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인 의료혜택을 받기 힘들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병원이 국내 최초로 개원한다. 7월 22일 첫 진료를 시작하는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www.g4w.net , 원장 이완주)은 중국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전문 의원으로 수술실을 비롯해 30개의 병상을 갖췄으며 내과, 외과, 치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의 종합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의원 개원에 산파 역할을 한 ‘외국인 노동자의 집/ 중국 동포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는 “오래 전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실시했지만 응급환자, 수술환자 등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장례만 치러주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 생각했다”며 “2년 전부터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용의원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국내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숫자는 50여만 명에 달하지만 합법적인 체류를 인정받아 정상적인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상당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체류자의 신분이기에 몸이 아파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거기에다 한국에 오면서 대부분 수천만 원의 빚을 졌기 때문에 ‘일반진료’는 엄두도 못 내고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감기, 맹장, 파상풍 등 간단한 조치만 받으면 나을 수 있는 병으로 생명을 빼앗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질병이나 산재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는 1천59명에 달했다.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은 철저하게 외국인의 입장에서 운영된다. 보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시간을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로 정했다. 또 토요일, 주일에도 정상적으로 진료 받을 수 있다.

의사와 환자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통역이 가능한 인원을 배치해 놓았다. 무엇보다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도 차별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돈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무료진료를 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성 목사 역시 “당연히 적자를 낼 것이라 생각하고 개원한 것”이라며 “돈을 버는 것보다는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 병원이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환자들의 대부분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무료 진료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후원의 손길이 절실한 실정이다. 기본적인 의료진 이외에 자원봉사 의료진,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만 병원이 운영될 수 있다.

특히 김 목사는 무엇보다 한국교회들이 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교적인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병원 관계자는 개원 후 상당히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용의원을 준 종합의원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며 수도권 지역에도 의원을 건립해 보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후에는 저개발 국가의 의료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의원도 설립할 목표를 세워 놓았다.

김해성 목사는 수많은 인종이 들어와 있는 한국에서 세계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 나가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의료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선교적인 차원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863-6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