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우정 기자】  프랭클린 그레이엄(Franklin Graham) 목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대선 불복 시위대의 미국 워싱턴DC(Washington, D.C.) 국회의사당 난입이 잘못되었지만 이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미국에 더 큰 분열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사진 출처 사마리탄스 펄스(Samaritan’s Purse) 웹사이트 samaritanspurse.org)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대선 확정 회의가 진행되고 있던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넘어 국회의사당 안으로 진입했다. 시위는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으며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으로 인해 진행되고 있던 회의가 중단되고 의원들은 대피했으며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미국 민주당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트럼프 시위대의 국회의사당 난입 책임을 물어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발의했다.

탄핵소추 결의안은 대선 확정 회의가 열리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서 시위대에게 한 연설을 통해 이들을 선동했으며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위협에 빠트렸다고 밝히고 있다.

탄핵 결의안은 이르면 이달 13일(현지시간)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과반석 이상을 장악한 하원에서는 순조롭게 통과될 전망이나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현 상원의 관문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소추 결의안과 함께 민주당은 수정헌법 25조에 근거해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발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 지난 6일 시위 현장(사진 출처 REUTERS/Leah Millis)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키고 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만약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시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대통령을 강제 해임할 수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 결의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11일 해당 결의안의 하원 통과를 시도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표결에 부쳐졌다. 따라서 이 결의안은 12일(현지시간) 본회에서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에 관해 그레이엄 목사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CB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 곳곳에서 보였던 기독교 관련 깃발을 언급하며 기독교인들에게도 시위할 자유가 있으나 미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시위대를 향해 “폭력배”와 다름없다며 이들이 법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또 의사당 건물에 난입한 이들 모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레이엄 목사는 이번 시위가 잘못되었으나 이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에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시도가 “시간 낭비”일 뿐이며 탄핵 시도는 미국 정치 분열의 골을 더 깊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라의 연합과 하나 됨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이와 모순되게 현 대통령 탄핵을 두 번이나 시도했다”며 “이번 탄핵 시도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더욱 광분하게 만드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