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길 교수(명지대학교 상담심리학·기독교 신학과)

Q. 저는 항상 불안합니다. 특별한 일도 없는데 언제나 불안하고 안절부절입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실수도 많고 가족들도 이런 제게 실증을 내고 주위의 사람들도 절 피하고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이제는 작은 일을 할 때도 실수를 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편안한 마음의 상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시험을 친 학생이 선생님으로부터 성적표를 받을 때, 직장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면접을 하기 전,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어려운 사람을 만날 때, 처음으로 어떤 일을 경험하고자 할 때 누구나 우리는 긴장감- 얼마간의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때로는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절벽을 등반하거나 급경사에서 스키를 즐기거나 번지 점프를 하는 일 등, 혹은 간접적으로 공포나 서스펜스 영화를 보는 일 등을 통해 우리는 불안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의한 불안이 아닌 생활 속에서 이유 없이 느끼는 일반화된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증세는 지나친 걱정과 염려, 공포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자극을 받을 지라도 일반적인 긴장감을 지나쳐 신체적 반응 -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피로와 에너지의 소진, 두통을 느끼는 것 - 이 생기며, 감정이 불안정하고 무엇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의 상황이 끝난 뒤에도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힘들어 집니다.

 이러한 불안을 일으키는 데는 몇 가지의 요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불안의 원인은 부담감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기대되는 요구를 훌륭히 감당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즉 부모로서, 직장인으로, 남편으로 또 교회의 지체와 같이 자신의 소속되어 있는 집단으로부터,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부담이 늘어나고 자신에게서 한계를 느낄 때 사람들은 불안을 가지게 됩니다.

 또 다른 요인을 인생에서 위험과 위협이 커질 때 발생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사망, 재정적인 위험, 외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 실직의 위기 등과 같은 삶의 위기 상황에서 불안이 오고 이것이 길어지거나 해결 방법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불안은 심해지고 일반화됩니다. 이 외에 여러 스트레스 사항, 실패로 인한 자신감의 상실, 상시의 슬픔 등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상황이 길어지거나 자아가 약할 때 일시적인 불안은 만성적인 불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만성적인 불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몇 가지 자신들의 신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 현실의 상황보다도 모든 상황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 상황의 안전이 직접적으로 안전하다고 자신의 방법으로 확인할 때까지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안전을 맡길 수 없음으로 모든 일을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의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되며, 자신의 모습에서 허점을 발견되면 상대가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신념에서 보았듯 만성적인 불안을 소유한 사람은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부정적인 측면만을 예상하여 단정짓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자신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어디서 근거한 것인지 알아보는 일입니다. 대부분 근거가 없음으로 이러한 논리적 유추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 정확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의 조언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식과 논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 기우(杞憂)임을 발견하게 되면 기분도 나아지고 자신의 상황이 더욱 정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인되는 불안함은 과거의 경험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거나, 성장과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의식이 강할 경우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과의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잠을 취하지 못하고 내내 불안해하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불만을 가지며 억울해 하고 분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고 비판할까봐 두려워합니다. 이러한 경우 대인관계에 대한 새로운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사를 행할 줄 아는 능력과 또 타인을 그대로 인정하는 법, 대인관계에서 이해하거나 넘어가야 할 부분과 같은 기술적인 면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론으로 익힌 것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신의 불안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루어 가면서 느끼는 만성적인 불안감은 오히려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가 됩니다. 그러므로 목표를 세울 때 세부 목표들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단계적인 목표를 가장 쉬운 단계부터 하나씩 세우고 성취해 나가는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 때문에 성공하게 되면 성취감도 강해집니다. 그러면서 불안감은 줄어들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이나 이별, 직장을 잃거나 재정적으로 타격을 받았을 때, 믿는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을 때 등 우리는 해결되어지기 어려운 문제에서 좌절을 하게 되고 마음에 만성적인 불안감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 괴로움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 불안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모두가 어려움 속에서 같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중요한 것은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일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 무너진 자신을 일으켜야 합니다.

 건강한 자신을 만드는 것은 노력입니다. 어려움과 두려움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느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는가가 삶을 불안하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사고와 노력으로 우리는 이전보다 어려움을 강하게 대면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 낙망하며 어찌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시 42:5)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