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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보혁갈등 해법 있다
‘한 성경으로 한 하나님 섬기는’ 기독교인 손에 열쇠
2004년 10월 20일 (수)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역사 이래 지금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 정치도, 언론도, 학자도, 심지어 교회도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져 결사적으로 싸우고 있다. 이 극단적인 두 가지 시각은 노사 문제, 대북 문제, 미국관, 이라크 파병 문제, 보안법 폐지 문제 등 모든 문제에서 그 견해를 달리한다. 과거 역사의 책임도, 역사에 대한 해석도, 현재나 미래를 보는 눈도 각각 다르다.

거기에다 이 쪽에서는 모든 책임이 저 쪽에 있다고 주장하고, 저 쪽에서는 이 쪽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서로 사생결단을 내리듯 싸우고 있다. 나라가 내분에 의하여 망할까 염려스러울 정도이다. 어느 쪽도 자기를 반성하는 모습은 없다. 무조건 상대의 약점을 찾아 공격하고 있으며, 상대를 제거하고 상대를 해롭게 할 수만 있다면 김일성의 총칼을 사용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혹, 누가 이 문제에 대하여 기가 막힌 정답을 내린다고 해도 어느 쪽도 승복할 것 같지 않다. 그것이 주는 결과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롭거나 상대를 조금이라도 더 이롭게 하면, 어느 쪽도 수긍하지 않을 자세이다. 오히려 보수 쪽에서는 상대를 빨갱이라고 몰아세우고, 진보 쪽에서는 상대를 부패한 수구 세력이라고 몰아세울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말하고 취급하기조차 겁이 날 정도이다.

더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차이와 갈등은 한 하나님, 한 성경을 믿는 기독교에서조차 별로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더 심각한 부분도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독교에서도 한 쪽에서는 미국을 찬양하고 북한의 김정일을 타도하는 집회를 연다. 다른 한 곳에서는 미국은 물러가라고 데모를 하고 성조기를 태우기도 하며, 또 다른 쪽에서는 김일성·김정일을 타도하고 인공기를 태우기도 한다. 기독교인마저도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그것이 세상 악한 정치인들이나 악한 언론에까지 이용되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아니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힘을 공급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다음의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보수와 진보는 모든 역사 속에 반복적으로 순환되었다는 점이다. 보수와 진보는 꼭 절대적 가치라기보다 상대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진보는 오늘의 보수가 되기도 하고, 이곳에서 진보는 저곳의 보수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는 민주주의를 우파라 하고 공산주의를 좌파라고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자신들의 공산주의를 우파라고 하고 오히려 민주주의를 좌파라고 한다. 왼쪽도 오른쪽에서 볼 때만 왼쪽이지 더 왼쪽에서 보면 오른쪽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의 문제들은 대개 절대적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우리 사회는 정 반대 의미의 두 개의 촛불들을 켰다. 생각해 보면 이 촛불은 애국자의 촛불이고, 저 촛불은 매국노의 촛불이라고 할 수 없다. 성조기를 태우는 배은의 자세나, 인공기를 태우는 무지나 별로 차이가 없다. 도저히 수용하지 못할 극단적인 진보에 대한 책임도 보수가 져야 할 부분이 있으며, 보수도 진보도 각각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 이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정희 시대에 월남전 파병 때 아무도 반대하는 자가 없어서 박정희는 차지철을 시켜 반대하게 하였다. 그리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그것을 유리하게 이용하였다. 그렇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수도 진보도 다 유익한 부분도 있고 다 해로운 부분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저 촛불은 다 악하고 내 촛불은 다 옳고 선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왼손은 오른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오른손은 왼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듯이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왼손도 필요하고 오른손도 필요하다. 왼손은 오른손을 없애려고 하고 오른손은 왼손을 없애려고 한다면 이는 더 큰 죄요 미련이다. 노동운동은 다 나쁘고 기업가는 다 애국자요, 기업가는 다 악하고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은 다 애국자란 논리는 맞지 않다. 서로를 설득하고 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오히려 자기 잘못을 서로 시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정치인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기독교가 이용당하는 요소를 경계해야 한다. 아니 기독교인으로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나 진보주의자 중에 정치적 앙갚음을 위하여 기독교를 이용하는 자들도 있다고 본다. 세상 나라와 하나님의 나라를 혼동하는 것 같고, 세상 나라를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용하는 꼴이다.

현대는 이념적으로 극단적인 보수도 극단적인 진보도 별로 없다고 한다. 지난 번 대선 때, 표를 의식해서 그랬을 것이지만, 보수 정당의 대북관이나 진보 정당의 대북관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정치인들이 쉽게 정당을 바꾸고 또 그에 따라서 정치 사상을 바꾸는 것은 사상이 목적이 아니라 정권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기독교인들이 세상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미련하고 억울한 일이다. 전에 수구 보수 정권에서도 공산주의 종주국이요, 6.25를 일으킨 책임이 있는 원수(?) 나라인 소련에 많은 돈을 주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 때는 용납되어야 할 일이고 지금은 안 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들은 한 성경으로 신앙생활을 하며 한 하나님을 섬긴다는 점이다. 기독교의 보수는 성경 진리를 보수하자는 것이다. 기독교의 진보는 성경을 기준으로 하여 개혁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얼마든지 성경 안에서 하나의 답을 얻어야 하고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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