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아름다운교회, 월간 <교회와신앙> 편집인

칭의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대 앞에서
의로운 사람으로 판결받는 것이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인정하시니 떳떳하다.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되는 길은 두 가지이다.
행동을 완전하게 하여서
행위로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 길이 한 방법이다.
그것이 안 되는 사람은
-사실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도 그렇게 될 수 없지만-
그리스도의 의를 붙잡고
그 의를 입고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다른 방법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의를 자기 것으로 삼았기에
하나님께서 불쌍히 보고
의인으로 받아 주시는 것이다.
이것을 믿음의 의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의가 믿음과 선한 행위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바울이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서 난 의라?(빌 3:8)고 하였다.
율법의 의와 하나님의 의는 서로 반대된다.
선행에서 얻은 의와
믿음으로 얻은 의는 대치된다는 말이다.
유대인들이 왜 멸망했던가?
의가 없어서?
아니다.
의가 너무 많았다.
즉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하였다?(롬 10:2).
자기의 의가 많을수록
하나님의 의는 필요 없게 된다.
자기 의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가?

자기의 의로는
양심의 완전한 확신이 절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의심이나 불안이 있으면
약속은 무효라고
그리고 우리의 행위를 근거로 하는 약속은
흔들린다고 성경은 선언한다.
그러므로 이제 자신의 의는 포기하여야 한다.
행위나 자신의 자격을 문제 삼지 말고
신앙의 눈을 닫고 귀를 여는 것이다.
사람의 가치나 공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만을 들으려고 한다.
양심의 확신은
하나님의 진노를 담당한
그리스도의 극심한 고통에서 나온다.
이것에 대한 확신이 없는 양심은
언제나 떨고 있을 뿐이다(3, 13, 4).

의롭지 않은 자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의를 나눌 수 있겠는가?
하나님이 본질적으로 우리와 결합될 때에 가능하다.
그 때에 우리는 그의 의에 참여하게 된다(3, 11, 5).
그의 의가 안에 성령으로 들어오시어
우리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있어
그의 형벌과 그의 복종으로 인한 의를 보시어
그와 똑같이 의롭다고 여기시는 것이다.
그가 우리의 머리가 되어
그에게 접붙여지고
그를 옷 입었기 때문에
우리의 죄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3, 11, 10).

그러므로 성경은
우리 자신의 행위를 보지 말고
하나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완전성만을 보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보시는 것은
자신의 자비를 불러일으키는 비참한 상태뿐이다.
아무리 인간을 들여다보아도
구원할 이유가 그 속에 없기에
하나님은 인간을 구원할 이유를
자신 안에서 찾으신다.
그래서 자신 속에 있는 자비를
인간이 맛보게 하여
구원의 근거를 거기서 찾게 하신다.
즉 우리의 구원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자비하시기 때문이다.
이 점은 중생한 다음에도 마찬가지이다(3, 11, 16).

칭의는 우리의 행위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
거저 주는 선물이다.
율법과 믿음은 같지 않다.
율법의 의는
반드시 선한 행위가 있어야 주어진다.
그러나 믿음의 의는
행위와는 아무 상관없이 주어진다.

만약 선행을 많이 해서 의롭게 되고 복을 받으면
그것은 선행의 대가이다.
그 ?일하는 자에게는
그 삯을 은혜로 여기지 아니하고
빚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신다?고 했다(롬 4:4～5).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은
오로지 믿음으로만 되는 것이다.

인간 속에는 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의로운 체하고
의를 행하는 체하여도
본래 의가 없으니
전부 거짓일 뿐이요
기껏해야 인간 수준의 것밖에 되지 않는다.
참된 의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만 있다.
단지 거기 참여하여야만
우리도 의롭다 인정을 받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의 의가 내 것이 되었다고 믿기만 하면
의롭다 인정받는다는 것이
바로 칭의의 교리이다.
그래서 자신이 하나님과 화목되었음을 믿을 때
구원을 얻게 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의는
인간 법정의 수준이 아니라
하늘 법정
곧 하나님 앞에서의 수준을 의미한다(3, 12, 1).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