도울 것

▲ 손은희 사무총장(총회 문화법인)

총회 문화법인은 무엇을 하는 기관일까? 손은희 사무총장은 문화는 게임 문화, 노래 문화처럼 그 범주가 넓고 다양하다고 지적하며 이런 “다양한 문화 속에서 교단 내 9,341교회들이 문화목회를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문화법인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목회를 하려면 교회가 돈도 있어야 하고, 도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형교회가 문화 사역을 잘 한다고 여기기 쉬운 분위기에서 ‘돈이 많지 않아도’, ‘도시교회가 아니어도’, ‘교회 규모가 크지 않아도’ 문화목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총회 문화법인의 일이라고 강조한다.

손 사무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총회 문화법인은 문화에 대한 요구가 사회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면서 교단에서도 문화를 관장하는 기구가 하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부응해 2008년에 설립했다. 문화법인은 두 축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한다. 하나는 그리스도인들과 초교파적인 정책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 색채 없이 일반인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총회 문화법인’이라는 이름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고, ‘예장 문화법인 허브’를 통해서는 일반인들을 위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문화목회 허브>와 <문화목회 콜로키움> 등

총회 문화법인은 개교회 목회자들이 문화목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문화목회자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담임목사하고 문화인들의 만남인 <문화목회 허브>이며, 다른 하나는 문화목회를 꿈꾸는 목회자들의 교육의 장인 <문화목회 콜로키움>이다. 손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번에 <문화목회 콜로키움> 10기 수료식이 있는데 총 150여명의 문화목회 수료자가 배출됐다.

이와 함께 총회 문화법인은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 <새참 음악회>가 있다. 손 사무총장은 예전 농촌의 ‘새참’처럼, 동네 주민들이 산책하다가 만나는 음악회를 지향한다고 알렸다. 교회는 공간과 연주자 사례비를 제공하며, 크리스천 음악가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작년까지 총 17차 새참 음악회가 진행됐으며, 2022년에는 ‘천川-천天으로 가다’라는 주제로 강원 화천, 제주 조천, 서울 양천, 전남 순천, 경북 김천의 작은 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총회 문화법인은 문화목회 플랫폼으로서 지역사회에서 문화 예배를 생각하고 실제적으로 <문화 예배>를 드리도록 돕고 있다. 예배 순서지를 파일로 제공하며, 스케치 영상으로 인터넷에 공개한다.
 

◎ 기독교교육 전공자에서 청소년 문화 전문가로

▲ 손 사무총장은 '문화목회'를 지원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손 사무총장은 어떻게 총회 문화법인에서 사역하게 됐을까? 그는 대학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했으며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일반학으로 청소년 문화도 전공했다. 종교교육 2급 정교사, 1급 청소년지도사, 2급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총회 교육자원부에서 교육 정책과 커리큘럼 등 위원회 실무자로 참여했었고, 개 교회에서 교육 총괄로 사역도 했으며 ‘청소년문화의집’이라는 국가시설을 맡아 관장으로 4년간 운영했다. ‘청소년문화의집’을 운영하면서 청소년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실행했다. 힙합 공연과 락 공연도 하고, 미술관람을 하는 등 문화라는 이름으로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당시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전국 2000개 중 5개 안에 선정되어 매뉴얼(manual)로 나오기도 했다. 나중에 총회 교육자원부에서 사역하는 중 총회 문화법인에서 목회자이면서도 문화와 관련된 국가 정책의 흐름을 아는 사람을 찾았는데, 당시 손 사무총장의 경력이 인정되어 2011년에 총회 문화법인 사무국장으로 부임해 일하고 있다. 대외협력 관계에서 교단의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는 제안에 따라서 사무국장에서 사무총장으로 명칭을 변경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 문화를 일상화로

손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문화 목회는 무엇일까? 그는 “문화를 일상화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문화는 나랑 멀다고 생각하고 문화를 그냥 보여지는 미술, 연극, 영화로만 생각하기 쉽다”면서 “사실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 신발이나 늘 부르는 노래 등 모든 것들이 문화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손 사무총장은 이런 문화들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보다 풍성해지고, 문화적 감성을 통해서 하나님께 보다 가까이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문화목회와 관련된 전방위적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총회문화법인 출간 3권. <문화목회를 말한다>,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 <문화목회를 그리다>

이와 관련해서 새롭게 진행한 사업도 있다. 바로 <홈 바리스타 아카데미>이다. 손 사무총장은 “문화목회를 하는 것은 일반 문화 프로그램과 변별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교회에 와서 배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상기시킨다. <홈 바리스타 아카데미>는 이런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 ‘홈’은 삶의 적용을, ‘바리스타’는 핸드 드립 교육을, ‘아카데미’는 인문학을 의미한다. 한 달에 4번, 1주일에 1번 세 시간씩 <홈 바리스타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카데미는 30분 정도씩 네 번에 걸쳐 ‘커피와 경제’, ‘커피의 역사’, ‘커피와 문화’, ‘커피와 힐링’이란 주제를 다룬다. 이후 2시간은 핸드드립 교육을 한다. 생두를 볶는 것부터 시작해 전체 핸드드립 기초를 마스터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30분은 홈, 즉 삶의 적용이다. 손 사무총장은 생두가 볶아져서 원두가 되는 것처럼 터닝 포인트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커피 교육이 신앙 양육 교육으로 이어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홈 바리스타 아카데미>는 일반적인 카페 창업 목표와 달리 지역의 건강한 공동체 세우는 것이 목표다. 지역의 친구들이나 이웃을 초청해서 홈파티도 하고,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배우도록 하는데 이미 400차 넘게 진행됐다. 수료한 교인들이 ‘커피 미션 선교회’를 만들기도 하고 이웃들은 ‘커피 동호회’ 활동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손 사무총장은 전했다. 그에 따르면 장로들 중 수료자들이 커피 만들어서 교인들에게 나눠주며 소통하기도 하고, 커피 동호회는 지역 목회의 기반이 된다. 그는 “홈 바리스타 아카데미 수료자들을 통해 교회에 문화를 사랑하고 문화목회에 협력하는 목회자의 파트너십 가진 성도들이 늘어나고 결국 문화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상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목회 프로그램도 언급했다. 서울 종로5가 퇴근 직장인을 위한 <말랑 콘서트>이다. 이것은 문화라는 것이 우리의 경직된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진행하는 행사이다. 카페에서 연주자들이 연주하면서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서 딱딱한 마음 녹이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새참 음악회>의 세컨드 버전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손은희 사무총장은 문화 예술이 우리의 일상 삶에서 풍성한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문화목회를 말한다>(대한기독교서회, 2017), <문화목회를 그리다>(대한기독교서회, 2019),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대한기독교서회, 2021)의 문화목회 연구도서 3권을 출간했다.
 

◎ 문화 컨텐츠 나눔

메타버스 시대에 총회 문화법인은 어떤 면에 집중하고 있을까? 손은희 사무총장은 “메타버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책들도 나오고 실제로 메타버스 안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교회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메타버스 공간이 충분히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총회 문화법인은 오히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기존의 것들을 놓지 못하는 교회들이 많다고 보고 기존의 컨텐츠 나눔에 집중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 일환으로 총회 문화법인은 일반인에게 문화적으로, 저작권으로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성탄(크리스마스) 캐롤와 부활절 캐롤을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공개했다.

또한 총회 문화법인에서 온라인 상으로 내는 전자 간행물도 공유하고 있다. <매거진 허브>는 발간 100호를 넘긴 문화체육관광부 등재 잡지이며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에 등록돼 있다. 교회가 요청하면 컨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월간 문화목회>도 성도와 목회자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오픈했다. 이렇듯 총회 문화법인은 그리스도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기독교 문화 컨텐츠를 인터넷 상에서 만날 수 있는 출구를 만들어놨다.
 

◎ 총회 문화법인의 사역 방향

손은희 사무총장은 “지방을 가서 보니 서울과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서울의 대형교회는 영상을 만들고 바로 송출할 수 있는 전문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지만 지역의 작은 교회들은 실제적으로 비대면의 일들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성도들이 예배 영상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기는 빈익빈, 부익부처럼 영상, 미디어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래서 총회 문화법인은 문화적 컨텐츠가 더 닿지 않는 곳에 어떻게 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도와주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은희 사무총장은 청소년 문화 사역과 관련해 개인적 고민을 알리며 교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10대 청소년들이 교회에 안 나오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교회가 청소년들이 머물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놀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대가 교회 안에 들어가서 좋아하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국가가 청소년 수련 시설, 문화의 집 등 사람과 재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만큼 투자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파트 타임 목회자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투자 없이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총회 문화법인과 함께 문화목회를

총회 소속 9,341개 교회가 문화목회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교회들은 문화목회를 어렵게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손은희 사무총장은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총회 문화법인과 함께 문화목회의 첫걸음을 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목회 하면 굉장히 어렵게 생각하시는데, 총회 문화법인과 함께 문화목회의 첫걸음을 떼면 좋겠습니다. ‘시작이 반이다’이라는 말처럼 첫걸음이 중요합니다. 문화목회의 첫 걸음은 하나님 나라의 문화로 이 땅을 꽉 채우는 기쁨의 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