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기로 게시글이 삭제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네이버 카페

이 권사의 카페는 9천명에 육박하는 회원 수에 총 6900여 건에 이르는 다양한 글과 신앙과 관련한 고민은 물론 이단 교리와 관련한 문의 등에 대해 어떤 질문이 올라와도 명쾌하게 답해주는 카페로 이름을 알렸다(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 2003년 4월 16일 '이단과 싸우는 사이버 전사' 기사 참고). 이 카페의 신학적 색깔도 정통 보수주의적 신학에 토대를 둔 것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측은 이 카페에 올라간 게시물 중 수십개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무더기로 삭제했다. 더나아가 카페측이 재게시를 요청하자 네이버측은 이마저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의 관리자인 이인규 권사는 “휴가를 갔다 왔더니 카페 게시글 70~80개가 ‘명예훼손성 글과 특정종교비하 글’이라는 이유로 삭제됐다”며 “예전에는 삭제된 자료도 재게시 요청을 할 경우 받아줬는데 이번에는 재게시 요청도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네이버측의 입장"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권사는 네이버측이 삭제한 자료는 모두다 안상홍 증인회 관련 자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삭제된 자료들이 △안증회의 시한부 종말 주장과 관련한 대법원판결문 △거짓 재림 그리스도인 안상홍 씨 △비성경적인 유월절을 지키는 하나님의 교회 등이라고 밝혔다. 안상홍 증인회와 관련한 법원 판결문은 물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자료까지 모두 삭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 권사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는 종교에 대한 비판의 자유도 용인하는 것인데 네이버측은 위와 같은 자료가 어떤 근거에서 명예훼손성이 있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게시글과 관련 안상홍 증인회의 외압이나 항의에 휘둘린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권사와 함께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 회원들도 네이버측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킷팝이라는 회원은 “이 카페의 소중한 자료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게재중지를 당했다면 당연히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해야 된다”며 “이 카페는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카페이니 끝까지 싸우자”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회원은 “재게시요청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단들에 대한 자료는 조금씩 조금씩 다 삭제가 될 것이고, 이 카페뿐 아니라 다른 이단비판 카페들의 자료도 삭제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일방적 자료 삭제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횡포라며 법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네이버측 고객센터의 한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삭제 문제와 관련,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 전화통화를 하며 “네이버 카페에 올라간 게시물들이 아무리 객관적 자료라 하더라도 상대에게 피해를 지속적으로 줄 경우 그대로 묵과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에 올라간 글 중 안상홍 증인회와 관련한 내용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실체 확인이 어려운 내용들이라고 판단돼 삭제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측의 관계자가 명예훼손성이나 타종교 비방과 관련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는 글은 ‘안상홍 증인회의 교주 장길자 씨가 안상홍 씨의 첩이다’, ‘안상홍 증인회는 시한부 종말을 주장한다’는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2000년 12월 1일 발표한 ‘안상홍 증인회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연구 보고에는 장길자 씨가 안상홍 씨의 첩이라고 설명한 부분이 나온다. 안상홍 증인회가 시한부 종말을 주장했다는 부분 역시 이미 탁지원 소장(현대종교 발행인, 국제종교문제연구소)이 2002년 발행한 <신흥종교 2002 실태조사연구집>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또한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국기독교가 안상홍 증인회를 비판할 때마다 사용하는 이미 공인된 자료를 게시하는 것조차 네이버측이 일괄 삭제한 셈이다. 이로 인해 네이버가 기독교의 이단에 대한 건전한 비판 기능마저도 위축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네이버측의 관계자는 “삭제한 글들은 이용 약관에 의거 재게시가 어렵다”며 “포털사이트조차도 명예훼손성이나 타종교에 대한 비방글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사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재게시 요청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완전히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네이버 자체적으로도 이 카페 게시글과 관련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