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법원이 박노철 목사를 서울교회 경상비 지출 결재권자로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이제정 판사)가 지난 5월 19일 서울교회 18장로 측이 서울교회와 박노철 목사 그리고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교회 예금출급중지 가처분신청(2017카합80202)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이 같이 판시한 것.

18장로 측의 오치열, 안인호 두 장로와 서울교회 사무국장인 유태서 집사 세 사람이 법무법인 보람 소속인 임상헌 변호사(18장로 측 장로)를 통해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한 소(訴)의 내용은 다음 두 가지다.

1. 채무자들(서울교회와 박노철 목사)은 채권자들(오치열, 안인호, 유태서)의 동의 없이 채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교회 명의의 별지 목록 기재 예금계좌에 대하여 출급청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제3채무자(주식회사 하나은행)는 채권자들의 동의가 없는 한 채무자들의 예금출급요청에 응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제51민사부 "박노철 목사가 서울교회 당회장이며, 일반 경상비 지출 결재권 있다"

재판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주된 이유는 ‘첫째, 오치열, 안인호 장로는 재정위원이 아니며 둘째, 교회의 일반 경상비 지출에 관한 결재권자는 당회장으로 재정위원 및 사무국장의 동의를 받을 의무가 없다.’는 두 가지다.

재판부가 이번에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이 바로 이 두 가지 쟁점이다. 즉 채권자 오치열, 안인호 장로가 재정위원인지의 여부와 재정위원 및 사무국장에게 ‘동의권’이 있는지의 여부 말이다.

재판부는 첫 번째 쟁점에 대해 “채무자 서울교회의 정관 제5조는 당회의 직무로 ‘섬김위원 임명’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 위 정관 제5조 제2항 카.목 및 제12조에 의하면 재정위원회 위원을 당회장이 임명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정관 규정에 따라 채무자 박노철이 채무자 서울교회의 당회장으로서 2017년도 재정위원장에 신용식 장로를 임명하였고, 신용식 장로가 당회장의 위임에 따라 재정위원으로 최차순, 김금준 장로를 각 임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채권자 오치열, 안인호가 현재도 채무자 서울교회의 재정위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의 ‘2017카합80202’ 기각 결정 이유 주요 부분.

이어서 두 번째 쟁점인 “재정위원 및 사무국장에게 ‘동의권’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채무자 서울교회의 정관 제12조 제3항은 ‘일반 경상비의 지출은 당해 부서장의 청구로 재정위원회를 거쳐 당회장의 결재를 받아 사무국장이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 서울교회의 운영규정에 의하면 재정위원회는 각 부서의 예산 집행관리 및 감독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정들을 종합해 볼 때, 재정위원회는 예산이 결재내역대로 집행되는지 여부에 관한 관리와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고, 일반 경상비 지출에 관한 결재권자는 당회장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무국장의 경우 일반 경상비 지출의 결재 내역대로 자금을 실제 지급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일 뿐, 결재권자인 당회장이 사무국장의 ‘동의’를 받을 의무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지 아니한다. 채무자들이 현재까지 실제로 별지 목록 기재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지적한 후 “채권자들의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18장로 측, 총회재판과 일반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사실상 완패

18장로 측의 오치열, 안인호 장로는 지난 해 서울교회 재정위원이었으며, 유태서 집사는 사무국장이다. 이들은 “서울교회의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재정위원인 채권자 오치열, 안인호와 사무국장인 채권자 유태서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박노철 목사가 채권자들의 동의없이 서울교회의 예금을 인출할 위험이 있으므로, 이 사건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면서 소를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박노철 목사는 “서울교회의 2017년도 재정위원장을 새로 선임하였으므로, 오치열, 안인호 장로는 더 이상 재정위원이 아니며, 혹 재정위원의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당회장의 예금인출에 관하여 동의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사무국장인 채권자 유태서 집사도 예금인출에 관하여 동의권한을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양측의 팽팽한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박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18장로 측이 박노철 목사가 현재 안식년 기간으로 당회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교회 밖으로 쫓아냈지만,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서울교회 당회장은 박노철 목사이며, 박 목사가 당회장으로서 행한 재정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도 합법적임을 분명히 밝혔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서울교회가 은행에 예치한 예금 50여 억 원의 지출에 관한 결재권이 박 목사에게 있으며, 따라서 박 목사가 경상비 지출은 18장로 측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인출해 사용할 수 있음을 법원이 확인해준 격이 되었다. 반대로 18장로 측은 50여억 원에 대한 지출 결재권이 없어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한편, 박노철 목사가 2017년 재정위원장으로 임명한 신용식 장로는 한국교회 역사 이래 처음으로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재정위원장인 셈이 됐다.

18장로 측은 이번에 제기한 예금출급중지 가처분신청 건 뿐 아니라 박노철 목사의 담임목사로서의 직무집행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건도 지난 해 12월 29일 제51민사부에 의해 기각당한 바 있다. 그래서 항고했지만 지난 4월 28일에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각하 및 기각을 당했다. 따라서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18장로 측이 박노철 목사를 상대로 한 총회재판이나 일반 법원에서의 소송에서 완패를 당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모양새다.

제51민사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박 목사 측은 18장로 측에서 의해 서울교회에 형성되어 있는 겨울왕국이 무너지고 교회 회복과 새로운 부흥의 역사가 도래할 하나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8장로 측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울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하여 박 목사 측의 하영수 은퇴장로는 “서울교회 사태를 단순히 서울교회 내의 일로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서 “서울교회 사태는 교회 분쟁과 갈등의 요인이 무엇이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문제 해결 요인의 절대적 핵심은 누가 하나님 편에 서느냐이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준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박 목사님께서 철저하게 이것을 지키려고 몸부림치셨다. 그런 면에서 서울교회 사태는 한국교회 교회사에도 기록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 장로의 말이 한국교회 안에 큰 울림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제51민사부의 결정이 서울교회 사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