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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가슴에 무엇을 품고 있는가?
2008년 05월 22일 (목)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는 예전부터 꾸준히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슈퍼맨>을 비롯해서 <배트맨>시리즈와 <스파이더맨>시리즈, 초능력자가 떼로 나오는 <엑스맨>과 <판타스틱>까지, 이제는 유치하고 식상할 만한데도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슈퍼 히어로 영화는 대부분 만화책인 ‘마블코믹스’에 원작을 두고 있다. 미국의 만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미국 내 만큼의 호응은 얻지 못했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슈퍼 히어로보다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이나,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혹은 람보나 록키 등 ‘보통히어로’ 영화에 더 많은 사랑을 보내왔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매년 여름 우리관객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올 봄 처음 등장한 <아이언맨>(Iron Man)은 5월 말 현재 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반면, 이번에 등장한 아이언맨은 최첨단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장비를 통해 능력을 발휘한다. 기존의 배트맨과 같은 부류로 일반적인 수퍼히어로와는 다르다. 그래서 전에 비해 조금 더 그럴듯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줄거리는 매 한가지이다.

   
돈 많고 똑똑한 무기제조업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프가니스탄에 무기를 판매하러 갔다가 게릴라군에게 납치된다. 동굴 속에 갇혀서 만든 철갑수트를 입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토니 스타크는 게릴라군들에 의해 자신의 무기가 사용되면서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미국으로 돌아온 토니 스타크는 최첨단 초강력 수트를 제작하게 되고, 완성된 수트를 자신이 착용한 후 하늘을 날아 아프가니스탄의 무기들을 제거한다. 하지만 자신의 설계도를 이용해 또 다른 수트를 만들어 등장한 ‘악당’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처럼 뻔하고 당연한 줄거리에도 <아이언맨>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앞서 언급한 ‘그럴듯하다’는 점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실제로 돈만 많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초강력 수트를 만들어 하늘을 날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영화는 철저하게 아이언맨을 만들게 된 동기와 제작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액션 장면들은 ‘성능 테스트’ 정도의 비교적 작은 비중을 두고 있다. 마치 프라모델을 조립하듯 만들어가는 아이언맨 제작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대로 따라하면 실제로도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터무니없는 황당한 설정에 크게 호응하지 않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아이언맨의, 이러한 화려하지 않지만 그럴듯한 현실성이 흥행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언맨이 되기 위해서는 하이테크 강력 수트를 입기 이전에 앞서서 장착해야 하는 중요한 부품이 필요한데 바로 에너지원인 ‘심장’이다. 자체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인공심장을 가슴에 넣어야 아이언맨의 생명도 유지되고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영화 후반부 악당 아이언맨도 테크놀로지의 결정체인 이 심장을 손에 넣었기에 등장이 가능했다. 즉, 아이언맨의 존재는 이 심장을 가졌느냐 못 가졌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가슴에 무엇을 품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아이언맨의 존재 여부에 관한 물음인 동시에 아이언맨의 활약상을 즐기는 관객들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당신들 가슴에도 넘치는 에너지원이 있는가?”

슈퍼 히어로가 5월 한 달 간 극장을 장악했지만 이제 그 바통을 넘겨줘야 할 때가 왔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아저씨 영웅인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20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수효과로 하늘을 날아다는 슈퍼 히어로의 활약에 이어 몸으로 때우는 전설적인 구닥다리 액션 영웅의 활극이 또 얼마나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지 기대가 된다. 블록버스터 계절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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