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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성 라퓨타>/ 인간의 탐욕에 훼손되는 유토피아
2004년 05월 05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미래소년 코난>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오래된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가  최근 개봉했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1986년 개봉됐는데, 이 영화로 미야자키 하야오를 세계적인 감독으로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문화 개방으로 인해 18년이 지난 이제서야 국내 극장개봉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미 비디오로 발매되었기에 우리에게는 친숙한 작품이다.

하늘에 떠 있는 섬인 라퓨타를 찾으려는 두 어린이의 모험을 소재로 한 <천공의 성 라퓨타>는 특유의 셀애니메이션의 아름다운 화면과 어린이들의 순수함이 배어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적인 영화이다.

감독이 선호하는 일본문화에 녹아있는 다신사상과 그의 주제가 품고 있는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그의 작품에서는 항상 기독교적 가치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천공의 성 라퓨타>는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진한 일본문화를 드러내지 않고 있어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기에 다소 마음이 편한 작품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기독교적 이해가 좀더 수월하다. 하늘에 떠 있는 성, 이른바 천국에 비유되는 라퓨타는 모두가 동경하는 유토피아로 묘사된다. 하지만 라퓨타에 가고자 하는 극단적인 두가지 형태, 즉 어린 주인공 파즈와 시타가 가진 순수한 마음과 정복욕에 불타는 무스카 일행이 각각 맞이하는 최후는 철저하게 권선징악에 따르고 있다. 또한 자연과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천국에 비유되는 유토피아를 훼손시키고 있음을 비장하게 표현하고 있다.

라퓨타에 도달한 이들이 본 성의 모습은 훼손된 자연이었지만, 그에 반해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에서 보이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은 20년 전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또한 지상무대인 광산촌의 협곡이나 독특한 모양의 비행선들의 모습은 최근 등장하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기막힌 상상력들을 훨씬 뛰어넘는 무한 상상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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