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2018년 1월 1일 시행되는 종교인과세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11월 28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개정안은 과세 대상을 '종교인이 소속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으로 한정하고 ‘종교단체로부터 종교 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금액’, 즉 종교활동비는 비과세로 조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재부는 “종교인소득 관련 세무조사는 종교인소득회계에 한정될 수 있도록 종교단체회계와 종교인회계를 구분하도록 했다. 세무조사 시에는 종교단체가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한 금품 외의 종교 활동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을 구분하여 기록 · 관리한 장부 등은 조사대상이 아님을 명시했다.”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시행령을 “30일 입법 예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종교활동비의 경우, ‘실제 제출한 비용에 대해 정산한 경우’만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하려 했다. 종교활동비를 비과세 대상으로 본 것은 종교인이 종교 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돈은 ‘소득’으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종교활동비는 교단이나 종교단체가 규약으로 정하거나 종교단체 의결기구의 의결 ·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 예를 들어, 당회 · 공동의회가 의결 · 승인한 목회활동비가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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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이중장부를 허용하고 세무조사 대상도 제한한 것이나 목회활동비가 과세 대상에 제외 된 것에 대해 교계는 환영하는 눈치다. 일부 교계인사들은 “세무공무원이 개별 교회나 사찰을 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해 왔던 터다. 문제는 종교단체가 종교활동비로 결정만 하면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하는 모든 돈이 비과세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입법예고안대로라면 종교단체가 월급은 줄이고 대신 종교활동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종교인에게 사실상 임금을 지급할 경우 과세를 할 수 없게 된다.”며, “활동비 한도 없으면 종교 간 형평성 문제 · 탈세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세무 관계자들은 “실제 일부 대형교회의 경우 목회활동비는 교회 명의의 신용카드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이 마음대로 사용하되 증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특수활동비’라는 얘기까지 들어왔다.”면서,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는 목사가 가정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종교활동비 규모도 클 것”이라 관측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또 종교단체가 원할 경우 종교단체회계와 종교인회계를 각기 작성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종교단체회계란 종교활동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을 기록한 회계고, 종교인회계는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한 금품 관련 회계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때 종교인회계는 조사할 수 있지만 종교단체회계는 조사할 수 없도록 입법예고안에 규정했다.

하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강석훈 목사는 “종교인 특혜일 뿐 아니라 비영리 법인의 회계 투명성도 저해하는 후퇴한 개정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한국교회 종교인소득과세 공동 태스크포스 간사 박요셉 목사는 “종교계의 요구가 대폭 반영돼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표한 개정안은 입법예고 후 다음 달 14일까지 관계 부처의 협의를 거쳐 12월 21일 차관회의, 12월 26일 국무회의를 갖고, 12월 29일 소득세법 시행령을 공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