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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꽃을 무한대로 피운다
<시화무> 낸 최창일 시인
2019년 02월 27일 (수) 14:42:01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아름다운 가곡의 작사가이자 교육학 박사인 최창일 시인(응암교회 장로, 한국현대시인협회 전 부이사장 현 지도위원)이 6년 만에 <시화무> 시집을 냈다. 간결하고 압축적인 시를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 시인은 <시화무>를 통해 현대인들의 삶 가운데 놓쳐버릴 수 있는 일상들을 예리하게 시에서 녹아내고 있다.

   
▲ 최창일 시인

‘시화무’라는 용어는 사전에도 없는 최창일 시인이 만든 신조어(新造語)이다. 언어의 꽃을 무한대로 피운다는 뜻을 가진 순수 우리말인 ‘시화무’를 통해 최창일 시인은 빛과 바람과 같은 자연스러운 소재를 시를 통해 무한대로 누리게 한다.

<시화무>에서 최창일 시인은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시는 모든 것을 긴장시키는 것을 벗어나 여유롭게 하는 힘까지 가진다. 소소한 것에 집착을 버리는 것, 내가 무엇을 더듬을 줄 알게 하는 점검자, 시대를 따라가게 하는 것, 인류의 모든 사람과 손을 잡게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의 시에 대한 이해는 <시화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화무>를 추천했던 방식 박사(조경마이스터, 플로리스트마이스터, 농학박사)는 “시인의 글은 아마존의 원시림을 대하듯 고졸(古拙)하다. 작은 씨앗이 큰 정원을 만든다는 것을 시화무를 통하여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흙과 풀과 꽃과 나무를 대하는 사람은 최창일 시를 읽는 순간 거기에 빠져든다. 도시에 살며 분주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시화무>을 읽으면 마음에 힐링을 느낀다. 그의 시가 사람들을 그렇게 이끌기 때문이다.

시를 읽을 때, 여유가 있으면서도 긴장하고, 긴장하면서도 마음의 평안을 느끼게 하는 시의 힘을 최창일 시인은 시어를 적절하게 구사한다.

최창일 시인은 “삶의 희망이 사라진 것, 삶의 의미가 없는 것도 어둠이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키우는 것이 시다. 벅찬 변혁(變革)과 시련(試鍊)의 계절에 맞서는 것, 시가 없다면 얼마나 변칙(變則)이 난무하겠는가?”라고 묻는다. 즉 그는 시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세상의 혼미한 것들을 바꾸고 아름다운 청정으로 바꾸는 일까지 해야 한다는 <시화무>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시화무>의 시를 평론했던 김경수 시인(문학비평가)은 “<시화무>는 순수한 한글 말이며 형상화된 침묵의 언어로 삶의 자세의 본질만을 낚아 올린 생활의 지침서이다. 최근에는 길고 어려운 시에서 독자들이 점점 멀어지고, 세계적인 소네트와 하이쿠 형식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아포리즘의 백미를 선물 받은 것과 다름없는<시화무>는 가을처럼 깊고 잔잔하게 필자를 시의 숲길로 이끌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김경수 시인은 “그의 시집 <시화무>는 응축된 시어로 사람의 마음과 사물의 이치를 아름답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국의 정형시 14행의 소네트와 일본의 3행시 하이쿠를 연상하며 읽는 내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눈에 보이는 것은 한계가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은 하해와 같다. 순간일수록 생각과 말보다는 마음으로 읽고 마음으로 말해야 하는 깊고 넓은 침묵의 정원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언어로 표현하지 않은 여백과 여운은 읽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함께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최창일 시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하다”고 말했다.

<시화무>에서 최창일 시인은 두 종류의 눈을 야야기 한다. 내면을 바라보는 눈과 밖을 바라다보는 눈이다. 이 두 개의 안목의 창은 서로 이원화되지 않고 소통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분다. 감춰져 있는 내면을 들추어 내고 그것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솔직함이 묻어 나온다. 반면 바깥의 것은 품고 포용하고 사랑하며 배려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발끝이 가는 것이다
     어쩌면 발끝도 태생이
     가보지 못한 곳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길을 가려는 것은
     눈일까 마음일까
     발끝일까
     세상에 줄을
     긋는 것이 길이다
                       -「길」전문

이 시에서 시인은 안과 밖, 인간의 희로애락은 변덕스런 날씨 같아서 예측할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을, 역사를, 발끝은 부지런히 실행에 옮길 것이며 또 하나의 흔적을 세상에 남길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이 행복이던 불행이던 간에 진솔한 삶의 고락을 안고 발끝은 길과 함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세상에 줄을 긋고 함께 갈 길이라고 말한다.

최창일 시인은 자신의 시 세계를 “어릴 적부터 목사였던 아버지의 엄격한 신앙생활 가운데 가르쳐준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냉혹한 세상에서 베풀어야 할 사랑, 그러면서도 자연 가운데 깃든 하나님 아버지의 창조의 아름다움에서 터득했다”고 말한다.

그의 시,「사랑1」,「사랑2」,「사랑3」을 읽다보면 일렁대는 잔물결이 떠오른다. 늘 깨어 손짓하는, 사랑의 즐거움은 진실에 있다. 참된 사랑은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소스라치게 눈을 뜬다.’-「사랑2」4~5행, 이 얼마나 겸손을 아는 사랑인가. 사랑할 때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는 말이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사랑을 꿈꾸는, 이 출렁이는 설렘의 산실에 욕심 없고 부끄럼 없는 평정한 사랑을 부린다면 행복과 직결됨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은 마술과도 같고 아침 이슬과도 같아서 덧없고 덧없지만 사람들은 이 사랑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무모한 도전장을 내건다. 가차 없이 부서져 깨질지라도 말이다. 사랑의 묘미를 일깨워주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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