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길 교수(명지대학교 상담심리학 . 기독교 신학과)

Q. 왜 저만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는데…. 교회에 다니면 걱정 근심 없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들은 여전히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계속되는 부모님의 사업실패, 그로 인한 경제적 부담…. 다른 친구들은 취미생활도 하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저는 저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는커녕, 현재 닥친 문제들을 수습하기에도 힘이 벅찹니다. 남들처럼 저를 도와줄 친구도 없습니다. 외롭고, 힘들고, 이런 모든 상황들이 짜증나고 불만스럽습니다. 

A.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의 삶에 절대적으로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그래야만 한다고 단정짓습니다. 물론 몇몇 설교자들도 기독교인의 삶을 무조건 만족해야 하는 삶, 그 자체로 규정짓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의 만족한 삶이란 강요된 만족이 아닌, 부족함이 있어도 자족할 줄 아는 마음과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리 되지 않을지라도 감사할 줄 아는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불만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진다거나 자신을 비하하면서 하나님과 주변 사람들을 원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망은 또 다른 원망을 낳게 하며, 감사로부터 오는 축복을 앗아가는데, '왜 나만…?', '남들은 다 저런데…', '…할 수도 있었는데…', '…때문에' 등의 사고 방식은 자신을 계속해서 자해하는 생각으로 몰아갈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불만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감사의 조건을 망각하게 하며, 자족할 줄 아는 지혜를 잃게 합니다.

이처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쌓이게 되는 분노와 불평은 자기 비하와 하나님에 대한 원망, 타인에 대한 원망을 낳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족한 생활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자기 자신의 문제 원인을 타인이나 상황의 탓으로 돌려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시기하거나 경쟁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그들의 인간관계는 말씀 안에서 서로를 축복하고 세워 주기보다는 피해 의식에서 오는 부담과 오해로 서로를 멀리하게 할 뿐입니다. 이러한 불만은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건강한 자기 평가를 흐리게 하고, 삶의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또한 불만은 자신의 잠재된 힘을 악화시켜 만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며, 미래에 대한 아무런 예측도 할 수 없는 불안한 상대로 몰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나님께서 각자의 필요와 관심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적합한 때에 그 요구들을 충족시켜 주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중심적인 걱정과 불만을 벗어버리고(마 6:25, 34; 눅 12:22～34) 감사함으로(빌 4:6～7; 살전 5:17～18) 하나님의 은혜를 누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우리의 필요를 더 잘 아시며, 유익한 방법으로 은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함께하십니다.

 요셉은 계속적인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불평하거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으며 형제나 사람들,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사랑과 함께하심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신뢰보다 하나님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필요합니다(시 104:28, 105:40, 107:9, 132:15, 145:16).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불만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첫째,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며,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출 13:18, 20:2; 레 14:8; 신 20:1; 요 10:16; 롬 8:14; 히 13:17; 살후 3:5; 벧전 3:18). 그렇기 때문에 비록 지금의 모습이 초라하고 남들보다 부족해 보여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놀라운 계획과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드릭과 메삭, 그리고 아벳느고를 보십시오. 그들은 풀무 속에 들어가면서까지도 하나님을 신뢰했으며,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곳에서 꺼내 주시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봐도 불평할 수 있고 불만스러운 상황일지라도 하나님만 의지하면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축복과 기적을 베풀어 주십니다(단 3:1～30).

 둘째, 습관처럼 불평하거나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는 것이며 성령님을 훼방하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께서 불만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주시기 위해 늘 함께하십니다. 불평이나 불만을 표현하는 말 대신 감사의 조건들을 찾아서 기도하고, 감사의 조건들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감사하는 말을 할수록 감사의 조건들은 더 많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감사의 생활을 유지해 간다면 하나님께서 더 큰 감사의 조건들을 허락하실 것이고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보는 여러분의 시각과 환경은 변화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적인 시각에 맞춰 자신의 욕심을 만족시키기보다는 바울처럼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신의 환경에 대해 감사하고 자족할 줄 아는 신앙인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말씀 안에서 능력을 얻고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시 42:5; 전 1:8, 4:8, 5:10, 6:7; 사 55:2; 욥 19:22; 마 6:25, 34; 롬 8:24; 빌 4:11～13; 히 13:5).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1～13).
(월간 <교회와신앙> 1998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