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입시오류 책임져라! 기소 총장 물러가라! 정관 변경 원상복귀! 개혁총신, 총장사퇴!”

“강도사고시 인정하지 않는 입학사정회 인정할 수 없습니다. 교수님, 돌아가십시오!

“교단직영신학교를 회복하라!”, “총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입학사정회 인정할 수 없다!”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 그의 ‘학교정관변경’이 ‘대학사유화’라는 문제제기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거부 ․ 졸업거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신학대학원 2018학년도 입학 전형에도 큰 차질을 빚어 입시사정이 4차례나 파행됐다. 당초 지난 11월 25일 시행된 입시 1차 필답고사에서 비정상적인 문제지가 출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입시사정회’ 당일인 12월 13일 오후 4시 사당동 캠퍼스 강의동 2층 총장실 앞에는 40여명의 학생들이 문병호 교수 등 20여명 교수들의 진입을 막아섰다.

▲ 입시사정회를 위해 김영우 총장실로 들어가려는 문병호 교수를 학생들이 막아서고 있다. ⓒ<교회와신앙>

문병호 교수는 “교수들이 총장실에 들어가서 회의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하자, 학생들은 “입시오류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부터 밝혀주십시오.”라고 응수했다. 다른 학생들이 “맞습니다.”라고 동의하자 문 교수는 다시 “입시오류 별로 없어요! 과장된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하자, 학생들은 “교수님들도 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기사로 다 나왔습니다. 기사 읽으시면 됩니다. 총신의 명예에 실추된 부분에 있어서 명확한 사과 부탁드립니다.”라며 강경하게 나왔다.

다른 교수는 “입시사정은 학사진행 건이고 논란이 있는 다른 사안들도 오늘 논의를 할 겁니다. 그런 논의를 하는 것조차 막으면 안 되죠?”라고 하자, 학생들은 “죄송합니다! 강도사 고시, 정관 변경 건부터 해결해 주십시오! 정상화 된 후 신입생을 모시고 싶습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입시오류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 담당자를 처벌하지 않고 그대로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총장과 신대원 교수명의로 입시생들에게 사과문자가 발송되지 않고 합격자 발표를 하려고 했던 점” 등을 들어 이의를 제기했다.

◇ 오류투성이 지필고사 치러

교수협의회(회장 김성태)는 12월 12일 교계 언론에 지난 11월 25일에 치러진 ‘2018년 신대원 입학시험’의 심각한 문제점을 폭로하는 투서를 보냈다. 교수협에서 제기한 문제는 영어시험, 성경시험, 입시출제 · 입시관리 소홀, 행정마비 등 크게 4가지다.

△영어시험= 20문제가 밑줄이 빠진 채로 21번부터 시험을 치르게 하고, 시험지를 재인쇄, 재배부한 점, △성경시험= 문제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현장에서 6번이나 방송으로 하자 교정, △입시출제 · 입시관리 소홀= 입시출제위원장인 교무처장과 신대원 원장이 입시 출제와 관리를 소홀히 해 성경시험에 심각한 하자들이 발생한 점. 총장은 입시 당일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점(같은 날 진행된 J 목사 교회 임직식에 참석), △행정마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영우 총장의 지도하에 생긴 모럴 해저드와 행정 부실이 야기한 초유의 사태라는 것.

◇ 3차례 입시사정회 무산

지난 11월 29일 입학사정을 위한 1차 교수회의가 있었다. 다수 교수들이 총장의 참석을 요구했으나 개회를 거부해 무산됐다. 바로 다음 날인 30일 다시 같은 사안으로 교수회의를 열려 했으나 학생들이 총장의 양지 캠퍼스 출입을 입구에서부터 원천 차단해 2차 입학사정회의도 무산됐다. 12월 1일에도 입시사정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총장실 안으로까지 들어가 정관 변경 등 학내 문제에 대한 김영우 총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끝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 사당동 총신대 강의동 2층 총장실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학생들 ⓒ<교회와신앙>

교수협의 한 관계자는 “입학시험에 큰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학교 측은 무작정 문제가 없다며 입시 사정회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공정한 입시사정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발생해 성경 시험의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학교 측은 “시험 당일, 방송을 통해 문제로 지적된 오류를 정정하고 새로 시험지를 배부해 문제가 해소됐다. 오류가 있던 문항은 전원 정답 처리하고, 나머지 부분도 현장에서 즉각 오류를 정정하는 안내 방송을 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4차 입시사정회 재소집

교수협은 “학교에서는 더 이상 현 상태를 방치할 경우 금년 신학대학원 응시자들에게 심대한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4차 입학사정을 위한 신학대학원 교수회의를 12월 13일 사당캠퍼스 총장실에서 소집한다.”는 내용증명을 우편(12월 7일자)으로 김 총장에게 통보해 “법적인 책임한계”를 분명히 했다. 또한 “입학, 수료 또는 졸업사정은 교수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며, “미 참석자는 의무이행 의사가 없거나 이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피력했다.

11월 25일 입시 전형 시험을 치룬 한 4학년 학부생은 13일 오후 6시 <교회와신앙>과의 인터뷰에서 “시험 당일 영어문제에 밑줄이 없었고, 시험도중에 다른 시험지를 받았다. 어느 문제는 중복 답을 요구하거나 오타도 많았으며, 보기도 안 나와 모두 정답처리를 하겠다는 안내방송도 여러 번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불어 “총신학부를 졸업하고 신대원을 진학하려고 시험도 치렀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묻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와중에 1차 합격을 하고 2차 시험을 본다고 해도 제대로 들어갈(입학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다른 학생들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도 같이 원서를 넣어 어제 시험을 치러 다른 때보다 그곳의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도 들었다. 반면 총신은 미달은 아니지만 1:1.67 정도로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많이 떨어졌다는 말들도 오고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홈페이지에 ‘행정업무 지연으로 합격자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입시관리위원장의 안내에 이어 12월 14일에는 ‘사과문’을 통해 “입시 중에 잦은 정정 방송과 정정된 문제지 배부로 불편을 끼쳐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학교 측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시관리위원장’ 명의의 ‘안내문’과 ‘사과문’

◇김영우 총장의 임기가 2019년 7월 9일?

뿐만 아니라 교육부가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의 임기를 2019년 7월 9일”이라고 밝힌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당초 총회 등 교단 내부에서는 김영우 총장의 임기를 전임 길자연 총장의 잔여 임기 종료일인 올해 11월 28일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총신운영이사회도 김영우 총장의 후임으로 김형국 목사를 선출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12월 7일 총신대 정승원 교수가 교육부를 직접 방문해 김영우 총장의 임기를 문의하자, 다음 날인 8일, 교육부 관계자가 정 교수에게 전화로 “김영우 총장의 임기는 2019년 7월 9일까지”라며, “김영우 총장의 임기를 전임 길자연 총장의 잔여 임기로 한다는 공증 사실에 대해 “(총신대학교로부터) 보고 받은 적이 없고, (공증은) 우리가 관여할 바도 아니다.”라고 알려왔다는 것.

이에 학생들은 12월 13일 김영우 총장에게 임기문제를 확인하려했으나 불발됐다.

◇ ‘총신대 신학대학원 위원회’ 신설

입시사정회가 4차례 파행을 맞으면서 12월 14일 오전, 학교 측은 한천설 ․ 신현우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신학대학원 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으로는 황선우, 문병호, 안인섭, 심상법, 박태현, 서창원, 안은찬(이상 교수), 강신구(직원) 등 10명이 선임됐다.

대학원 학사내규 68조, 70조에 따르면,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고 입학에 관한 의결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1조에는 “총칙에 신학대학원은 대학원 학사내규 적용대상에서 제외” 되도록 되어 있다. 96조, 97조는 교수회가 입학에 관한 의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98조는 위원회들을 특정해서 둔다고 되어 있고 신설규정은 없다. 따라서 신대원위원회 구성은 불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이 규정은 신학대학원 규정이 아니라 신대원을 제외한 타 대학원을 위한 규정인데 슬쩍 원용하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총장이 신대원위원회를 통하여 입학사정 진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 단계에서는 신대위원회 구성은 불법”이라고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교수협에서 교계언론에 보내온 투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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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언론관계자 여러분

한국교회의 바른 언론을 이끌어 가시는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습니다. 다음이 아니라 이번 2018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입학시험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기에 이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알려드립니다.

1. 2018년 총신신대원 입시 시험 과목 중 영어와 성경은 입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목인데 이 두 시험 과목 중에서 성경과목에는 더욱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시험 당일부터 제기되었다. 영어 시험은 20문제가 언더라인이 빠져 있어 21번부터 시험을 치르게 하고, 시험지를 재인쇄하여 재배부 하였고 그로 인해 10분간 시험 시간이 연장되었다.

2. 특별히 성경과목은 성경시험 문제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현장에서 6번이나 방송으로 하자를 교정하였다. 그후에 성경 시험에 있어서 다른 여러 가지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그동안 성경 전공 교수들에게 입시문제를 공개하고 전문적 의견을 묻지도 않고 따라서 정답이 무엇인지 확정하고 이로 인해 입시 문제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거나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문제가 없다며 입시사정회를 밀어부치고 있기에 공정한 입시사정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성경 시험의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뿐 아니라 입시 관리에 있어서도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였다. 입시관리 위원장인 교무처장과 신대원 원장이 입시 출제와 시행 관리를 소홀히 하여 성경 시험에 심각한 하자들이 발생하였을 뿐 아니라 전체 입시를 감독해야 할 총장은 입시가 진행되는 당일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날 오후 2시 측근 목사의 임직예배에 참석하면서 감독을 소홀히 하였다.

4. 결국 이런 모든 일들은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총장 김영우의 지도하에서 생긴 모럴 해저드와 행정 부실이 야기한 초유의 사태이며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2017년 12월 12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협의회(회장 김성태 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