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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건강하게 삽시다
장경애 사모 칼럼
2007년 10월 05일 (금)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어느 월요일 아침, 또 한 사모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받았다. 주초에 날아든 슬픈 소식. 가끔씩 들려오는 남의 일 같지 않은 슬픈 소식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고인이 된 그 사모님은 병명을 확실히 알기까지 몸의 이상을 느꼈지만 목사님께 자신까지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말을 안 했거나, 나이 탓이려니 하며 그냥 지나쳤을 지도 모른다. 목사님 역시 조금 아프다 낫겠지 하며 예사로 여겨 서둘러 병원에 가자고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통하며 지내던 사모님 중에 오랜만에 소식을 주고받으면 깜짝 놀랄 일을 말하곤 했다. 어떻게 그렇게 연락이 없냐는 나의 어리광스런 투정에 대에 그 동안 항암 치료하느라 소식을 못 주었다는 너무 민망한 말을 한 두 번 들은 것이 아니다.

요즘 암은 내게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가깝고 친근한 것이 되었다. 그것은 주위에 암에 걸린 사모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제는 불치병에 걸린 사모님의 소식을 들어도 빈번히 들리는 소식이라 놀라기는커녕 무감각해지고 만다. 아무리 암에 걸리는 사람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세상 사람들 보다 유독 사모님들이 더 많이 걸리고 있음은 내 주위를 돌아봐도 알 수 있다.

몸이 유난히 약한 사람들이 사모가 되었을까? 암에 걸릴 인자를 더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모님이 된 것도 아닐 테고, 사모님이 되고 나면 암에 걸릴 소지가 많아지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사모님들이 이렇게도 암에 많이 걸릴까? 이렇게 불치병에 걸려 고생하다가 목사님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사모님은 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을 살펴 볼 때 남자보다 여자가 6.8년을 더 산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또 다른 통계에는 사모님들이 목사님들 보다 4년을 먼저 죽는 다는 흥미롭지만 씁쓸한 통계도 있다. 목사님들의 평균 수명이 일반 남자들보다 더 길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목사님들이 절제된 생활과 긍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수명이 길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사모님들은 일반 여자들보다 10여 년이나 짧은 생을 살다가는 셈이다. 특별히 수명이 짧은 여자들이 사모님이 된 것이 아니라면 정말 심각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회를 성장시키느라 고생만 하다가 어느 정도 성장되어 숨을 돌릴 만큼의 여유가 생기면 사모님들은 그 기쁨이나 행복을 느끼기도 전에 고생할 때 얻은 영광의 속병들이 밀치고 나와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가 세상적인 것들을 누리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가고 마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주님 곁으로 갔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인간적으로 볼 때 마음이 너무도 아프고 아리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모님들의 삶의 질은 분명 세상 여인들에 비해 낫다고 볼 수 있다. 함부로 살지 않는 절제된 삶 속에서 살아가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왜 사모님들이 단명하거나 불치병에 많이 걸리는 것일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장기간 축적되면 몸의 모든 면역체계가 떨어져 병균의 침입으로부터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한다.

사모님들만이 겪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많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목회자의 아내는 보이지 않는 교회의 영적 지도자라고 하시는 어느 목사님의 말이 고맙기도 하지만 매우 두려울 뿐이다. 늘 성도를 우선으로 살아가는 바쁘기만 한 남편 목사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도 있고, 아무리 아파도 혼자 앓아야 하는 무서운 고독도 있다. 또한 사모님들은 마음 나눌 사람 하나 없는 혼자의 쓸쓸함과 사방이 공개된 어항 속의 물고기 같은 존재로서 개인적인 삶보다는 늘 노출되어 있는 삶을 살아간다. 목회가 잘되면 목사의 공로로 돌리지만, 목회에 문제가 생기면 비교적 사모님 때문인 것처럼 그 원인을 돌려 목사님을 보호해야 할 때도 있고, 무엇보다도 교회에서 자신이 꼭 서야할 자리와 서지 않으면 안 될 자리가 어디인 줄 지혜롭게 분별하여야 하는데 그 한계가 모호할 때에 오는 갈등 또한 크다.

사모님들에게 있는 스트레스는 이것 외에도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사모님이란 기도의 어머니가 되어야 하고, 성령 충만해야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인상을 쓰면 안 되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웃어야 하고, 모든 교인에게 항상 명랑해야 하고, 아파서도 안 되고, 누구와 특별히 친해서도 안되고, 나서지 않고 말이 없어야 하고, 그러나 늘 필요에 따라 있어주어야 하고 또 없어주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모님들은 이런 보이지 않는 완벽성 요구에 서서히 시름시름 중병으로 앓고 있다. 마음 아파 앓으면 신령한 목사님일수록 이렇게 질책함을 많이 본다. 󰡒요즘 당신, 기도가 부족해.󰡓

제 주위에 있는 사모님들을 보면 마음의 병, 육신의 병. 대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가 다 병자인 것만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가끔씩 들려오는 이야기는 󰡐아무개 사모님이 암 이래󰡑, ‘몇 개월 선고받았대’ 혹은󰡐아무개 사모님이 우울증이 심하대󰡑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때로는 화가 치미는 말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어느 종합병원 통계엔 정신과 질환으로 입원한 사람 중에 사모님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사모님들 가운데 나는 결코 예외라고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멍청하기만 한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스트레스를 스트레스화 하지말고 즐기라는 말을 듣지만 어떤 사람이 감히 즐길 수 있을까? 그러나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함이 현실이기에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병들만큼 미련하게 희생하며 살고 싶지 않고, 하루하루 건강을 돌보며 몸이 허락하는 데까지만 힘들고 싶다고 한다면 이기적인 생각일까? 감히 사모님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그 어떤 사람도 결코 자기 자신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하고 몸도 마음도 믿음에서도 건강하라고. 마음에 평화를 구하라고. 마지막날 주님이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을 믿고 그 분만 바라보자고. 그리고 원칙을 정하고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간 사모님을 생각하며 남겨진 목사님 가족 위에 주님의 크신 평안과 은혜가 넘치기를 기원하면서 가누기 힘들 만큼 아픈 마음으로 이 글을 써 보았다.

장경애 /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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