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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벚꽃 눈길'에서 하나님 음성을 듣는다
2007년 04월 23일 (월) 00:00:00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남산에 오르면서 영혼과 육신을 동시에 튼튼히 해보면 어떨까?
지금 남산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바로 벚꽃이 마치 눈처럼 펄펄 내리고 있는 중이다. 4월 중순을 넘긴 이맘때면 여느 벚꽃 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관이다. 그러나 남산에는 벚꽃을 보는 또 하나의 맛이 있다. 정상에 올라가면 이제 막 만개해 있는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도의 차이 때문일까. 남산 정상의 벚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옷을 조금씩 갈아 입고 있는 남산 벚꽃 길을 따라 올라가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 서울의 상징 남산. 식물원이 철거된 후 옛모습을 되찾았다.
남산은 식물원과 동물원을 완전히 철거해 옛 자연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확 트인 자연 그대로의 남산의 모습이 기자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했다.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위해 서울성곽을 철거하고 조선신궁을 축조했던 자리이기도 한 동식물원은 지난 해 11월에 철거를 시작해 현재는 모두 완공된 상태다.

   
   ▲ 등산로 입구.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고 가도 좋다.
4월 20일 오전 7시 40분 기자는 남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식물원이 있던 뒤편으로 가면 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있다. 정상까지는 1.02km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6~7명 정도가 기자와 같은 시간대에 그 길을 따라 올랐다. 아침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는 이들인 모양이다. 혹, 인근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가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남산을 찾는 이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 시간에 이미 정상에 오른 후 내려 오는 이들도 꽤 눈에 들어왔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내려오는지 정장 차림의 신사들도 있었다.

계단을 오른 지 10여 분이 지나자 밝은 태양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기자의 얼굴에 찾아왔다. 휴! 잠시 한 번 큰 숨을 내쉬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10여 분 동안 많은 아름다운 꽃들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기자의 눈에는 계단의 두께밖에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오르는 산길이기 때문일까 벌써 코끝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도 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남산 중턱에 ‘포토 아일랜드’ 즉 서울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곳이 나온다. 사진에 관심 있는 이에게는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이곳은 탁 트인 시원함을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임에 틀림없다.

   
   ▲ 남산중턱의 포토 아일랜드
   
   ▲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계속 올라가보자. 이제부터는 옛 남산 성벽이 길을 안내해 준다. 남산 타워가 점점 가까워진다. 정상에 거의 다다랐을 때 멋진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대여섯 명의 동료와 같이 올 경우 이곳에 앉아 숨을 돌리며 교제의 시간을 가지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자 옆에 서너 개의 의자가 놓여 있다. 혼자 올 경우 잠시 그 자리에 앉아 기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산 아래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자연이 만들어 준 기도처소인 셈이다.

   
   ▲ 옛성벽이 정상이 가까왔음을 알려준다.
   
   ▲ 저 정자에서 찬양의 교제 모임을 가지면 어떨까.
오전 8시 10분쯤 되어 정상에 올라올 수 있었다. 서울 N타워의 위용이 기자의 눈에 먼저 한 가득 들어왔다. 서울 N타워는 지난 해 12월 9일 약 7개월의 리모델링을 마친 후 새롭게 변했다. 서울의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1975년 방송 송출 전파탑으로 세워진 이래 처음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이번 서울N타워 변신의 하이라이트는 총 15억 원이 투입된 조명이다. 시시각각 색과 패턴이 변하는 조명 작품 ‘쇼’는 매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매시 정각에 연출된다.

   
   ▲ 서울N타워
   
   ▲ 정상에 새롭게 조성된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몸과 영혼이 상쾌해진다. 이 맛에 등산을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심호흡을 길게 내쉬고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또 눈을 감아보자. 오직 자연을 창조하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만을 생각해보자. 정상까지 오르면서 가빴던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만이라도 말이다.

서울N타워 옆을 보면 ‘남산체육회’라는 간판이 보인다. 운동 기구를 이용해 누구나 체력을 단련시킬 수 있는 장소다. 웬만한 헬스장(휘트니스 센터)에 있는 운동 기구가 다 있는 듯했다. 조금 더 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용료는 없다.

   
   ▲ 서울N타워 입구 옆에 위치 한 남산체육회
이제 내려가 보자. 내려갈 때는 완만한 산책길을 이용해 보기로 하자. 셔틑버스가 내려가는 남산도서관 방향이다. 남산에는 개인 승용차를 타고 올라 올 수 없다. 지난 리모델링 완공과 함께 취해진 방침이다. 자동차 매연으로부터 남산의 자연을 보호하고자 한 자구책이다. 걸어서 오르기 힘드신 분들은 대신 정기적으로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 셔틀버스(02번)를 이용해 올 수도 있다.
벚꽃 연출의 백미는 사실 내려가는 길에 있다. 길 양쪽으로 ‘쭉쭉’ 뻗으며 크게 자란 벚나무 가지에서 쏟아져 내리는 눈송이 같은 벚꽃의 모습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샤르르르~’ 소리까지 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곤 한다.

산책길 곳곳에선 겨우네 쌓인 눈이라도 치우는 듯 도로 위에 흐트러진 벚꽃을 쓸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치우지 말고 그냥 놔두면 더 좋을 것 같은데···.

   
   ▲ 환경미화원이 벚꽃을 쓸고 있다
내려가는 길 곳곳에 분위기 있는 벤치가 눈에 들어온다. 앉아서 책을 읽어도 좋고 또 고즈넉이 찬송가 하나 읊조리기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도 있다. 자전거가 ‘슝~’하고 내려가면 그 바닥에 있던 벚꽃들이 마치 수많은 나비가 놀라 펄럭거리듯 자리를 차고 올라온다. 그러면 그 길은 벚나무 가지 위에서 쏟아 부어지는 벚꽃과 함께 온통 벚꽃 바다를 이룬다. 남산 정상에서 멀어지면 질수록 더욱 더 말이다.

   
   ▲ 자전거 이용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곳곳에 벤치가 놓여있다.
   
   ▲ 조용히 앉아 찬송과 기도를 할 수 있다.
벚꽃에 감추어진 남산의 모습을 다음 주(4월 22일 주간)까지는 계속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이 잠에서 깨기 전, 육신 단련은 물론 벚꽃 구경과 함께 기도의 시간을 갖는 일석삼조의 시간을 남산에서 한 번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 작은 호수가 벚꽃으로 뒤덮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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