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명수 목사 / 밝은교회

요즘도 가장 흔한 별명 중 하나는 ‘촌놈’이라는 말이 아닐까. 문자 그대로 풀이한다면 그렇게까지 기분 나쁘지도 않은 말인데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이렇게 불리면 은근히 인상이 찌푸려지게 된다. 하지만 ‘촌놈’이라는 별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주명수 목사(밝은교회)는 스스로 ‘촌놈’이라 불러달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저는 이 별명을 좋아합니다. 촌놈에게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죠. 그것은 계산적이지 못해 어떠한 일이 맡겨져도 무조건 ‘예’라는 대답이 먼저 나온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끈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야 맙니다. 아마도 이 ‘촌놈’ 기질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명수 목사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목사가 되기 전에는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을 통과해 서울과 전주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냈으며 한때는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에게 ‘형사소송법’을 가르치는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또 현재는 변호사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욱 특이한 사실은 그가 초등학교는 5학년까지만 마쳤으며,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학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조그만 섬에서 성장한 주 목사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 평탄하지 못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할머니를 떠나 서울에 와서야 인생의 목표를 정했다. 그것은 ‘출세’였다. 그것만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누군가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장을 거의 악으로 우겨서 땄습니다. 다행히 시골 교장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지요.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법대에서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학생들이 ‘공문서 위조 아닙니까?’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대답했지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공소시효는 아십니까? 이미 30년도 넘은 사건인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했더니 모두들 웃더군요. 돌아보면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악으로 공부하던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교회를 다니던 후배들의 손에 이끌리어 처음으로 예배당을 찾은 것이다. 처음 접해본 교회생활은 더없이 즐거웠다. 특히 자신을 향한 교우들의 사랑은 그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교회당으로 인도했다. 무엇보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그의 ‘촌놈’ 기질로 인해 교회에서 하는 일도 점점 많아졌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공허함을 느꼈다.

“교회는 다녔는데 빈 껍데기만 다니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교회 생활은 했지만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그저 머릿속의 교리와 지식으로만 남아 있었을 뿐, 나 때문에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고, 지금도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그의 이러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 모든 일들이 한순간에 믿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됐다. 그는 지금도 그 때 경험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

검사로 봉직할 당시 그의 별명은 ‘할렐루야 검사’였다. 죄를 지어 검사 앞에 온 이들에게도 기회만 있으면 복음을 전했다. 주 목사는 그가 만난 많은 이들 중 한 여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중한 죄로 최소 15년의 형량을 받아야 할 죄인이었지만 그가 복음을 전했을 때 마음속 깊이 예수님을 영접하기 시작했다.

“그녀와 헤어질 때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비록 감옥에서 15년을 살지만 예수님 안에서 살기에 그곳은 천국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예수님을 믿고 있을 겁니다.”
그가 신학을 전공한 이유는 예수님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조금 더 깊이 신학을 이해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터라 신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망설임 없이 신학교로 향했다. 이러한 열정은 그를 자연스럽게 목회의 길로 인도했다. 그가 개척한 ‘밝은교회’는 요즘 가장 열정을 쏟고 있는 곳이다.

“아직도 설교준비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제 마음이 점점 강단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지요. 변호사보다는 목사로 불리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가 성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행복’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교회 표어도 ‘행복한 교회, 행복한 가정, 행복한 직장’이라고 정했다. 성도들이 행복하면 주위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행복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저 역시도 늘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누군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면이 부족하지만 예수님이 불러주셨고 예수님이 능력을 주셨고 사명을 주셨기에 늘 행복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