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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선교사 다큐' 극장에서 만나다
영화 <소명> “하나님 파찌야마! 예수님 십바래!”
2009년 05월 27일 (수) 05:15:47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 강명관 선교사와 바나와 부족민들[사진 고천윤]

그곳 강가에는 이빨이 무시무시한 식인물고기 피라니아가 살고 악어가 들끓는다. 밤이 되면 표범이 먹이를 찾아 정글속을 배회한다. 그곳에는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밤마다 찾아온다. 사람의 몸 속을 파고 들어가 알을 낳고 기생하는 독충이다. 무슨 놈의 독충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만큼 작다. 이 벌레 1천 마리에게 쏘이는 고통이란 어떤 것일까? 저절로 몸서리가 처진다. 그것을 감내해야 하는 곳이 아마존 정글이다. 그 속에 한국인 강명관·심순주 선교사가 있다.

그들이 있는 장소는 아마존의 정글이다. 부족 인구는 100여 명에 불과하다. 강·심 선교사는 바나와 족의 마을에서 그들과 함께 사냥하고 함께 먹고 함께 생활한다. 대한민국에서 그곳에 가자면 먼저 브라질까지. 브라질에서 다시 아마존 밀림까지. 그리고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며칠이 걸리는 지도 모를 머나먼 길이다.

왜 이 곳까지 강·심 선교사는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을까? 강 선교사는 한국에 있을 때 외국어고등학교의 국어 선생님이었다. 외국어고등학교가 거의 없었던 시절에 교사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대우는 굉장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아마존에 있는 인디언 부족에 대해서 소식을 듣게 된다. 아마존의 정글에 사는 부족들이 예수 없이 사는 게 너무 불쌍했다. 그들에게 문자를 알려 주고 성경을 번역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마존 정글로 갔다.

두 선교사는 <소명>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속에서 시종일관 흰 이를 드러내며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그들은 눈물이다. 왜 수많은 선교지를 놔두고 하필 그곳이냐고. 그곳에 가서 고생하는 두 선교사를 보낸 가족들은 강·심 선교사 얘기만 나오면 그냥 주루룩 두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한다.
   
▲ 바나와 부족 어린이에게 음식을 먹여 주는 심순주 선교사[사진 고천윤]

아마존 밀림에서 강명관·심순주 선교사가 처음 맞은 것은 대한민국과는 차원이 다른 벌레들의 공격이었다. 그것들은 사람 몸 속에 알을 까고 몸 속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헤집고 다녔다. 그 벌레들에게 하룻밤에도 수백 군데를 물려야 했다.

고통이 심해지면 강 선교사는 "내가 죽는구나. 하나님, 내가 하나님의 일을 위해 순교를 각오하고 왔는데 다른 것도 아닌 벌레에게 물려 죽어갑니다"라고 고백할 정도다.

그만큼 고통스럽다. 독립영화 <소명>을 촬영한 신현원 감독도 강 선교사를 촬영하기 위해 며칠을 함께 지내다 온 몸을 이 독충에게 쏘였다. 하루를 거의 실신상태로 보내야 했던 적도 있었다. 독충에 쏘여 온몸에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흉측한 상처가 남았다. 벌레 물린 자리는 극심하게 가려웠다. 어떤 약을 발라도,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것은 미군들이 사용하는 초강력 살충제였다. 그걸 피부에 발라야 했다.

이곳에서도 뭔가 먹어야 산다. 바나와 부족들은 유목민도, 농경민도 아니다. 그저 밀림이 제공하는 식물과 동물이 그들의 ‘밥’이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밀림으로 들어가 사냥을 해야 했다. 바나와 부족 중 건장한 남자들과 강 선교사가 총과 활과 칼을 들고 사냥에 나선다. 허탕 칠 때도 있지만 어떤 날은 하나님이 일용할 양식을 주셨다. 큰 쥐였다.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는 집쥐의 20배 이상은 돼 보이지만 영락없이 생긴 게 설치류 모습 그대로다.

그날 밤 메뉴는 자연스레 큰 쥐가 된다. 이게 무슨 맛일까? 신현원 감독이 심순주 선교사에게 물었다. 그녀는 맛나게 쥐살을 뜯으면서 주저하지 않고 답한다. 뭐라고 했을까?

거북이는 이곳 최고의 음식이라고 한다. 배타고 4시간 거리에 있는 아랫마을 헷싸까를 찾아간 강 선교사에게 부족들이 최고의 음식을 준비했다. 바로 거북이 요리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불구덩이에 거북이를 거꾸로 올려 놓기만 하면 된다. 배를 하늘을 향하도록, 등딱지는 불을 향하게 올려 놓고 3시간 정도를 그대로 둔다. 그 시간이 지나면 맛난 거북이 요리가 완성된다.

음식은 강·심 선교사가 원주민과 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 중 하나다. 쥐든, 거북이든 함께 먹어야 그들은 원주민과 함께 사는 동역자가 되고 친구가 된다. 거북이 맛은 또 어떤 맛일까? 신현원 감독이 역시 거북이 고기를 뜯고 있는 심 선교사에게 물었다. 심 선교사는 또 뭐라고 답했을까?

   
▲ 바나와 부족과 사냥에 나선 강명관 선교사[사진 고천윤]

강 선교사 부부에겐 두 명의 자녀가 있다. 첫째 예슬이와 둘째 한솔이다. 둘은 강·심 선교사가 있는 밀림에서 1천km, 서울과 부산을 왕복해야 하는 거리보다 더 떨어진 정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정글학교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미국의 대학입시 평가 시험을 치를 때 늘 상위권자를 배출하는 '명문'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영어와 수학 이외에 정글을 다니면서 길을 잃었을 경우 집 짓는 방법, 나무 타는 방법, 정글에서 길내는 방법을 훈련한다. 그 방법뿐만 아니라 모든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와 순종하는 모습이 성적에 반영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크고 흰 이를 드러내며 잘 웃는 강선교사 부부도 눈물 지을 때가 있다. 아이들이 아플 때다. 그래도 함께 지낼 수 없는 이유는 바나와 부족 마을에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교육 자체가 불가능해서다.

강·심 선교사는 바나와 부족의 문화의 생산자이고 선생님이고 의사이고 복음전도자이자 바나와 부족과 똑같은 원주민이다. 강 선교사가 교회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강 선교사가 영화 <누가복음>을 바나와 부족의 말로 더빙해서 마을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상영한 것이다. 영화를 상영할 때는 모든 부족들이 예배당으로 몰려 온다. 영사기가 돌아가고 흰 천을 내려 놓아 스크린을 대신하고 오디오에서는 음성이 흘러 나온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곳에선 경이로움이다. <누가복음> 영화를 벌써 수십 번 상영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바나와 부족민들은 예수님의 사랑에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영화를 관람한다.

강 선교사는 그곳에서 의사다. 부족민들은 독사에게 물려도, 어린아이의 목에 생선가시가 걸려도, 물건을 들다가 떨어뜨려 발톱이 빠져나가도 강 선교사를 찾는다. 그리고 그는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때로 강선교사 부부는 선생님이다. 글이 없는 바나와 부족의 말을 듣고 분석해 포르투갈어를 차용해서 바나와 문자를 만들어 그들에게 가르친다. 바나와 부족의 문자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경을 번역하기 위해서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아마존 정글 속 깊숙이 전파하기 위해 오늘도 강선교사 부부는 정글을 누빈다.

   
▲ 함께 성경을 보며 담소 중인 강명관 선교사(오른쪽)와 바나와 부족[사진 고천윤]

고온다습한 기후, 기온은 영상 45-50도를 오가는 남미의 정글. 최대 길이 6천 킬로미터, 1천개의 지류가 뻗어있는 세계 최대의 아마존강 보다 강선교사부부의 예수 사랑은 더 깊고 넓고 푸르게 바나와 부족들의 심장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하나님, 파찌야마!(감사합니다), 예수님 십바래!(예수님 사랑해요).

영화 <소명>은 국내 최초로 극장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2009년 4월 첫 상영됐다. 일반 언론에 '소리 없이 강한' 독립영화의 특성을 보여줬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개봉 당시에는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했고, 고작 1개관에서 개봉됐지만 서서히 관객 수를 늘려 6주 만에 3만 명을 돌파했다. 기획은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감독 신현원 PD(명성교회 집사), 내레이션은 가수 유열 씨가 맡았다. 이 영화는 강명관·심순주 선교사가 바나와 부족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가운데 담담한 영상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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