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여호와의 증인(여증)의 번역 성서인 ‘신세계역’이 "극단주의 문서"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서 '성경과 그 중심주제', '성경 대신 과학?', '건강증진법의 다섯 가지 간단규칙' 등도 함께 극단주의 출판물로 규정됐다.

러시아 비보르그 시 법원의 드미틀 유리에비치 그리신 판사는 8월 18일 신세계역이 극단주의 문서의 하나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판결이 발효될 경우, 러시아 전역에서 신세계역과 이 출판물들을 압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발효 전이며, 향후 30일간 여증 측 항소의 기회가 있다.

비보르그 법원은 레닌그라드-핀란드 세관검찰의 청원을 받아들여 이번 건을 맡았다. 그리신 판사는 푸쉬킨레닌그라드대학교 민법대학 전 이사장이었고 현재 해당학과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에 있다. 이 법원은 신세계역에 대한 재판을 몇 차례 연기해 오다 금번에 완결했다.

▲ 여호와의 증인 번역 성서인 ‘신세계역 러시아어 판’ ⓒJW

러시아 세관은 지난 2015년 7월 핀란드와의 국경에서 러시아어로 번역된 '신세계역성경' 2,013권을 압수한 뒤, 세관검찰의 알렉산데르 가니킨 검사가 "러시아연방과 일단의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이 발행물을 극단주의로 규정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듬해 4월 이를 받아들여 사회문화전문분석센터의 전문가들에게 분석연구를 지시했다. 결과는 21개 문항. 분석팀은 이 문서가 여증 신도를 외부사회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있는지, 러시아의 법률로 규정된 임무 달성을 거부하게 만드는지 물음에 그렇다는 답을 했다. 특히 집총거부가 문제시됐다.

러시아는 사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의 경전을 검증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2015년 '극단주의 행동과의 투쟁'용 개정안을 소개한 이후여서, 검증분석팀은 다양한 생각과 검토의 과정을 거쳐 신세계역이 "성경이라는 표지가 결여됐다."고 판정했다.

검증팀은 신세계역이 극단주의라는 증거로 하나님의 이름을 '여호와'로 칭한 점, 정교회의 성경의 구약과 신약은 각각 히브리-아람어 성경과 기독교그리스어 성경으로 호칭되는 점 등을 들었다.

러시아 연방대법원은 지난 7월 17일 여호와의 증인을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모든 재산과 부동산을 압류하고 그 전체를 폐쇄한다는 지난 4월의 판결을 재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