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식 목사/ 안산 상록교회, 월간 <교회와신앙> 편집위원

Q.마태복음 12장 8절의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말은 안식일이 주일이라는 뜻이 아닙니까?

A: 안식교인들은 이 본문을 인용해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했으니, 안식일이 주일이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예수께서 안식일을 강조하신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식교인들이 이 본문의 전후문맥을 한 번이라도 객관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엉뚱한 해석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말씀은 복음서에서 이 본문과 마가복음 2장 28절 두 곳에 나와 있습니다. 이 두 본문들의 전후문맥을 잘 살펴보면 안식교인들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본문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을 강조하시기 위하여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먼저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먹는 것을 보고 "왜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느냐?"고 공격했습니다. 이때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다윗이 제사장만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먹었던 일과 제사장이 성전 안에서 안식일을 범하여도 죄가 되지 않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예수님은 성전보다 더 크신 분이시기 때문에 다윗이나 제사장처럼 안식일을 범하여도 죄가 없음을 말씀하시기 위하여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고 하신 것입니다.

즉 이 말씀은 안식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안식일 범한 것을 변호하시기 위한 말씀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도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명백한 구절을 안식교인들은 거두절미하고 자시들의 교리를 증명하기 위해 원 저자의 의도를 벗어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의 원저자의 의도는 "예수님은 안식일도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주인이 되시므로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 먹었어도 괜찮다. 제사장들도 성전에서 안식일을 범하여도 죄가 되지 않았지 않으냐?"라는 뜻인데, 안식교인들은 엉뚱하게도 이 본문이 '안식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신계훈, 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P.57).

뿐만 아니라, 이 본문을 인용해서 주일을 안식일이며 요한계시록 1장 10절에 주의 날도 안식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안식일이 십자가에서 폐한 후에도 안식일을 언제든지 신약에서 안식일이라고 되어 있습니다(행1:12; 골2:14 등). 안식일을 주일 또는 주의 날이라고 한 곳은 없습니다.

만일 요한계시록 1장 10절에서 사도 요한이 계시를 받는 날이 안식교인들의 주장대로 안식일이었다면 '안식일에'라고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안식일은 계속 안식일이라고 표기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의 날'이라고 되어 있는 것은 안식일이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만일 안식일을 주의 날이라고 했다면 신약의 다른 곳에 한번이라도 안식일을 주의 날이라고 언급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은 없습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5년 4월호)