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 중에서
제임스 패커 지음/  정옥배 옮김
두란노 펴냄

 왜 현대 개신교는 이 성경적인 내세성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는가? 서너 가지 요소가 결합하여 그런 결과를 낳았다.
첫째, 우리는 더 이상 죽음을 수시로 만나지 않는다. 20세기가 되기 전에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열 살이 되기 전에 죽었으며, 어른들은 가족이 둘러앉은 가운데 집에서 임종을 맞이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죽음을 맞는 경우가 드물며, 대부분 병원에서 임종을 맞기 때문에, 우리 자신도 분명히 죽는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둘째, 현대물질주의는 이생이야말로 뭔가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삶이라는 당연한 결론을 가져왔다. 그와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영향을 미쳐,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맛보기 전에 이생을 떠난다는 건 아주 격분할 일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셋째,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소망을 “죽을 때나 갖게 될 그림의 떡”이라고 비웃고 하늘나라에 대해 소망을 갖는 것이 지상의 악을 종착시키려는 열심을 파괴한다고 비난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늘 나라를 지향하는 마음을 갖는데 잘못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

넷째,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하늘나라를 열망한다는 사람들이 가진 문화적인 메마름, 사회에 대한 무관심, 시든 것처럼 보이는 인간성 등의 문제를 당연히 고민해 왔다. 우리는 그런 열망이 도피적이고 불건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섯째, 영원한 운명을 위해 지음 받았다는 자연스러운 느낌, 이전에는 “영혼의 위대함“이라는 문구로 표현되었던 그 인식은 몹시 바쁘고 인위적인 도시 생활 속에서 위축되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죽음, 우선 그들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1. 육체의 죽음은 하나님에게서 영원히 분리되는 외적 표시로서, 죄에 대한 창조주의 심판이다. 구원의 은혜가 개입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분리는 죽음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통해 더 깊어지고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그러므로 회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연히 죽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것은 실제로 무시무시한 것이다.

2.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사망의 아픔이 없어졌다. 은혜가 임했으며, 이제 그들이 죽는 날은 구세주와 만나는 날이다. 구세주는 그들을 위해 준비된 안식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신다. 일시적으로 그들은 육체가 없는 상태로 있을 것이고, 정말로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와 더 가까이 있게 될 것이며, “이것이 더욱 좋다”

3.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가 언제 그들을 위해 오실지 모르므로, 한시라도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지혜이다. 우리는 날마다 어린아이가 소풍을 기다리듯이, 오래 전부터 짐을 싸놓고 떠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살아야 한다.

4.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은 “날마다 마지막처럼 살라”(토마스 켄)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 앞에서 늘 회계(accounts)”하는 것이다. 나는 OMF(overseas Missionary Fellowship) 책임자 프레드 미첼이 본국으로 소환되기 바로 직전 자신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공중분해 될 때 이러한 생각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들었다. 미첼은 자신이 배운 대로 살았으며, 그의 전기 제목은 떨어진 항공기의 조종사가 무전으로 전한 마지막 메시지대로 Climbing on Track(궤도에 오름)이다. 나는 그의 마지막 말을 절대로 잊지 않기를 소망한다.

5. 잘 죽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부르심 받은 선한 일 가운데 하나이며, 하나님은 그분을 섬기는 우리가 잘 죽을 수 있도록 하실 것이다. 육체의 과정 자체가 아무리 섬뜩하다 해도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것은 영적으로 활짝 피어나는 것이 될 것이다.

현세에 태어난 것이 우리가 맞는 처음 생일이고, 하나님의 영적인 나라에 태어나는 것이 우리의 두 번째 생일이며, 육체의 죽음을 통해 이 영원한 세계에 태어나는 것은 우리의 세 번째 생일이 될 것이다.
죽음의 의미를 밝히지 못하는 철학은 삶의 의미도 밝히지 못한다는 대그 햄마숄드의 말은 기독교적인 사고 자체이다. 죽음에 대한 진리를 마음에 단단히 새기기 전에는 누구도 제대로 삶을 살지 못할 것이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