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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과학과 종교 논쟁 최근 50년>
“네 조상을 동물원에서 찾지 말라”
2008년 09월 08일 (월) 00:00:00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과학의 발달, 진화론 설자리 잃게 해

   
 
▲ 래리 위덤 지음/박희주 옮김/혜문서관
 
창조론은 진화에 유일하게 맞서는 이론일까? 예전에는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최근에는 지적설계론이 대두되면서 우주 생성에 대해 세 가지 이론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적설계론은 진화론과 맞서지만 창조론(기독교적 창조론)과는 가깝다. 하지만 기독교 창조론에 대해 일방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기독교 창조과학자들이 지적설계론을 선호하고 또 인용한다. 왜냐하면 지적설계론만큼 하나님의 창조를 이야기 하는데 좋은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는 창조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과학과 종교 논쟁이 우리에게 관심을 끈다. 바로 <과학과 종교논쟁, 최근 50년>(혜문서관)이다. 이 책은 빅뱅에서 지적설계론까지 생명과 우주에 대한 과학과 종교의 오랜 논쟁을 다룬 책이다. 학교에서, 특히 과학과 수학, 물리학을 싫어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은 이런 종류의 책을 싫어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곱씹어 볼 요량이면 이런 책이 제격이다. 하나님의 창조를 유한성이 있는 인간이 모두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문제는 그 믿음을 공격하는 비기독교인들의 논리적인 반격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기독교의 신앙, 특히 하나님에 대한 종교적 영역은 초월적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그 영역은 실험할 수 없는 영역이며, 오직 경험과 이성을 뛰어넘는 사고 속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신앙을 개인의 내면적 세계관이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실 세계에서 겪고 있는 이 지구와 우주는 영적이고 초월적인 주권자인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정확하게 증명되거나 설명되는 부분은 아닐 수 있지만 얼마든지 추론을 통한 논증은 가능하다. 물론 이런 추론과 가설은 진화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할 수록 창조론은 더 많은 힘을 얻는 반면에 진화론은 곤란한 일들이 발생한다. 왜냐면 진화는 단순세포로 시작된 단순진화에서 고등동물로 진화된다는 이론이지만, 과학의 발전은 단순세포 안에 더 세밀한 조직과 정교함 때문이다.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진화론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왜냐면 진화론자들이 주장이 분자생물학으로 갈수록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과학과 종교 분야에서 전미(全美) 기자 상을 수상한 저자, 래리 위덤은 세계 최고의 과학자 100여 명과의 인터뷰와 그들의 저술 그리고 과학과 종교에 관련한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여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과학은 만능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과학을 만능으로 여긴다. 모든 설명과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이다. 우리는 여전히 인체의 신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단순히 현재에 있는 것을 토대로 조작하고 실험할 뿐이다.

종교와 과학의 방대한 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진화 생물학을 넘어 천문학·유전학·우주론·뇌과학으로 뻗어나가는 생생한 과학사를 기록하는 한편 오늘날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이 우주의 시작과 끝, 그리고 생명과 인간 의식의 시작 등에 대해 절대적 우월감을 내려놓고, 생명 존재의 신비함을 설명하는 다각적인 접근을 허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을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차원의 노력임을 역설한다.

   
 
    ▲ 침팬지가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과 사물을 보는 관점과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을 믿는 전제로 세상을 볼 때 우리는 쉽게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불신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정말 불합리와 불평등으로 점철되어 있고, 우연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쉽게 하나님의 질서를 놓쳐버린다. 과학자들의 실험의 출발도, 관점도 어디에서 출발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분명해진다.

자연에 대한 초월적인 질서에 대한 질문과 관심이 새롭게 일어났다. 1800년대 자연 신학이 몰락한 이후, 과학을 이용해 신이나 초월적인 실재에 대한 근거를 밝히고자 하는 시도는 터부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터부는 서서히 잊혀지고 ‘자연이라는 책에 대한 독해’에 새로운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즉, 자연 속에는 의미 있는 텍스트가 적혀 있으며 이를 작성한 저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논제를 두고 진화 대 창조론 진영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여기에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기 시작한 지적 설계론까지 가세하여 논쟁의 열기는 거세지고 있다.

자연신학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만 19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의 합리적 사고와 이성주의는 자연신학이 이룬 것들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초월적인 부분을 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의 틈새를 1895년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결국 이 이론은 1940년대 유전학의 뒷받침으로 더욱 보완되어 진화생물학을 넘어 천문학, 우주론, 뇌과학까지 그 위세를 떨쳤다.

   
 
   ▲ 미켈란젤로 작 <천지 창조>
 
최근 과학자들은 뇌의 감정과 사고를 조절하는 물질을 발견하고, 인간의 감정을 약물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물질적 중심으로 추론하고 실험하고 증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환원주의식 접근법(일명 자연주의)은 20세기 들어 첨단 과학의 발달로 인한 과학 장비 기술의 발전과, 2차 세계대전 이후 발달한 컴퓨터와 정보 이론의 본격화로 오히려 한계를 드러냈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과학의 발달이 그들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극소, 극대, 고도로 복잡한 영역의 대표적 연구 분야인 천문학과 우주론, 분자생물학 연구가들은 자연 속에 깃든 복잡하고 정교한 속성 즉, 환원 불가능한 자연 현상을 발견하게 했다. 이것은 진화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생화학자인 베히는 박테리아의 편모, 시각의 화학적 과정, 피의 응고 등과 같은 분자 수준 연구를 통해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는 생물체의 현상을 분석하여, 그 속에 지적 설계자의 설계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음을 주장했다.

또한 우주론자 카터는 고도로 정교하게 맞아떨어지는 우주 상수의 조화는 ‘설계’의 한 증거라고 주장해 갈릴레오 이후 우주의 중심에서 자리를 빼앗긴 지구와 인간 존재의 가치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전 은하계 속에서 유일하게 생명 서식이 가능한 지구와 인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물론 태양계와 같은 행성이 우주에 아주 많다는 사실로 지구와 같은 환경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기독교 과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증명되지 않는 추론에 불과한 것이다. 1980년대 미국 법학자 필립 존슨은 오하이오 주를 중심으로 ‘정상 과학’의 의미에 대한 재 각성을 주장해 파란을 일으켰다. 과학 교과서의 기본 개념이 진화론만으로 이루어진 데 대해, 과학 수업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 즉 지적 설계를 포함한 창조론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주장은 완전히 수용되지는 않았지만 ‘진정한 과학의 방향’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 우주의 눈 '나선성운'(Helix nebula):미국 우주항공국 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적외선 이미지로 거대한 눈을 연상케 해 '우주의 눈'이라는 별칭을 갖고있다. 눈 중앙의 붉은색 부분은 별이 죽을 때 내뿜는 마지막 가스층이다.
 
저자는 최근 50년간의 종교와 과학의 방대한 담론에 대해 “과학은 자신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우주의 시작과 끝, 그리고 생명과 인간 의식의 시작 등에 대해 절대적 우월감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감각적 경험과 맹목적으로 계시만을 주장했던 자연 신학을 뒤엎은 승리감에 도취되어 세상을 우연의 탄생으로 내몰았던 진화론자들의 독단은 이제 사라질 필요가 있다. 우주의 질서와 정교함, 그리고 생명 존재의 신비함을 설명하는 데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이들의 이론은 더 이상 설득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경외심과 지적 존재(혹은 신)의 실재성을 느끼는 주장 역시 진정한 과학을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차원의 노력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을 주장한다. 이 책은 종교/과학 분야에 경험이 많은 저자의 인터뷰와 저술 탐독을 통해 쓰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렇게 딱딱한 책은 아니다.

과학 교양서로, 또 젊은이들이 궁금해 하는 많은 창조와 진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탐독할 필요가 있다. 우주는 유한을 전제 한 하나님의 무한하심을 보여주는 세계다. 이 세계에서 그 주인이 있음을 전제한 책 읽기는 또 다른 하나님의 창조성에 감탄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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