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에 가는길> 중에서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윤종석 옮김
복 있는 사람 펴냄 

광야 여정은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힘겨운 경험이다. 우리는 지친다. 어서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광야의 신앙여정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감정이 있다. 두려움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여호와를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그분만 두려워하면 그밖에 아무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물론 신앙여정을 걷다보면 우리를 놀라게 하고 낙담케 하는 일을 많이 만난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주님이 우리를 꼭 품어 주시면 우리는 안전하다. 우리를 불러 길 떠나게 하신  그분이 우리를 줄곧 붙드시고 지키신다. 약속의 땅을 향해 광야를 힘들게 걷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여행이 끝나면 안식과 평안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을 믿어도 됨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여정 내내 되살아나는 질문이다.

사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남몰래 겪는 두려움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이 나를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또는 그분의 약속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두려움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왜 우리는 두려워 하나님을 믿지 못할까? 문제의 일부는 실망에 대한 우리의 뿌리깊은 두려움이다. 사람들은 우리를 수없이 실망시켰다.

하나님도 똑같지 않을까? 우리는 이 두려움에 반드시 맞서야 한다. 구약에는 광야 길을 걷는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놀라운 약속들이 나온다. 하나님은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당신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 보라.
이스라엘은 앞날의 약속을 믿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여행 중 확실히 몰랐던 것을 우리는 안다. 약속의 땅은 정말 있었다. 그들은 결국 그곳에 들어갔다. 그들이 길가며 느낀 회의와 두려움을 우리도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앞을 내다보며 그 두려움이 근거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통찰을 우리 상황에 적용해야 한다. 우리는 이생의 지평 너머에 정말 새 예루살렘이 있는지 의아해질 때가 있다. 있다는 약속은 받았다. 하지만 정말 있을까? 그러나 약속의 땅을 보던 이스라엘이 경험한 안도감을 우리도 경험할 것이다. 그 점 안심해도 좋다. 그들과 똑같이 우리도 한량없이 미쁘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길가며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큰 두려움은 어쩌면 여행 끝에 관한 것이다. 신앙여정은 죽음으로 그냥 끝날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간절히 믿고 바라는 대로 그 너머에 뭔가 있을 것인가? 모든 인간의 삶에는 죽음의 공포가 몰려오는 순간이 있다. 늦은 밤일 때가 많다. 자기 힘으로 죽음을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닫는 이들이 많다.

친한 친구나 가족의 죽음이 인생의 전환점이 됨으로, 죽음이 영영 피할 수 없는 주제임을 깨닫고 신앙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죽음을 직시해야 한다. 죽음의 끔찍한 현실을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닫는 이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이 두려워 남몰래 포로로 살아간다. 그들은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외면하려고 온갖 대응기법을 만들어 낸다. 대다수 현대 서구인들은 죽음을 부인할 방법을 찾아내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죽음은 언제나 남한테나 찾아오는 일인 것처럼 말이다.

십자가는 우리를 죽음의 두려움에서 해방시킨다. 세상에서 내가 처한 상황에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는 것이 우리의 본능적 성향이다. 십자가는 거기에 강력한 해독제다. 십자가로 인해 우리는 조용하고 침착하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사망의 쏘는 것이 십자가로 무력해졌고 부활을 통해 승리가 주어졌음을 알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우리를 죽음의 지독한 폭정에서 해방시킨다. 우리를 옭아매는 죽음의 억센 힘을 꺾는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며 그분이 사시기에 우리도 살 것이다. 이 기쁜 확신이 신약성경에 메아리친다. 죽음의 세력과 실체를 이긴 그리스도의 승리는 곧 우리의 승리다.
믿음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그분이 이루신 모든 것에 연합시키거니와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신 것도 거기 포함된다. 우리는 산 듯 하지만 죽음 목숨이다.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죽을 목숨이지만 생명 안에 있다.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영생 안에 있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