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을 강하게 권유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 정백향 씨 등 안상홍 증인회 신도들(이하 피해자측)에게 피소되었던 이단 연구 및 상담 전문 진용식 목사(상록교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대위 부위원장)가 민형사상 재판에서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야간 공동감금방조, 야간 공동강요)의 혐의를 인정, 진용식 목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대법원이 확정한 2심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개종의 권유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신체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중차대한 범죄인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하는 등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엄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전제하면서도 “피고인들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들에 대한 개종강요는 피해자 가족들의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감금 방조도 그러한 개종강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등 그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강요 및 감금방조 행위의 경위나 목적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강요 및 감금방조 행위가 사회적으로 형법 제 20조에 정한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 공동감금) 행위와 관련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무죄라고 판시했다. △피해자들은 피고인 진용식 등이 피해자들의 가족을 조종하여 피해자들을 감금하였다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그 진술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기 보다는 피해자들의 추측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의 가족들 진술은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들측에 유리한 방향(피고인 진용식 등이 감금을 지시하거나 공모하였다)으로 바뀌고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게다가 피해자 진 모 씨의 아버지는 피고인 진용식 등이 위 진 모 씨 감금에 관여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들 및 가족들은 정신병원 또는 요양소로 보내야 한다는 피고인 진용식의 말을 듣고 그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정신병원에 피해자들과 함께 가서 그 입원여부를 결정하였고, 위 정신병원 관계자들에 의하면 피고인 진용식 등은 위 정신병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의 교회에서의 행위를 살펴보면 개종 강요 내지는 감금에 대한 방조에 해당할 뿐 그를 넘어서 감금에 대한 공모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들의 감금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사전에 혹은 사후에 공모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예비적 공소사실인 판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법률위반(야간, 공동감금)방조죄를 유죄로 인정한 만큼 따로 주문에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진용식 목사 외에도 상록교회 신도인 정 모 씨와 김 모 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징역 6월과 4월에 각각 처했고 집행유예 1년씩을 선고했다. 피해자들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관련해서는 정신과 전문의 2명(신 모 씨, 박 모 씨)에 대한 형사소송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항소심에서 피고들에게 감금죄를 인정해 각 7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형사재판에 앞서 10월 9일 열린 민사재판에서 대법원은 정백향 씨가 진용식 목사, 상록교회 일부 신도, 정신과 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건 상고심(2008다51656)에서 피고소인들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이 확정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 진 목사와 상록교회 신도인 김모 씨, 정 모 씨 등에 대해 개종을 목적으로 감금․강요를 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 각자 7백만원의 위자료를 원고 정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정신과 전문의 신 모 씨와 의료법인 ㅊ병원을 포함한 전체 피고들에 대해서는 감금․강요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물어 각자 2천만원의 위자료를 원고에게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신앙의 자유는 헌법에서 인간의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원고의 신앙 역시 신앙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원고의 신앙을 개종시키려 하는 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고, 원고의 신앙을 개종시키려는 의도 하에 여러 사람이 공모하여 원고를 감금하고 또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킨 것은 그 수단이나 방법이 너무나 가혹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인권이 중대하다”며 “피고들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