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교수/ 평택대학교 신약학, 스텔렌보쉬대 신학대학원(Th.M, Th.D)

그리스도의 목회와 관련해서 신약 성경을 훑어 보는 일이 벌써 여러 달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왕직, 제사장직, 선지자직의 관점에서 신약 성경 전체를 분류해서 샅샅이 살피는 일을 하지 않았지만,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 그리스도의 목회와 사역이 각 성서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그 정신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살펴 보고 있습니다.

에베소서는 골로새서와 함께 쌍둥이 서신으로 불립니다. 같은 옥중서신인 두 서신이 비슷한 주제와 구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골로새서의 내용이 에베소서에 와서 새롭게 발전되었거나 보충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것은 골로새서는 특정 지역(골로새)에 보낸 서신인 반면, 에베소서는 회람용 서신의 특성이 더 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골로새서는 골로새 지역의 이단 문제와 관련해서 기독론에 많은 비중을 두고 기록한 반면, 에베소서는 기독론 보다는 교회론에 더 비중을 둔 서신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로부터 그리스도의 교회로 초점이 옮겨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주제의 발전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교회론은 기독론에 근거해서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즉, 기독론 다음에 교회론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런 순서입니다. 이런 점에서 골로새 교회에 보낸 기독론 중심의 서신(골로새서)에서 비롯된 바울의 사상이 한층 발전한(또는 하나님의 경륜을 더욱 깨닫고) 교회론으로 정립되면서, 에베소서를 포함한 소아시아의 여러 교회에 이것을 전해야겠다는 바울의 생각이 편지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골로새서에 있는 부분과 중복된 부분이 많은 것이라 봅니다.

바울의 후기에 쓰여진 에베소서만큼 교회론이 정립되어 나타나는 성서가 없을 것입니다. 교회와 관련된 그의 이해(깨달음)가 완성된 형태로 나타난 것이 에베소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를 섬기는 그리스도의 목회를 염두에 두는 사역자들은 당연히 에베소서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의도하셨던 교회 사역의 목표와 실체가 이 서신 안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은 바울을 통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1장. 하나님의 하신 일과 바울의 첫번째 기도

하나. 바울의 인사말(1:1~2)은 저자의 정체성(그가 누구인지), 수신자의 정체성(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을 기원하면서 시작합니다. 저자와 수신자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서 출발한 바울은 하나님과 예수에 대한 분명한 고백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두 가지 내용, 즉 위로부터 주어지는 은혜와 평화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 3~14절은 바울의 찬송시로 원문에 한 문장으로 쓰여진 부분입니다. 연속된 관계사를 통해 전체를 한 문장으로 이끌어갑니다. 중간에 숨 한 번 내쉬지 않고 집중한 채, 그의 하신 일로 인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3절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기 시작했던 바울은 그분이 하신 일과 관련해서 그를 찬양하는 일을 멈출 수 없었던 것입니다. 계속해서 그분이 찬양 받으셔야 할 일이 떠오른 것입니다.

이 부분은 작은 단락으로 나눠 구별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 보다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과 그로 인해 우리가 얻게 된 것 등으로 나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여기서 하나님께서 하신(행하신) 일로 인해 그가 목적하신 것을 더 찾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3절,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복주셨다라는 말씀으로 요약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풀어서 말씀한 것이 4절부터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다음과 같이 네 개의 동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습니다(4절).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셨습니다(5절).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우리에게 넘치게 하셨습니다(8절). 그리고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습니다(9절). 하나님의 택하심과 알리심의 부분이 비슷한 비중으로 강조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성도들)가 얻게 된 것을 적어도 세 차례 강조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사함을 받았습니다(7절).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습니다(11절). 그(그리스도) 안에서 너희(수신자 상태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 우리 대신 너희로 표현함)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습니다(13절). 우리가 받은 구원의 확실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 그로 인해 우리가 모든 복을 얻게 된 일에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목적이 있습니다. 이 내용이 여섯 차례 나타납니다.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4절).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시려고(5절).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고(6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고(10절).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고(12절).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고(14절).

이것을 연결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존재로 나타나며, 또한 하늘과 땅에 있는 존재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하는 일에 참여하며, 그로 인해 우리가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될 뿐 아니라 그의 영광을 찬미하는 존재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한편, 본문에서 삼위 하나님의 사역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하나님은 구원을 계획하고 이끌어 가시며, 아들은 구원의 근거와 기반이 되시고, 성령은 인치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보증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방향)이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셋. 바울의 첫번째 기도(1:15~19)는 깨달음이 강조됩니다. 먼저 믿음과 사랑을 가진 이들로 인해 감사하며 시작합니다. 믿음과 사랑은 그들이 이미 구원에 참여한 자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위한 기도로 바울은 깨달음을 구합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표현들,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주사, 하나님을(더 또는 온전히) 알게 하시고, 너희 마음 눈을 밝히사 등은 모두 마음(영)의 눈이 뜨여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어서 뭔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를 원하는 것들입니다.

이와 연관해서 바울이 기도하는 세 가지 기도 제목이 나타납니다. 이 세 가지 주제는 우리 성도들이 깨달아야 할 중요한 것입니다. 첫째, 부르심의 소망(18절)이 무엇인지 알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부르신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소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그의 부르심)이 가장 선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눈이 뜨여 부르심의 소망을 알게 되면 누구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이 무엇인지(18절) 알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우리에게 주신 것들입니다. 그것을 영광의 풍성으로 표현한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에게 주신 큰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부요해집니다. 조급해 하거나 부족한 것 같아 허덕이지 않습니다(사실, 첫째와 둘째 부분과 관련된 내용은 1:3~14에 상당 부분 나타납니다. 무엇을 위해 부르셨는지, 우리를 부르신 분이 무엇을 주셨는지 잘 드러납니다. 이 부분을 연결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그의 힘의 강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지(19절) 알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힘의 강력, 역사하심, 능력의 지극히 크심 등의 표현은 성도들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큰 것이지 가르치기 위한 강조들입니다. 지금 그 힘이 믿는 내게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아는 일은 우리의 눈이 뜨이지 않고서는 안됩니다. 격려와 힘을 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힘을 의지해야 합니다.

넷. 하나님의 능력은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셔서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습니다(20절). 또한 하늘에서 그를 하나님(아버지)의 오른편에 앉히셨습니다(20절). 모든 존재(영적 존재를 포함한)위에 뛰어나게 하셨고 만물을 그 발 아래 복종하게 하셨습니다(21~22절).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는 그의 아들 그리스도에게 역사하셨던 것입니다(바로 그 능력이 성도들에게 지금 역사하고 있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다섯. 만물은 그리스도에게 복종했고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가 되셨습니다(22절). 교회는 그의 몸으로서 만물 안에서(또는 모든 것으로) 만물(모든 것)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으로 세상에 존재합니다(23절). 이 말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자신의 충만하심을 채우신 후(또는 채우시면서) 그의 충만한(채움 받은) 교회를 통해 만물을 충만하게 하신다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참고 골 1:19~20). 그러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역(충만)으로 이 땅에서 쓰임 받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1장의 이 말씀들은 교회로 자기 정체성을 파악하게 해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 기반을 두고 교회는 하나님의 경륜을 따라 이 땅에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이해하는 것과 그분께서 의도하신 목적을 아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야 영적인 눈을 떠서 좀더 큰 그림을 보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이와 관련된 교회 사역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장. 구원과 한 새 사람

하나. 허물과 죄로 죽었던 존재인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났습니다. 과거에는 죽은 자였지만 이젠 살아난 존재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세상 풍속과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을 따랐고 욕심과 마음의 원하는 대로 하여 사실상 진노의 자녀였지만(2:1~3), 현재의 우리는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함께 일으키셨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셨기 때문입니다(2:5~6).

이 일은 바로 앞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에게 하셨던 사역(1:20~22)과 대비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그를 존귀하게 하신 하나님의 강력하신 능력은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살리시고 일으키시고 하늘에 앉히신 사건으로 나타납니다. 구원은 그만큼 놀라운 변화이고 그만큼 하나님의 힘이 강력히 역사하신 것입니다.

둘. 우리의 구원은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을 여러 세대에 나타내는 것입니다(2:7). 하나님의 선한 일을 감당하기 위해 새롭게 재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2:10). 하나님의 은혜를 선포하며 그의 선한 일을 수행하는 일은 새롭게 변화 받은 존재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은 구원이 선물로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에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행위로 구원을 스스로 획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은혜로 구원을 주신 자의 뜻을 알고 이를 좇아야 하는 것입니다.

셋.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그의 선한 일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새 존재를 이루는 사역으로 나타납니다(2:11~22). 그것은 바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1:10). 이것이 성도들과 그리스도의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임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전에는 모두 조각나 있었습니다. 특히 이방인과 유대인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11~12절). 서로 합할 수도, 함께 할 수도 없는 완전히 이질적인 그룹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이 둘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모든 일을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가깝게 하셨고(13절), 둘로 하나를 만드시기 위해 중간에 막힌 담을 허셨습니다(14절), 서로 원수가 될 수밖에 없게 하는 계명과 율법은 그의 육체로 폐하셨습니다(15절). 서로 원수가 된 상태를 십자가로 소멸하셨습니다(16절). 그로서는 둘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신 것입니다. 나뉘어 있던 그들을 하나(14절), 한 새 사람(15절), 한 몸(16절),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는(18) 존재가 되길 원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입니다. 이것을 무너트리는 것은 그리스도를 거스르는 것이 됩니다. 그리스도의 하신 일을 무효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넷.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보아야 합니다. 외인(이방인)이나 손님인 자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 모두가 거룩한 성도로 하늘 나라의 시민이며 하나님의 권속(가족)입니다(19절). 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의 터(신약성서)와 모퉁이 돌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워져 주 안에서 성전(하나님이 거하시는 장소)이 되어 갑니다.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집으로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20~22절). 이 땅의 그 어느 교회도 이미 완성된 성전은 아니며 단지 주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함께 하나님이 거하실 집으로 지어져 갈 뿐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주 안에서(주님을 기반으로 해서), 서로 연결되어(사랑으로 하나되어), 하나님이 거하시는 집으로 지어져 가는(바른 방향과 목적을 향한 지속적인 과정에 서있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이 세 가지 특성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목회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과 그로 인한 교회 사역으로 나타납니다. 다시 말해 사역에는 두 가지 초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 구원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교회) 세우기입니다. 이 둘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가르쳐야 했습니다. 순서상 개인 구원이 먼저 강조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개인이 그리스도로 인해 살리심을 받은 후 거기에 멈추지 않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 하나되게 하신 이유를 알고 그 뜻을 따라 서로 함께 그 몸을 세워가도록 해야 합니다. 바른 목회 철학과 목회적인 노력이 모두 필요한 부분입니다.

3장. 하나님의 비밀과 바울의 기도

하나. 3:1~13은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주님 안에서 하나된 성전으로 그리스도의 교회가 이 땅에 세워지는 일은 하나님의 계획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와 관련된 하나님의 계획과 경륜이 이제 우리에게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이 일을(전하기) 위해 바울이 일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 계획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일(1절), 하나님의 그 은혜의 경륜(2절), 비밀(3절), 그리스도의 비밀(4절), 그리스도의 풍성(8절), 비밀의 경륜(9절) 등입니다. 이러한 명칭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 사역이 그리스도로 인해 이뤄진다는 사실과 본래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한 동안 감추어졌던 비밀이었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와 함께 계획하셨던 특별한 경륜이라는 점입니다.

그 비밀이 이제 밝혀졌다고 바울은 강조합니다(2~5절). 하나님의 계시로 그 비밀은 드러났습니다(3절). 특히 바울에게 그 비밀이 알려졌음을 몇 차례 반복해서 강조합니다(2~4절). 그 이전 세대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었습니다(5절). 신약 시대의 사도들와 선지자들(구약의 선지자들과 구별된)에게 특별히 알려졌습니다.

6절은 그 비밀의 내용을 가리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으로 말미암아 이방인들이 유대인들과 함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함께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존재(한 새 사람, 2:15)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담대하고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12절, 2:18 참조). 이것이 교회의 모습입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그리스도로 인한,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풍성이 드러나며(8절), 결국 이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이고 또 어떻게 계획되었고 실행되는지 알려짐으로 해서(9절), 하늘에서 정사와 권세들(모든 영들)이 하나님의 지혜가 얼마나 놀라운지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10절). 이 일이 교회를 통해 이뤄집니다. 주님의 교회(그리스도로 인해 세워지는 그의 교회)는 바로 창세 전에 설계된 하나님의 계획(영원부터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뜻, 11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복음과 그리스도의 교회) 사역을 위해 바울은 일꾼으로 세움을 받습니다(7절). 그래서 그에게 특별히 이 비밀을 알려 주셨던 것입니다(2~4절). 하나님은 그로 하여금 이 사실(복음)을 전하며 모든 이에게 공개하게 하셨습니다(8~9절). 바울은 이것을 큰 특권으로 여기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수종들 수 있는 것 자체가 크신 은혜였기 때문입니다(8, 13절). 이 일을 위해 그는 감옥에 갇히거나 환난을 당해도 좋았습니다(1, 13절). 기꺼이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역이 그에겐 너무도 큰 은혜였기 때문입니다(7, 13절).

둘. 바울의 두번째 기도(3:14~21)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충만으로 충만하게 될 것을 바라는 기도입니다. 모든 민족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바울은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합니다(14~15절). 성도들의 속 사람을 강하게 해주실 것(16절)과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마음에 임재해 주실 것(17절), 그리고 사랑 가운데 굳게 설 수 있게 해 주실 것(18절), 이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지극히 크심을 깨닫게 해 주실 것(19절), 그래서 하나님의 모든 충만한 것으로 충만함을 입게 해주실 것(19절)을 간구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충만을 입는 일은 속 사람의 강건함, 그리스도의 임재, 사랑으로 굳게 서는 일,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는 일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부분을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마칩니다(20~21절). 하나님은 우리의 온갖 구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가 되십니다. 구하는 것 보다 더 주실 분이신 것입니다. 그분께 드리는 영광이 교회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계속 되기를 구합니다.

바울은 그의 사역을 은혜와 영광으로 여겼습니다. 그 어떤 고난, 그리고 옥살이도 기쁨으로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경륜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그리스도를 발견했고 그의 풍성함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경륜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소명에 대한 기쁨과 사역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사역자의 모델입니다.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에게서 봅니다. 한편, 바울의 기도는 그의 목회적 노력과 관심이 어떠한 것인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의 이런 기도와 열심이 그의 사역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역자로서 성도들을 위해 무엇을 기도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4장. 하나됨과 성장

하나. 바울은 4장에서 교회의 하나됨을 이루기 위해 실제적인 권면을 합니다. 먼저 부르심을 입은 부름에 합당하게 행할 것을 권합니다(4:1~3). 그것은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함, 오래 참음, 사랑으로 서로 용납함,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킴 등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르심에 합당한 삶입니다. 하나로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없이는 하나됨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특히, 이 때 우리가 하나임을 자각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몸(그리스도의), 성령, 소망, 주, 믿음, 세례가 하나이며, 특히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이 하나이심을 강조합니다(4~6절). 다시 말해, 우리가 하나가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가 될 이유 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적대하며 분열되어 가는 그런 현실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부르심과 반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둘. 7~10절은 그리스도의 통일성(하늘과 땅에 대한)과 충만성(만물을 채우시는)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께서 그의 교회에 사역자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목양자이면서 말씀을 가르치는 자)의 직분들입니다. 이 직분은 주로 당시의 사역자 직분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몸된 교회에 이 같은 직분을 주셨습니다(11절).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성도를 온전케 하고(준비시키고 훈련시켜) 그들로 봉사(섬김)의 일을 할 수 있게 하며 그로 인해(이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신 것입니다(12절).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사역자를 세우시는 이유입니다. 성도들을 적절히 도와 이들이 서로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참고, 2:21~22). 그러므로 사역자들은 이들 성도들로 모든 일에 구비하게 하며 그들로 섬김의 삶을 살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성숙한) 사람(존재)이 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성장하는 것입니다(13절). 그럴 때, 더 이상 나약한 어린아이로 남지 않게 되고 또한 사람의 속임과 유혹 등에 흔들리지 않으며, 오히려 사랑 안에서 참된 것(말과 행동)을 하여 모든 일에서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가게 될 것입니다(14~15절). 그리스도를 닮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셋. 그리스도를 닮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4:17~5:2은 옛 사람과 새 사람을 대조하며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바울은 이방인처럼 행하지 말 것을 명령합니다(17절). 그들은 그 마음의 허망한 것으로 행합니다(17절). 총명(지각)이 어두워졌고 무지함과 마음의 굳음으로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 있습니다(18절). 그들은 감각 없는 자이며 자신을 방탕에 내버려 두고 모든 더러운 것으로, 욕심으로 행합니다(19절).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로부터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20절). 그리스도에게서 진리를 들었고 그 안에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21절). 그렇기 때문에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옛 습관을 좇는 옛 사람을 (이미) 벗어낸 존재임을 자각해야 합니다(22절). 그리고 오직 심령(마음)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은 존재인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23~24절).

넷. 한편으로, 새 사람을 입은 이들이 살아야 할 법도를 바울은 연이어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거짓을 버리고 이웃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25절).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않고 저녁 늦게까지 분을 품지 않는 것입니다(26~27절). 도적질하던 자는 다시 하지 않고 오히려 가난한 자를 돕기 위해 제 손으로 수고하고 선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28절). 더러운 말은 입밖에 내지 않고 도리어 남을 세워주는 선한 말과 은혜로운 말을 하는 것입니다(29절).

또한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30절). 다시 말해, 모든 악독(쓴 마음, 원한)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싸움)과 훼방하는 것(중상, 비방)은 모든 악의(사악한 마음)와 함께 버리는 것입니다(31절). 그 대신 서로 인자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32절). 서로에게 해를 주는 일은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행위임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새 사람을 입은 이들은 삶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이들은 여전히 옛 사람, 옛 습성을 따라 행하는 자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바울은 여기서 하나님을 본받는 자가 될 것을 권면합니다(5:1).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본받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가 될 것을 권하는 것입니다(5:1~2).

그리스도의 뜻을 이루는 목회는 교회로 하나되어 나아가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바울은 동기를 부여하고 그렇게 하도록 강하게 권면합니다. 함께 손을 잡고 성장하지 않으면 후퇴할 뿐 아니라 흔들리고 말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경계합니다. 이와 함께 바울은 옛 사람의 모습을 떠나 새 사람의 변화된 삶을 살 것을 촉구합니다. 특히 서로의 관계에서 사랑의 성숙한 자세를 보일 것을 강조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해주시던 내용과 같습니다(예, 마 18장, 요 13장 등). 그리스도의 사역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5~6장. 빛의 자녀와 성령 충만한 삶

하나. 5:1~14은 어두움과 빛이 서로 대조되는 중심 용어로 등장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빛의 존재입니다. 어두움의 일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음행, 온갖 더러운 것, 탐욕 등은 이름도 부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3절). 누추함(외설)과 어리석은 말, 희롱의 말(타인을 해치는 지나친 농담) 등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4절). 분명한 것은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하는 자 곧 우상 숭배자는 다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에서 기업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5절). 누구든 그렇지 않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속일 수 없습니다. 불순종의 아들들에겐 하나님의 진노가 있을 뿐입니다(6절). 이것은 어두움의 일입니다. 이 일에 참여해서는 안 됩니다(7절).

과거에는 어두움이었지만 지금은 주 안에서 빛이 되었으므로(8절) 이젠 빛의 자녀들처럼 행해야 합니다(9절).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으로 나타납니다(9절). 이러한 열매를 맺는 것은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10절).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어두움의 일에 참여하지 않고 오히려 책망해야 합니다(11절). 은밀히 행하는 부끄러운 일, 어두움의 일을 행해선 안 됩니다(12절). 책망함으로 빛으로 드러나게 됩니다(13절). 그리스도께서 빛을 비추십니다. 그러므로 잠자는 자들(행함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이제 죽은 자들(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일어나야 합니다(14절).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빛의 자녀로 일어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어두움의 일을 벗어내고 빛으로 나설 것을 권합니다. 이 일에는 타협이 없습니다. 어두움의 부분을 빛으로 드러내며 빛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이 그리스도인이 할 일입니다.

둘. 5:15~6:9은 지혜 없는 자와 지혜 있는 자의 대조가 부각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면에서 볼 때, 술 취함과 성령 충만이 대조된다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지혜롭게 행할 것을 권합니다(15절). 때가 악하므로 세월을 아낄 것을 권합니다(16절). 그것은 주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17절).

바울이 강조하는 성령 충만(18절)은 연이어 나타나는, 서로 함께 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19절), 모든 일에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는 것(20절),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서로에게 복종하는 것(21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성령 충만의 결과는 그렇게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감사, 그리고 서로에 대한 섬김과 사랑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셋. 이와 관련해서 바울은 세 가지의 상호 관계(부-부 관계, 부모-자녀 관계, 주-종 관계)에서 어떻게 서로에게 복종할 것(21절, 또는 성령 충만으로 행하는 것, 18절)인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반면에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야 합니다(22~24절). 이 관계의 사이에는 주님이 계십니다. 부부 관계는 주님과 교회의 관계와 비교됩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섬김이 강조됩니다. 그럼으로 서로에게 복종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워가는 것입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그리스도-교회 관계가 강조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말씀하는 부분에 그치지 않고 교회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르쳐주기 위한 의도가 함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내(또는 교회)가 남편(또는 그리스도)에게 하는 것(22~24절) 보다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경우(25~29절)가 더 많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스도가 교회를 위해 하신 일이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한 일 보다 더 많은 것처럼 남편이 아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와 교회를 분리할 수 없듯이, 남편과 아내는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권면에 더 많은 말씀이 주어지고 있습니다(6:1~4). 그렇지만 자녀들에게 준 명령은 한 동사구(주 안에서 순종하라)로 된 반면, 부모에겐 두 개의 동사구(노엽게 하지 말라,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를 사용하고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도 서로에 대해 복종할 것을 권면하는 말씀(5:21)의 적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의 주종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종의 생사(生死) 문제를 주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종들은 주인으로부터 특별히 받는 보수가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없기도 했을 것입니다. 바울이 종들에게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여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여 단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6:5~7)는 말씀을 한 것은 그런 종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신을 부리는 자를 그리스도께 하듯 섬기라는 말씀은 특별한 말씀입니다. 쉽게 따를 수 있는 말씀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말씀에 순종하면, 육체의 주인이 인정해 주지 않을지라도 주님께서 인정해 주신다는 약속은 너무도 중요한 말씀입니다(6:8). 그러므로 종이 하는 일은 곧 주님의 사역입니다.

특히 종들을 위협하지 말고 그들이나 주인이나 하늘의 상전을 모시고 있는 동일한 인격체임을 인정하라는 말씀(6:9)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종의 신분인지, 주인의 신분인지 주님께선 따지지 않으신다는 말씀은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소위 주인들로 주님의 입장에서 주-종 관계를 살펴보도록 촉구하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넷. 바울은 이제 마지막 권면을 합니다. 먼저 영적 군사로 무장할 것을 말씀합니다(6:10~18). 강한 존재가 되어 마귀의 궤계(술책)를 대적할 것을 권합니다. 그것을 위해 전신갑주를 입어야 합니다(6:11). 이와 함께 우리의 싸움이 혈과 육(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며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 즉 영적 존재들과 하는 싸움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6:12). 그렇기 때문에 믿음의 용사들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야 이길 수 있습니다(6:13).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굳게 서서 진리의 허리 띠, 의의 흉배, 평안의 복음으로 예비한 신,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소유하고 몸에 장착하는 것입니다(6:14~17). 이 일에 모든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6:18).

다섯. 바울은 기도할 때에 그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6:19~20). 이와 함께 형제 두기고를 추천하며 마지막으로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로부터 평안과 믿음을 겸한 사랑과 은혜를 기원하며 그의 서신을 마칩니다(6:21~24).

그리스도의 목회는 성도를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그의 제자로 세우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의 법도에 따라 사는 자입니다. 본문이 산상수훈 등과 유사한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평소에 가르치시던 윤리적인 내용과 사실상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따를 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빛의 자녀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서로간의 섬김과 복종을 통해 건설적인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게 될 것입니다. 이런 부분이 특별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삶이 없는 기독교는 진리의 맛을 잃어버린 종교로 약화되게 됩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그리고 성도들로 전신갑주를 입고 영적 전투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바울의 권면에서 이 서신은 정점을 이룹니다. 여기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강한 군사가 될 것과 이에 적합한 무장을 할 것을 강하게 권합니다. 그들로 안(교회)으로는 하나된 존재로 성장하게 하며 밖으로는 영적 전투를 하는 용사로 이끄는 바울은 그렇게 해서 그리스도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고 확장하는 사역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