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식 목사/ 안산 상록교회, 월간 <교회와신앙> 편집위원

Q. 레위기 11장에 '부정하고 가증하다'고 하는 음식은 금해야 하는 것인가요?

A. 안식교는 레위기 11장에 '부정하고 가증하다'고 언급된 식물을 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안식교인들은 분문에 명한대로 짐승 중에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하는 소, 양, 염소 등의 짐승 외에 돼지, 토끼 같은 짐승들은 부정한 것이라 하여 금하고 물고기 중에도 비늘이 있고 지느러미가 있는 붕어, 조기 등의 물고기 외에 비늘이나 지느러미가 없는 오징어, 조개류, 장어 등의 물고기는 금하고 있습니다. 즉, 구약 시대처럼 부정하고 정한 것을 구별하는 정결의 규례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식교의 주장을 율법주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구약에는 부정하고 정결한 것을 구별하는 규례가 있었습니다. 죽은 자의 시체에 접촉했을 때 7일간 부정하고(민 19:11), 경도하는 여인은 부정하고(레12:5), 출산한 산모도 부정하며(아들의 경우 33일간, 딸은 66일간, 레12:4-5), 문둥병이 있으면 부정하고(레13), 유출병도 부정하다고 했습니다(레15). 그리고 성경에는 부정한 음식과 부정한 사람에 관한 말씀이 많이 나옵니다. 구약에서는 이렇게 부정의 규례가 있었으나 신약 시대에는 이러한 모든 부정하고 정결하다고 하는 규례가 폐지되었습니다(골2:14-19).

만일 안식교가 주장하는 것처럼 부정하고 정한 것의 규례가 지금도 있다면 시체를 만진 자는 7일간 부정하니 교회에 나오지 말아야 할 것이며, 경도하는 여인도 부정하니 교회에 나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성, 속의 규례는 구약의 규례이며 신약 시대에는 폐지된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교에서도 구약의 부정의 규례들을 다 지키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즉 구약의 부정의 규례들이 십자가에서 폐지되었다는 것을 안시교인들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식교는 음식물에 관한 문제만은 강조하여 식물에 대한 부정의 규례는 지금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는 아전인수격인 성경해석으로 자신들의 교리에 맞추어 해석하는 오류일 뿐입니다. 구약의 부정의 규레가 폐했다면 다 폐한 것이지 식물에 관한 문제만 제외하고 폐했다는 주장은 비성경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식물에 관한 문제도 함께 폐지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말씀하기를 "식물을 인하여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말라 만물이 다 정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하나라"(롬14:20)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폐지된 구약의 규례들을 지금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안식교인들을 율법주의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율법주의자들에 대하여 성경은 말씀하시기를 "내가 주 예수 안에서 알고 확신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스스로 속된 것이 없으되 다만 속되게 여기는 그 사람에게는 속되니라"(롬14:14)고 했습니다. 구약의 부정한 음식을 금해야 한다는 안식교의 주장은 비성경적이며 율법주의적인 교리라고 하는 것을 밝혀둡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