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예수님은 어떻게 생겼었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크쇼에서 "성경은 예수님의 인종을 계시하지 않았다. 예수는 백인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함께 ‘한국인’과 ‘흑인’ 예수(?)도 언급되었다.

지난해 성탄시즌, 'MTV 디코디드(해독, 解讀된)'의 인기 흑인여성 코미디언 프랜체스카 램지가 '예수님은 어떻게 생겼었나?'라는 주제로 토크쇼에서 “기독교는 보편종교다. 성경은 예수님의 인종을 계시하지 않았다.”면서 “예수는 백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신에 그는 “기원전 4년의 그 예수는 머리가 짧고, 턱수염이 있었고 가무잡잡한 피부의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대계 기독교 학자이자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인 마이클 브라운 박사는 그녀의 말이 일부는 맞지만 "성경은 분명 예수님을 유대인이었다고 밝혀준다."고 응수했다. 브라운은 중세 때 예수는 앵글로-유럽계로 그려지기 시작해 수많은 교회들이 예수를 유대적 바탕으로부터 절연시키려 했다고 소급하여 회상했다.

▲ 프랜체스카 램지와 예수 관련 이미지 ⓒMTV Decoded

서구 화가들은 이미 중세 이전부터, 예수가 유대인이었던 줄 알면서도 백인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밝고 연한 색은 빛을 가리키고 어둔 색은 죄와 악을 상징한다는 발상이 그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혀 있었다. 이에 대해 자신이 흑인인 램지는 "진한 피부빛 사람은 나쁘니 길들이거나 죽일 필요가 있는 반면 백인은 선하며 표준이라는 해석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램지는 노예제도 이전에 이미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나라와 사람들을 식민주의화 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독교를 이용했다며 백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려고 기독교를 악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은 자유와 해방을 위해 나름으로 기독교에 귀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인들이 내세운) 백인 '예수'는 유색인들의 역사를 박해하고 말살하기 위해 사용됐지만 한국인 예수나 흑인 예수는 그렇지 않았다."고 빗대었다.

"한국인 예수나 흑인 예수는 블론드 머리에 파란 눈의 예수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정확하진 않겠지만, 자신들과 닮지 않은 하나님을 섬기도록 가르침 받고 강요받은 지난 수세기를 지난 뒤 종교 속에서 자기 모습을 찾아볼 권리가 있다."고 램지는 덧붙였다. 램지가 '한국인 예수'를 거드는 이유는 영화 '21 점프 스트릿'에서 주인공이 '한국인 예수'상 앞에서 기도하는 유머 광경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예수 개념은 특히 신자였던 운보 김기창 화백이 6.25 당시 선교사의 요청으로 그린 수많은 한국 배경의 성화의 이미지가 영어해설과 함께 국제사회에 퍼지면서 온 것이기도 했다.

램지의 주논지는 기독교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박해에 오용됐다는 것으로 백인 파워구조가 인종편견을 퍼뜨리기 위해 예수로부터 유색요소를 지워버렸다는 것. 브라운은 이에 대해 백인 선교사들이 유색인종을 복음화하면서 그들의 유색 피부 때문에 노예화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선교사들이 수많은 긍정적인 일도 해냈다고 상기시켰다. 인도로 간 선교사 윌리엄 캐리가 남편이 죽은 뒤 과부를 덩달아 불태우는 현지 관행을 폐지하는 노력을 한 게 그 한 사례다.

▲ 마이클 브라운 ⓒJesus of Testimony

브라운은 백인우월주의와 반셈족(반유대)주의, 흑인차별주의를 그 자리에서 드러내자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과장된 방식으로 역사를 되쓰진 말자."고 덧붙였다. 그는 또 "메시아 예수님은 유대인이셨지만 인종을 초월하시는 분으로서 모든 사람을 위한 분"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램지는 초기 미국 추수감사절의 "황당한" 실제 배경사와 미 원주민의 실태 등을 역사와 현실을 비교하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