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교계의 저명 연사이자 50여권의 책을 낸 저술가, 신학자인 존 파이퍼 목사가 부부생활에 일대 위기를 겪은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어시스트 통신 등 교계언론에 따르면 파이퍼는 지난 10월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2016년도 서버린 그레이스교회 목회자 컨퍼런스(SGCPC) 도중 C. J. 매허니 목사와 나눈 인터뷰에서 최초로 이런 사실을 실토한 것.

파이퍼 목사는 "난 공동예배 때문에 아직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토로했다. 놀란 매허니가 "아니 그게 뭔 말씀이세요?"고 묻자, 그는 "(아내인) 노엘과 나는 주기적으로 리얼한 갈등을 겪으면서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고, 서로 말로 상처를 주다 보니 우리가 다시 행복할 수 있으리란 소망도 잃고 지냈지요."라고 털어놨다. 물론 이젠 과거사이다.

▲ 매허니 목사와의 대담에서 과거의 '결혼위기'를 밝히는 파이퍼 목사(오른쪽) ⓒSovereign Grace

30여년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베들레헴침례교회를 사역했고, 베들레헴 칼리지 및 신대원의 총장이자 '디자이어링갇'(DG=하나님 갈망하기)의 설립자 겸 교사 등, 교계 안팎에 영향력 있는 명사로 널리 알려진 파이퍼 목사에게서 이런 말이 나오리라는 상상은 쉽지 않다.

파이퍼 목사는 지난 1968년 노엘 사모와 결혼한 이래 5남매를 낳아 성인으로 길러냈고 손자손녀들까지 여럿 둔, 평소 다복한 가정의 주인공.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파이퍼의 '부부갈등'이 뭔지 도무지 감 잡기가 어려웠다.

파이퍼는 "저는 그런 끔찍한 상황 속에서 교회를 오가고 또 말씀을 전해야 했습니다."면서 하나님의 백성의 찬양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이 마음을 녹이시고 새롭게 해주심에 따라 새로운 관점이 떠오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그분의 위대하심과 자비-복음-을 노래하는 사이 어느 덧 제 마음은 녹아져 희망을 느끼곤 했습니다."라고 수많은 목회자들 앞에서 진솔히 말했다.

매허니에 따르면 그런 어느 순간 파이퍼의 영혼이 하나님과 수직 커넥션을 이루자, 그의 마음 속에 한 가닥 변화가 일어났단다. "난 얼마나 바보인가? 아내와의 사이에 얼마나 많은 어리석음을 자초해 왔는가?"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 "그런 생각은 노래 속에서, 예배 속에서 거듭 일어나곤 합니다."

속에서 하나님이 충만해지시자 파이퍼는 다시 겸손해졌고 새 희망이 버블처럼 솟구쳤다.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은 저를 희망으로 한 방 먹이셨습니다. 희망으로 저를 녹아웃시키셨습니다!" 또 "매주일 아침은 그 주간의 혼수상태로부터 하나님이 나를 일깨우시는 기회입니다. 형제 자매들과 함께 그 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선포할 때 하나님이 마음을 다시 녹여주십니다. 교만을 복음으로 낮추시고..인자로 들어올리셔서 그 주간을 위한 새 힘을 주십니다."라고 강조한다.

한편 파이퍼 목사는 1월 초순 애틀랜타의 조지아 돔에서 열린 연례 '패션 2017' 컨퍼런스에서도 연단에 섰다. 이 이벤트에는 미국 50개주와 세계 90개국에서 몰려온 5만명 이상의 젊은 성인들이 참가했다. 연사로는 파이퍼 말고도 벳 무어, 크리스틴 케인, 레비 러스코, 프랜시스 챈, 캐터린 ․ 제이 울프 등, 경배송 연주에는 패션밴드, 크리스 탐린, 크라우더, 맷 레드맨, 크리스티 노클스, 힐송 등이 참가했다.

패션 컨퍼런스는 패션시티교회 목회자이자 패션무브먼트(PM)의 창설자인 루이 질리오 목사가 20년전부터 개최해온 연례 이벤트이다. '함께 역사를 만들자'란 구호를 내건 이 행사의 헌금은 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등의 일부 국가의 불우 어린이들 7,000여명을 돕는 데 쓰인다.

그러나 1월 2일의 행사 첫머리는 일찍부터 동성혼을 공개 지지해온 인기 컨추리송 가수 캐리 언더우드가 무대 위에 등장해 전체 찬양을 이끌어 일부 보수단체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언더우드는 이날 크라우더와 함께 2014년의 히트곡인 '물 속의 그 무엇'을 불렀다.

언더우드는 지난 2012년 영국 신문 '더 인디펜던트'와의 대담에서 "나는 우리가 사랑하기 원하는 (동성애자들을 포함) 사람들을 사랑하되 공공연히 사랑할 권리를 우리 모두가 지녀야 한다고 확실히 생각합니다."라고 말해 충격파를 던졌다.

기독교 보수단체인 미국가족협회(AFA)의 웨즐리 윌드먼 대변인은 자체 언론인 인게이지 매거진(EM)에다 PM 주최 측 질리오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렸다.

"소셜미디어에 나도는 가장 대중적인 헤드라인과 이미지가 금주에 캐리 언더우드의 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이 목사님, 완전 투명하게 말하건대, 당신이 그녀에게 수 만 명의 경배를 이끌도록 허용한 사실에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나의 당혹은 금새 실망으로 그리고 슬픔으로 변했습니다. 캐리 언더우드는 하나님이 말씀이 지지하지 않는 동성혼(고전 6:12-20)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여성입니다."

언더우드는 오클라호마 농촌의 침례교 가정과 교회에서 자라나 미국 보수계도 선호해온 최상의 컨추리 뮤직계의 '달링'이지만 지금은 빠르게 보수계를 분노시켜가고 있다. 기독교 배경을 업고 유명 연예인이 된 뒤 세상으로 급선회한 사례로는 그밖에도 목회자 부부의 딸인 케이티 페리 등이 있다.

언더우드는 현재 아이스하키 선수인 남편 마이크 피셔와 함께 매우 리브럴한 무소속교단 교회에 다니고 있다. 그는 말한다.

"우리 교회는 친동성애적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남을 사랑하길 바라셨죠. 룰을 정해놓고 '모두가 나 같아야 한다'고 하지 않고 말이죠. 아뇨, 우린 모두가 달라요. 바로 그 점이 우릴 특별하게 만들어주죠. 우리는 서로를 사랑해야 하고 서로 잘 지내야 해요. 그 누굴 비판하는 건 제 몫이 아니에요."

질리오 목사가 언더우드의 이런 친동성혼 입장을 사전에 미리 알았는지 몰랐는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또 파이퍼 목사를 비롯한 '패션' 연사들이 과연 언더우드와 질리오의 입장에 공감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파이퍼의 견해대로라면 언더우드가 이끄는 회중경배찬양도 파이퍼의 '부부생활을 구할 능력' 같은 것을 발휘할까? 성령께서 그렇게 역사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