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문화
       
책한권/ <하나님의 임재를 즐기는 삶>을 읽고
손 잡고 걷는 길에서
1999년 04월 01일 (목)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희진 집사/ 사랑의교회, 대한변호사협회 연구조사위원

 

 소수민족의 통합방식을 설명하는 개념 중에 '샐러드 보울(salad bowl)이냐 맬팅 팥(melting pot)이냐'하는 논의가 있다. 맬팅 팥은 말 그대로 용광로로서 어떤 금속이 들어가든 모두 똑같이 녹여버리듯 소수민족이 다수민족의 생활양식 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동질화되는 통합방식을 말한다. 그 소수민족 자체의 특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경우이다. 반면 샐러드 보울을 생각해 보면 좀 다르다.

샐러드 보울, 즉 샐러드를 버무리는 그릇 속에는 갖가지 재료들이 들어가고 마요네즈나 후렌치 드레싱 등으로 옷을 입히게 된다. 과일 샐러드라면 샐러드 속에 들어 있는 재료가 사과이든 귤이든 키위이든 그건 분명 소스로 어우러진 맛을 내지만 사과면 사과 맛, 귤이면 귤 맛 그 자체는 잃지 않는다. 이러한 소수민족의 경우 바뀐 토양 위에서의 필수적인 통합과정을 겪긴 하지만 그들의 민족성과 중요한 생활양식의 일부는 유지된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생각할 때면 난 항상 후자의 개념이 떠오른다. 우린 모두 같은 하나님의 보혈의 소스를 입고 태어난 후 늘 부어지는 같은 사랑의 소스에 버무려져 사는 존재들이지만 나름의 기질과 은사는 그대로 유지되어 나름의 영역과 방법으로 자신의 몫을 감당하게 된다. 주님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처음 만나주셨을 때부터 그분은 우리를 개별적으로 부르셨고 개별적으로 다루셨다.

우리가 십자가의 사랑을 생각할 때 십자가 사랑의 크기를 구원받은 사람 수로 나누어 그것이 내게 대한 주님 사랑의 크기라고 믿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분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찾아가 십자가의 사랑을 통채로 안겨주시지 않았는가. 그것이 수학적으로 풀 수 없는 십자가의 신비일 것이다.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 나 한 사람뿐이었다 해도 그분은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을 것임을 어떻게 의심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은 "나는 굉장한 수준의 경건의 시간을 갖곤 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그러나 사실 그 굉장한 수준의 경건의 시간이란 딱딱하고 철저하며 꽉 짜인 틀 속에 진행되었던 시간이었다. 경건의 시간은 갖고 있었지만 주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했고 그래서 풍성한 교제가 없었던 때였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녀는 경건의 시간에 뭔가 성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우선 바리새인과 같은 공식을 버릴 것을 권면한다. 그녀 역시도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즐기는 성공적인 방법을 처방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과 친밀하게 동행하기 위한 여러 그리스도인들의 시도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나 자신의 방법, 하나님께서 나의 개별적인 삶 가운데 개발하고 계시는 방법 찾기를 저자는 우리에게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친밀성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은 성취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우리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에 굴복하는 문제이다. 하나님 앞에 대단한 존재로 보이려는 방법을 중단하고 영원히 하나님을 기뻐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너무 내향적이거나 자기 자신에만 집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임재를 즐기는 삶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리도록 이끌림을 받는다. 하나님의 임재를 기뻐하는 것이 단지 하나님을 종일 생각하는 것만으로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는 데 이르는 가장 중요한 통로는 역시 기도이다. 저자는 우리의 삶 의 구체적인 장 속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기도에 대해 예를 든다. 서신서를 통해 바울이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아무 신호도 주지 않고 바로 기도에 들어감으로 편지 구석구석에 기도가 스며들게 하듯 우리 삶 속에 그런 기도들이 순간순간 이루어져 주님의 임재를 누리는 것이다. 저자는 기도할 수 있는 여러 싸인들에 대해 많은 힌트를 주고 있다. 떠오르는 사람, 생각나는 사건, 우리의 모든 행동, 우리가 본 것들, 괴롭고 힘든 감정 등이 모두 하나님께서 내게 거시는 전화벨 소리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 같다.   

 주님께 말씀드릴 땐 자신을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괜찮은 척, 착한 아이인 척 가장하는 것은 주님과 동행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 우리가 하는 기도가 적절한지 염려하지 말고 솔직히 우리의 감정을 아뢸 때 그 감정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통과하게 됨으로 오히려 치유가 일어나게 된다.

 하나님께 질문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증진시킨다. 하나님께 질문하기 시작하면 그분의 뜻을 구하게 되고 순종이 쉬워진다. 그러려면 그분께 귀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러나 우리 마음은 너무 거짓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바에 가까운 응답이 오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종종 우리는 자신의 음성으로 하나님 입에 대답할 말을 넣어드리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음성이지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다.

   경건의 시간은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께 듣는 훈련을 하도록 도와준다. 마치 야구선수의 배팅연습과 같은 것이다. 경건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주님과 친해지는 시간으로 만든다면 우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분의 임재를 즐기며 개별적인 인도를 받을 것이다. 경건의 시간에 사용하는 노트의 수가 한 권, 두 권 늘어가는 것이 목표였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일은 경건의 시간을 시작으로 나의 삶 구석구석에 주님을 초청하여 그분의 간섭을 기뻐하는 것이다. 주님 나라에서는 누구나 완벽한 행복을 누리겠지만 그곳까지 가는 길에서부터 나 그분의 손잡고 걷는 기쁨을 놓치지 않으리….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4월호)

교회와신앙의 다른기사 보기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월드행복비전교회 천 목사, 성폭력
가장 심각한 갈등은 정치이념
<나는 신이다> 아가동산, 방송가
“성화와 칭의, 균형 필요합니다”
동성동거 법적 지위, 61% “반
“명성교회, 통합총회 장소 재고하
전광훈 씨는 거룩한(聖) 기독교를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교회와신앙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이용약관 / 발행인 : 장경덕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서울 종로구 대학로 19, 303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