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목회·신학 | 김만풍 목사 칼럼
       
변화를 위한 말 한 마디
1999년 05월 01일 (토)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만풍 목사(워싱턴 지구촌교회 담임, 국제전도폭발 미주 한인본부 대표)


 이미 신문에 났던 사건이었습니다. 1996년 5월 7일 우리의 조국 경기도 광명시 광명경찰서 형사계에서 한 친정어머니와 딸이 면회를 했습니다. 한국의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그날 오후 2시, 사위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72세의 그 어머니 이상희 씨와 42세의 딸 정미숙 씨가 면회를 한 것이었습니다. 정씨는 남편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다 못해 94년 12월에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 몰래 집을 나와 친정에 와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힘든 생활이긴 했지만 남편의 폭행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길지는 못했습니다. 일년 남짓 된 95년 3월에 남편 오씨가 찾아와서 또다시 짐승처럼 사납게 폭행을 했습니다. 눈앞에서 그처럼 처참한 광경이 벌어지자 친정어머니는 순간적으로 손에 잡힌 흉기로 사위를 찔러 숨지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직후 딸은 경찰서에 가서 "내가 그 짐승을 죽였습니다." 하고 허위 자수를 하고 그 길로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늙고 병든 어머니를 변변히 모시지도 못했는데 차마 감옥에 보낼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친정어머니는 자기 대신 감옥에 가 있는 딸을 생각할 때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경찰서에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 어미가 진범이니 나를 가두고 딸을 내어 주세요" 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딸을 풀어주고 어머니의 손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어머니와 딸은 눈물이 범벅이 된 채 부둥켜안고 떨어질 줄을 몰랐습니다.

 어머니는 감방으로 가면서 이 말씀을 남겼습니다.

"얘야. 자식이 어미를 대신해 누명을 덮어쓰고 교도소에 간 이후 한 시도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제 마음이 편안하구나 ... 앞으로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 이 어미는 오직 네가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아주기만 바랄 뿐이다"

 그날 신문은 "광명 살인 뒤바뀐 진범 ... 사위 살해 장모와 딸, 비운의 상봉" 이라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습니다.

 사위를 찔러 죽게 한 장모의 행위는 분명 잘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짐승'으로 지칭된 사위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 딸을 쳐다만 보고는 있을 수 없었던 친정어머니, 살인자가 된다는 생각을 할 여지도 없이 순간적으로 손에 잡히는 흉기를 휘두른 어머니, 자신이 감옥에 가는 것을 개의치 않았던 어머니, 칠순의 연세에 수갑 차는 것을 상관치 않았던 어머니, 자기 대신 살인 누명을 쓴 딸을 결코 그대로 둘 수 없었던 그 어머니, 남은 여생이라도 딸의 행복을 간절히 소원했던 그 어머니는 우리의 가슴 속 깊이 뭔가 뭉클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딸을 시집보낼 때 딸과 사위가 함께 행복하기를 바랐던 어머니 마음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나중에라도 행복해 주기를 소원하는 어머니의 그 애절한 마음을 누가 모른다 하겠습니까? 숨질 때까지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에 누워도 잠을 이루지 못하시는 그 어머니의 시름을 누가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미국의 어머니날을 며칠 앞둔 오늘 제가 여러분께 노래 하나 선사하겠습니다. 무슨 노래냐고요? 네, 여러분도 아실 노랩니다. 왜정 치하에서 양주동 씨가 쓴 어머니 노래, 그 가슴 뭉클한 노래를 보내 드립니다.
1.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2. 어려선 안고 없고 얼러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요 어머님의 정성은 그지 없어라

3. 사람의 마음 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 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녀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오리 어머님의 사랑은 지극하여라

 우리의 옛 선비 고산 윤선도의 효도가가 하나 더 생각나는군요.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재 아닐망정 품음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을 새 그를 설워하노라.

 여러분, 부모님 생각나시죠? 지금 고국에는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합하여 어버이날로 지키고 있는 줄 알아요. 미국에서는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날로,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날로 지키고 있어요. 그리고 어머니날 꽃은 카네이션, 아버지날 꽃은 민들레(?)라고 해요. 미국 잔디밭에 나는 민들레는 기계로 깎아도, 머리를 잡고 뽑아내도, 발로 문질러도, 또다시 돋아나는 인내와 끊기가 있거든요!

이번에는 지금 여러분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그 일을 해 보세요. 무슨 일을 하냐구요? 여러분 자신이 알고 있잖아요? 그 마음 식기 전에 전화를 하시든지, 편지를 내시든지, 선물을 보내시든지, 찾아가 뵙든지 하세요. 어떤 방법으로든지 감사를 표하시고 격려해 드리세요. 부모가 해 주신 게 없다고 섭섭한 생각이 드시면 그 마음 고치고 부모님과 화목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걸 어버이날 선물로 삼으시면 좋겠네요. 아직 기회 있을 때 그렇게 하세요. 아셨죠? 다음 이 시간에는 "스트레스, 남성과 여성에 차이가 있을까요?" 하는 주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매일을 좋은 날로 만드세요!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5월호).

교회와신앙의 다른기사 보기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이만희 교주 구속, 신천지 조직은
이만희 교주, 오늘(8/1) 새벽
“전능신교 가짜 난민들 추방하라”
특별 기고/ 전광훈 목사를 한국교
해괴망측한 성 윤리
통합 이대위, 인터콥 ‘참여자제’
신약학자 김정훈 교수와의 대담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교회와신앙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이용약관 / 발행인 : 장경덕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서울 종로구 대학로 19, 303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